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그들을 부르고

6화 바다는 그들을 부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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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45분.







바다는 그들을 부르고,


제 6화


: 우리의 바다에는












널 사랑하는 건 정말 외로운 감정이야.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무슨 행동을 하든, 나는 언제나 너에게 푹 빠져 있을 거야.
당신이 내게 영원히 함께하자고 했을 때, 난 꿈을 꾸고 있었던 게 틀림없어.
너와 내가 함께 찍은 사진, 이건 운명이었던 거 아니야?

















" 바다야. "
" 응, 오빠. "
" 아직 걔한테 미련이 남은 거야? "
" 몰라. "
" 너는 원래부터 내 것이었잖아. 뭘 망설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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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는 어디서 만났을까.
그때 그 바다였을까, 우리 둘다 힘들었을때.
지금 우리가 29살, 이 시절을 보내기 전.





4년 전.

나는 군대를 갔다가 오고, 대학을 졸업하고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을 때
너는 유학을 갔다가 오고, 아버지의 기업을 물려받아야 하는지 고민할 때.




우리는 어쩌면 가장 힘들 25살의 겨울에 만났다.
추운 겨울, 눈이 떨어지는 그 한겨울에, 추운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고, 아무도 오지 않을 바다로 가서, 해가 저무는 것을 쳐다보며, 스스로도 해처럼 넘어가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며, 바다에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스스로를 외면하고 버릴 것 같은 나를 위해, 드넓은 푸른빛을 바라보았다.



상상만 하던 반짝이는 금빛의 모래가 펼쳐지고 조금 너머에 하늘색의 파란 빛의 바다 안에는 형형색색의 산호초가 있을 것이고, 그 사이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다양한 미생물들이 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자신을 지키고 살아가는 생태계가 있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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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을 얼마나 쳐다보았을까,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드는 생각이, 저 비싸보이는 흰 코트를 입은 여자는, 나와 같은 처지일까.

아니면 나와 정반대일까.

쉽게 잊을 사람일까, 절대로 못 잊을 사람인가. 바다를 쳐다본 것처럼, 오래 쳐다보다가, 내 쪽으로 쳐다보기에 고개를 돌리고 내 삶에 생각해보았다.
곧 졸업이었으니, 난 어디로 가야 좋을까. 평범한 사람, 원하는 학과를 가자마자 보이지 않는 앞길. 나한테 가르쳐줄 사람 따위가 없었다. 아빠는 태어날 때부터 보이지 않았으니. 엄마는 나를 위해서만 살았을 테니.



열심히 내가 갈 길을 찾아주시겠다고 했었지. 잘 봐. 결국 이렇게 발버둥쳐서 온 게 결국 여기인데. 기억 안 나나. 어렸을 나는 아무것도 몰랐었지, 이런 각박한 현실을. 나는 매번 이 악물고 새 그림을, 빈 종이에 검은 흑연으로, 그려나갔지만. 내 인생길을 그려줄 수 있었던가.



밀려드는 바닷물을 거부하지 않았다. 차가웠다, 살아있다는 증거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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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요. "

" ... 네? "



그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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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일로 오신 거예요? "
" ... 갈 길이 없어서요. "
" ... 저랑 다르네요. 전 갈 길이 두 갈래여서요. "
" 아... "

자기 원하는 거 하던지, 대를 이어가던지. 그런 사람이구나.
부럽네, 나 정말 청승맞네.

" 바다 보면 기분이 나아질까봐요. "
" ... 그건 저랑 똑같네요. "
" 우리 둘 다 삶이 막막해서 그런 거잖아요. "
" ... 그렇네요. 정말. "

'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똑같네요 '
' 우리. '

' 친해져나 볼래요? '
' 저도 일탈해보고 싶거든요. 아 물론, 그쪽이 일탈은 아니고. 내 인생에서의 일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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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이름은 경이롭게도 바다였다. 김바다
그래서 내가 바다를 보았다고 할 때, 그녀는 내가 자신을 바라본 것인 줄 알았더란다.
하지만 내 눈에는 바다만이 담겼으니, 역시 둘 다 바다의 의미가 맞지 않았을까.
그래서 난 그녀의 손을 잡았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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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참 그 때 풋풋했는데. "
" 그렇지! 바로 연애로 가다니, 정말 우리는 속도가 빨라. "
" 연락 차단할 뻔했어. 3개월 급속도로 빨리 만나다가 5개월째 만나는 게 어딨어. "
" 몰라, 행복하면 됬잖아. 너도 나한테 마음 있었다며. 내가 너 고백 기다린다고 얼마나 힘들었는데. 자그마치 1년이야! "
" 하여간 금사빠. "
" 금사빠 아니거든?! "
' 난 이미 너를 보고 있었다고. '

볼이 물들었다. 아마 그때 첫 키스를 했겠지. 마음이 맞는 서로한테 빠져들어 감겨들어서, 다른 사람들의 눈길을 무시하며 걸었다. 나는 너의 길을 함께 걸어주기로 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해서, 누구보다 단정하게 임했고, 나에게 날아온 합격문자에, 너는 나를 축하해줬지. 너가 제일 좋아하는 스테이크. 




똑같은 그 집에 비슷한 메뉴, 넌 항상 일반적인 루틴만을 고집해왔고, 난 항상 따라주었지. 취업 준비를 할 때 열심히 도와주던 너는 스테이크 만큼이나 카라멜 마끼아또를 좋아했고, 내가 마시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보다가 어느 날 라떼를 시켜준 적이 있었지. 빨대를 잘근잘근 물면서 웅얼거리며 옆에서 도와줬지. 매일 다른 디저트를 시켰고, 넌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좋아했어서 주로 많이 시켰는데. 






정작 너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를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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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해요. "

" 저 바다씨 좋아하는 것 같아요. "
" 아니, 좋아해요. "
" 저랑 만나볼래요? "




" 좋아요, 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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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당신 사랑한다고요. '
' 비록 이렇게 만났지만, 처음보자마자 좋아했어요. '
' 이 순간에 더 좋아해요. '
' 이미 더 좋아하고 있었지만. '









너와 사귄 이후에는 바다를 가지 않았다. 스스로가 괴로울 일이 없었으니까. 서로가 있으면 이 세계를 살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힘든 작업을 할 때에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할 때에도, 서로를 생각하면 바로 기분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누군가를 위해 살아갔다.



" 윤기야. "
" 너 나 사랑해? "
" 응, 당연하지? "
" 그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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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랑 결혼하자. '

정말 잘해줄게. 흰 웨딩드레스가 불편하다며 툴툴거리면서 짧은 치마 입을 거라고 조르고, 내 눈에는 다 비슷해보이는 검은 정장을 진중하게 골라주는 너는 정말 예뻤다. 인샌 최고의 날이라면서, 반지를 끼웠을 때. 그리고 뽀뽀해주던 너는 나에게 최고였다.







물론 너도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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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오늘 집에 돌아갈 수 있다. 한 명진과의 일이 끝났다고 했다. 겨우 옷가지를 챙겨서 외로운 거리를 걸어가 높은 빌딩에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버튼을 누르려고 할 때.


" 아, 남편 분이신가요? "


도망치고 싶었다. 내가 너를 사랑한 내 자신이, 너를 기억하는 나는 어떤 감정일지. 사진을 꺼내들며 매순간 웃으면서 지내던 내가, 너를 의심했다. 우리 사랑을 의심했다. 아니, 그 순간 너보다 회장님이 더. 아니면 그 너머 내가. 의심스러웠다.


" 바다야. "
" 응. "
" 들어가자, 많이 힘들었지. "
" 오랜만에 집밥해주려고 이것저것 사 왔어. "


난 널 위해 겨우 떨리는 입꼬리를 진정시켰다. 내 눈은 너를 위해 겨우 웃어주고 있었다. 이건 마치 하나의 외줄타기를 보는 느낌. 어쩌면 너는 그냥 나 때문에 결혼을 이어나가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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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바다에는 시린 꽃이 피고
그 시린 꽃은 제가 꽃을 핀 이유를 잊은 채.
거세게 쳐버린 파도 앞에,
겨우 제 생명줄을 잇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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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그들을 부르고,




  제 6화 





: 우리의 바다에는 부서진 파도만이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