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김여주. 엄마가 내 인생의 주인공처럼 자라라고 지어주신 이름이다. 그렇게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요즘 아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좋아했던 건 만화책이었다. 그래서인지 여주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었었는데 그보다 좋아했던 이름은 쿠로누마였다. 어릴 때 부터 난 ‘너에게 닿기를’이라는 만화를 좋아했다. 당연히 내 첫사랑도 카제하야였다.
그래서 항상 쿠로누마가 부러웠다. 나도 쿠로누마가 되고싶었다. 얼굴은 원래 하얗고 머리도 생머리라 쿠로누마처럼 길러보았지만 내 인생의 남주는 오지 않았다.
17살 여름이 되기 전까지.
17살의 여름 그가 우리 반으로 전학왔다. 검지만 약간 갈색빛이 도는 머리에 크고 똘망한 눈 만화책에서나 나올 법한 갸름한 얼굴에 큰 키. 왜인지 모르겠지만 그의 미소에 카제하야가 떠올랐다.

“안녕 만나서 반가워. 내 이름은 최범규야.”
최범규. 이름마저 만화속 남주인공 같은 그는 약간 수줍은 미소를 띄며 반 친구들에게 인사했다. 그 수줍은 미소는 내 마음을 간지럽혔고 단정하게 빼입은 교복마저 내 마음을 흔들었다.
그렇게 내 인생의 남주는 그 무더웠던 여름날 나에게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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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17)
긴 생머리에 하얀 피부 청순한 얼굴 / 모아고 1학년 / 약간? 좀 많이 오타쿠 / 순정파

최범규 (17)
내일고에서 모아고로 전학 / 성격이 좋고 잘생김 / 연애할 땐 은근 숙맥 / 인싸재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