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허구이며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것들은 실제와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알려드리며 2차 도용 및 무단 복제, 무단 배포 시 사과문 8천 자와 글삭 요구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법적으로 해결 보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려용
저작권 2020. Dilemme. 모든 권리 보유.
본 팬픽은 기존에 있던 종교와 아무런 연관이 없으며 가상의 글임을 다시 한번 안내드립니다.
-
신의 가호는 오래가지 못했다. 인간의 세상은 멸하고 천사의 군단 마저 타락의 길로 들어선 가운데 직접적으로 천사의 자리를 내려놓는 천사들도 대부분이었다. 유일하게 미카엘 자리를 지키던 연준 역시도 고비가 없지 않아 있었다. 아끼던 동료를 잃을 뻔했던 순간과 그렇게 신을 믿으며 기도를 올리던 인간들 역시도 더는 존재하지 않는 이 지구에서 과연 신은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아버지라 불리던 하늘은 존재하지 않는 인간 세상에 축복을 내려주지도 못했다.
유일한 인간 신분으로 성녀직에 자리하던 수진이 역시 그저 황폐해져 붉게 끓어오르는 인간세상을 바라보며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전쟁의 승리는 악마들이었고 축제를 열고 있던 악마들과 달리 우울한 분위기가 조성된 천사들은 애꿎은 십자가만 만지작 거리며 입술을 짓씹었다. 신의 가호는 행복이요, 그렇지 못하면 불행이다. 매번 늘 가슴속에 새겨 넣었던 말들조차 이제 천사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강해 보였던 연준이도 점차 힘이 빠지고 있는데 어째서 인간들은 그런 천사들을 외면한 것일까.
더 이상 신도 천사들을 이끌 수 없었다. 천사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신의 사당도 조금씩 허물어져 불행의 시공간을 만들어내는데 천사들이 여기서 어떻게 더 노력을 해야만 할까. 길게 한숨을 내쉬던 수진은 마지막으로 기도를 올리고 이곳을 떠날 준비를 했다. 어머니를 여의고 혼자 남은 상태에서 천사들을 만난 건 수진의 행복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의 행복이 찾아오지 않는다면 그 끝은 곧 불행이겠지.
"뭐하고 계십니까"
짐을 싸던 수진의 방에 연준이가 찾아왔다. 자신이 성녀가 된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이제 더 이상 생명이 살아나지 않는 이 땅을 위해 기도를 해봤자 안된다는 걸 먼저 인지하고 있었던 수진은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이며 묵묵하게 가방에 짐을 싸곤 연준을 올려다봤다. 수진의 목에서 밝게 빛나던 황금 십자가가 유일한 기도를 알리는 시간이었는데 이젠 그 마저도 빛을 바라지 못하니 더 이상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저는 인간의 몸으로 성녀가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이번 전쟁은 저희 쪽이 확실히 불리했고 사기가 강해진 악마들을 미카엘 님 역시 잡지 못할 정도면 악마들이 그만큼 힘을 키웠다는 뜻이겠지요."
"....."
수진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던 연준은 애써 웃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전쟁에서 천사들도 많이 다치고 천사들이 기도를 듣는 사이 악마들은 꾸준히 사기를 키워왔을 것이다. 그걸 몰랐을 연준이도 아녔으니까. 짐을 마무리 짓고 십자가들을 챙겨 신의 사당으로 걸음을 옮기던 천사들은 이제 모든 걸 내려놓고 지금보다 더 좋은 곳에서 살아갈 날을 기다려야겠지.
신의 사당에 도착하자 역시나 그들을 기다리는 건 아버지인 신이었다. 신의 가호가 오래가지 못한 건 자신의 덕이 부족한 탓이라고 여기는 아버지의 말에 천사들은 부정했다. 아버지가 있기에 지금까지 이곳이 유지가 된 것이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나 둘 자신이 쓰던 무기들을 내려놓고 천사의 신분을 내려놓는 순간에 그동안 참았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천사들의 눈물은 비가 되어 인간세상에 내렸고, 뜨겁게 타오르던 불들은 천사들의 눈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요란하게 내리는 눈물을 뒤로하고 수빈이를 시작으로 정식으로 천사 자리를 내려놓았고, 선행을 많이 하던 수빈은 주선의 경계가 있는 문으로 내려가 다음 생을 살기 위해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수빈이 뒤를 이어 연준 태현 범규. 그리고 휴닝 카이 역시 주선의 경계에 아슬하게 서 있는 문을 열어 수빈이 뒤를 따라갔다. 성녀인 수진은 공식적으로 성녀직을 내려놓고 죄악과 주선을 다루는 경계의 가운데에서 영의 인도자 역할을 했으며 그렇게 죄악과 주선의 경계에 있던 성문은 신의 발아래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
안녕하세요 딜레마입니다, 1화부터 마지막화인 12화까지 모든 이야기가 완결이 됐는데 생각보다 이야기가 괜찮았는지 모르겠어요, 이 천악물 세계관을 글에 다 담기엔 너무 짧은 엔딩이지 않았나 싶어요...하핳
팬플 시작한 이후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주셨는데 그래도 한 작품에 마침표를 찍으니까 다음 작 부터는 조금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연재를 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새작은 11월 중순 쯤? 그 쯤에 가져올게요 :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