옆집 아저씨

12. 아저씨, 왜 나 모르는 척 해요?


Gravatar

옆집 아저씨












Gravatar
“이… 학생 이였습니까? 모범 학생이?”

아저씨가 왜 거기서 나와…?



“이사장님께서 따로 아시는 학생 이십니까?“



Gravatar

”아, 아니요. 그냥 좀..“







윤기는 코 끝을 만지며 낮은 저음으로 말했다. 그 말에 여주는 머리가 띵-, 해졌다. ’뭐? 모르는 사람? 우리 나름 친한 사이 아니었나? 내 일방통행 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는 사이까진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이 가득 찬 여주는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





“김여주 학생? 인사하세요. 여주 학생과 우리 학교를 많이 도와준 민윤기 이사장님 이십니다.“





Gravatar
”아, 반가워요. 민윤기 이사장 입니다.“

“아…, 네. 안녕하세요. 김여주 입니다, 민 이사장님.”

”여주 학생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저도 장학금 이야기로 가끔 이사장님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이사장님이 좀 익숙하네요.“

“그런가요…?”




미소 하나는 정말 더럽게 예쁜 민윤기 아저씨의 얼굴을 보며 환-히 웃는 여주는 윤기의 하얗고 긴 손을 꽈악 잡았다. 윤기 또한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았지만 손바닥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아, 이사장님. 여기 이번 영재 국제 올림피아드 참가자 리스트 입니다.”

“…여기도 김여주 학생이 있네요?”

“예, 우리 여주 학생이 얼마나 명석한 지! 우리 명문고인화양고등학교의 자랑입니다!”

“그렇군요…“

“별 말씀을요 교장 선생님, 이사장님 ^^"



윤기를 이해할 수 없는 여주와 위기의 민윤기 이였다.







•••



“이씨, 언제 오는 거야…”

“꼬맹이…?”

“아저씨!!!!”




학교를 마친 후 집에 들어가지 않고 놀이터에서 배신자윤기를 죽치고 기다린 여주는, 헝클어진 머리와 정장을 입고 들어오는 윤기를 보자마자 우다다다 달려가서 화를 내며 물었다.





“이 배신자!”

“ㅁ, 뭐?“

“왜 나 모르는 척 해요?!“

”어…?“

”기억상실증인거에요?! 왜 나를 못 알아보냐고요!“ 





Gravatar
“아, 아니… 일단 진정해봐.”





윤기의 한마디에 쒹쒹 거리던 여주는 금세 볼에 바람을 가득 넣고 ‘어디 한번 변명이라도 해 봐!’ 라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윤기는 넥타이를 살짝 풀면서 여주에게 삐질삐질거리며 말했다.






Gravatar
“꼬맹이 너한테 피해 갈까봐 그랬어…, 괜히 이사장이랑 친하다고 소문날까봐.”

“…엥? 그게 무슨 말 이에요?”

“성인랑 친할 일이 뭐 있어. 옆집에 살아서 친하다고 하면 당연히 안 믿고, 부적절한 관계라고 생각하겠지.“

”그래도… 아예 모르는 척을 하는 건 너무해요.“

”서운했어?“

”당연하죠! 우리가 그냥 학생이랑 이사장도 아니고!“

“그래? 그럼 어떻게 해줄까?”

“아는 척이라도 해요! 인사도 좀 하고!”

“알겠어, 내일부터 아는 척이라도 할게.”

“…꼭이에요.”






•••

“여주야! 매점 다녀오자!”

“그래, 나 이것만 정리하고.”




그 다음날, 수업이 끝난 후 교과서 정리를 끝낸 여주는 친구와 함께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룰루랄라 매점으로 향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한가했던 복도가 복작복작한 느낌과 함께 아이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여주야, 저기 봐봐. 저 남자 누구지? 겁나 잘생겼다.”


친구의 손 끝에는 검은 슈트에 머리를 깔끔하게 올린 다부진 등판의 남성과 학교 선생님들이 줄줄이 있었다.


‘…근데 저 등판, 어디서 많이 봤는데?”



그 등판 넓은 남자는 천천히 몸을 돌렸고, 곧이어 익숙한 목소리가 내게로 다가왔다.


“김여주 학생?”


그 남자는 내 앞에 서, 빙긋 웃으며 내 귀에 작은 목소리로 조곤거렸다.




Gravatar
”이런 걸 원한 건가? 우리 옆집 꼬맹이께서는?“








아직도 윤기가 엄청난 사람인 걸 
눈치채지 못한 여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