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형이 부탁하자 태인이는 별 말 없이 집으로 들어갔다. 태인이가 집 안으로 들어가는 걸 확인한 뒤에야 발걸음을 뗀 태형은 태윤이의 작은 손을 꼭 잡고 다시 주차장으로 가 차를 탔다. 역시 태윤이는 아직도 뾰로통해 있었다.
“ 아들, 아침에 많이 서운했지? 아직 태윤이도 아가인데 아빠가 너무 오빠처럼 굴게 해서. “
“ .. 나 집에 갈래. “
“ 아..! 태윤이 저번에 초코 아이스크림 먹고싶다고 했잖아, 아빠랑 같이 먹으러 갈까? “
결국 태윤이 꼬시기(?)를 성공한 태형. 둘은 근처 아이스크림 판매점으로 갔다.
“ 뭐 먹을래? 이거? “
“ 우음.. 아니, 저거 먹을래! “
태윤이가 원하는 아이스크림을 사서 손에 쥐여준 뒤 가게 안에 있는 테이블에 가 의자에 태윤이를 앉히고 앞에 태형이 앉았다. 태형이는 맛있게 아이스크림을 할짝거리며 먹는 태윤이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 태윤아, 태윤이는 아빠 얼만큼 좋아? “

“ 원래 우주만큼 좋아했는데, 지금은 아니야. 아빠 안좋아. “
“ .. 왜? 아빠가 태윤이 싫어하는 것 같아? “
“ 아빠는.. 아가들이랑 태인이만 좋아해. 맨날 나만 혼내고. 그래서 아빠 싫어. “
“ 아빠가 태윤이 미워하는 거 아니야, 태윤이가 더 멋진 오빠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거야. 첫째니까. “
태윤이가 울망거리며 작은 손가락을 꼬물거리자 태형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태윤이와 눈을 맞췄다.
“ 우리 아들, 누굴 닮아서 우는 모습도 이렇게 잘생겼어? 역시 김태형 아들 맞네. ”
태형이 다정하게 미소지으며 태윤이의 동글동글한 머리를 쓰다듬었다. 태윤이는 두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애써 웃어보였다.
” 태윤아, 울고 싶으면 울어도 돼. 슬픈 모습을 감추지 않아도 돼. 그러니까 아빠 말은, 속상한 일이 있으면 혼자 참지말고 아빠한테 말해달라는 거야. 태윤이 아빠 말 알아듣지? “
” 응, 태윤이 똑똑해. “
” 그렇지, 우리 아들 똑똑하지. 엄마한테 들었어, 태윤이 학교에서 받아쓰기 100점 받아왔다며? “
” 태인이는 두개나 틀렸는데 나는 100점 맞았다? 아빠, 나 짱이지? “
” 응, 너무 잘했어. 태윤이 완전 짱! “

” 얘기는 잘 했어? “
” 응, 이제 서운함 다 날아갔나봐. 나한테 어찌나 애교를 잘 부리던지~ “
” 그렇구나, 잘됐네. 오빠, 근데 나도 할 말 있어. “
” 어? 뭔데? “
” 나 내일부터 다시 일해. 회사에 취직했어. “
” 뭐?? 아니.. 유치원은..? “
” 유치원.. 문 닫았어. 안그래도 저출산 때문에 문제였는데 예전보다 더 아이들이 줄었어. “
” 그래도.. 출산휴가는 끝났지만 아직 몸도 회복 덜 됐잖아. “
” 오빠 출산휴가 있으니까 이제 오빠가 집에 있어야겠네? 네둥이 잘부탁할게! “
” 아니.. 민세나! “
태형의 목소리 톤이 올라가자 거실에서 만화를 보던 태윤이와 태인이가 쪼르르 달려와 문 앞에서 귀를 쫑긋 세웠다.
” 엄마랑 아빠 다투나봐! 나빠, 어린애도 아니고. “
” 그러게, 아기도 아니고 왜 싸운담? “
한편 방에서는..
” 오빠, 왜 큰소리 쳐? 우리가 지켜야 할 규칙 중에 뭐 있었지? “
” .. 큰 소리 치지 않기. “
” 작게 말해. 애들 들을라. “
( 이미 듣고있다 )
” 세나야, 그래도 이건 아니지. 태랑이 태율이도 이제 100일 지났어. 아직 엄마 손길이 필요한 시기인데 하루아침에 엄마없이 살라고? “
” 아빠 있잖아, 나만 아기들 엄마야? 오빠도 막내들 봐야지! “
끼이익-
” 엄마 아빠, 둘이 싸우는거에요..? “
” 태, 태인아.. 그게 아니라.. “
” 아빠 나빴어! 왜 엄마한테 화내요? “
” 얘들아, 이건 엄마랑 아빠가 해결해야할 문제니까 너희는 방에 가서 놀아. “
과연 세나는 출근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