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허구이며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것들은 실제와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알려드리며 2차 도용 및 무단 복제, 무단 배포 시 사과문 8천 자와 글삭 요구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법적으로 해결 보겠습니다.
응원 많이 부탁드려용
저작권 2020. Dilemme. 모든 권리 보유.
본 팬픽은 기존에 있던 종교와 아무런 연관이 없으며 가상의 글임을 다시 한번 안내드립니다.
-
수빈의 청접몽은 애처롭기까지 했다. 하루가 지날수록 천천히 앓아가며 일주일을 훅 보내버리는 연준이가 너무 안타까웠던 것일까, 파멸의 빛이 날아오를 때 수빈이는 왜 피하지 않았던 걸까. 휴닝 카이는 애꿎은 청접몽만 쓰다듬어 주었다. 여전히 선의 기운으로 치장을 한 청접몽은 마치 연준이를 부르는 듯했다. 보고 싶다고, 울지 말라고 애원이라도 하는 걸까. 연준이 방의 문 앞에서 한참이나 맴돌던 그 청접몽에 휴닝 카이가 문의 틈새를 만들어 주었고, 그 틈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 청접몽은 연준이의 머리 위를 날아다니며 봐달라며 날갯짓을 했다.
며칠째 밥도 못 먹고 일주일을 앓아누웠으니 천사의 몸으로 악몽을 꾼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연준은 처음으로 악몽이라는 것을 꾸게 되었다. 연준의 손등 위에 앉아 안쓰럽게 연준이 주변만 돌던 청접몽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건 아마 휴닝 카이가 아니었을까. 청접몽이 연준이 방에 들어간 이후 성녀인 수진이가 연준의 방문을 조금 밀어 들어가려고 하자 수진의 손목을 잡으며 고개를 내젓는 태현에 결국 한숨을 쉬던 수진은 연준의 방 문을 닫아주며 애써 미소 지어 보였다. 자신보다 더 아파하던 연준의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꿀물이라도 타 와 태현이에게 건네주며 대신 전해달라 그랬고, 태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연준의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형, 꿀물 마셔요."
"......"
"형."
"... 수빈이 진짜 죽은 걸까."
"안 죽었어요, 형 옆에 있잖아."
옆에 있다는 태현이 말에 연준이가 처음으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태현이가 건네주는 꿀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아직 어두운 내면과 선의 경계에서 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연준이의 모든 영혼들은 매번 위태롭게 줄 끝에 걸려서 발버둥 치고 있었다. 뭐가 그렇게 급한 건지 메마른 입술 탓에 금방 꿀물 한 잔을 원샷하는 연준이 모습에 태현은 옅게나마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곤 성녀인 수진이가 걱정을 많이 한다 그랬고, 태현의 말을 이해 못할 연준이가 아니었기에 그저 입꼬리만 올려 웃어 보였다.
청접몽을 다시 수빈이의 육체에 넣는 방법을 고려하던 휴닝 카이는 처음으로 자신의 신분을 넘어서 과감하게 신이 있는 사당으로 걸음을 옮겼다. 오로라 색의 구름들이 휴닝 카이를 반기는 가운데 신에게 가는 길을 가로막는 경비병들을 힐끗 바라보던 휴닝 카이는 이내 짧게 한숨을 내쉬다 머리를 쓸어 넘기며 입을 열었다.
"미카엘 님 살려야 하지 않겠어요?"
"아버지께 가실 수 있는 분은 오직 미카엘뿐이십니다. "
"천사 군단도 못 돌보는 상황인데 저대로 두기도 그렇잖아요."
"천사 군단의 체계는 저희가, "
"지금 제 말을 거역하신다는 겁니까?"
"라파엘 님, 그게 아니라."
"아니면 두 분께서 뭐 찔리시는 게 있으신 겁니까? 왜 꼭 미카엘만이 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는 거죠? 아버지께서 그런 룰을 정하셨습니까?"
"... 그건, 아니지만"
"지금 경비병 분들의 행동은 엄연히 7대 천사 중 하나인 라파엘의 명을 거역하고, 모독하시는 거랑 다를 게 없다는 거 알고 계십니까?"
휴닝 카이의 말에 아무 말 없이 서로 눈치를 보던 경비병들은 결국 헛기침을 하다가 길을 비켜주었고, 그대로 둘을 지나쳐 사당 안으로 들어선 휴닝 카이는 초에 향을 피워 천천히 기도를 먼저 올리기 시작했다. 뒤이어 사당의 문이 닫히고 휴닝 카이를 만나러 온 신은 휴닝 카이가 이곳에 온 목적을 진작에 알아차린 것 같았다.
"청접몽이 살아있습니다 아버지."
"청접몽이라, 소멸한 우리엘의 혼령을 말하는 것이냐."
"예 그렇습니다."
"우리엘 사건은 나 역시도 마음이 편하지 않은 사건이었다, 근데 우리엘의 육신이 어디쯤에 떨어졌는지 알고는 있는 거고?"
"... 가브리엘 말로는 불의 구덩이로 떨어졌다는데 아직은 늦지 않은 시간인 것 같아 급히 찾아온 것입니다."
휴닝 카이의 말에 청접몽의 생사 여부를 확인한 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최대한 우리엘을 살리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고 시도하라 그러자 휴닝 카이는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