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죄악과 주선의 경계

7대 죄악과 주선의 경계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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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끝에서 인간들은 자신의 삶을 뒤돌아본다. 천사들과 하늘의 보호 아래에서 몇십 번이나 기도를 드리면 그 끝은 희망이 있는 천국이요, 그러지 못하는 인간들은 지옥의 끝에 있는 기로에 서게 된다. 휴닝 카이는 청접몽을 살려 수빈이를 환생시키는데 힘을 보태달라 신께 간절히 빌었다. 비록 누군가의 희생이 시작되더라도 7대 천사의 죽음은 하늘을 배반한 죄악으로 결정 나게 된다. 그걸 잘 알기 때문에 휴닝 카이는 신의 보호 아래에 수빈이가 떨어졌던 지옥의 기로 앞에 걸음을 멈춰 섰다.

심호흡을 하고 한참이나 지옥의 문 앞에서 들어가길 망설였다. 두려우면 그만 포기하라는 신의 말에도 휴닝 카이는 힘들어하는 연준이를 위해 애써 고개를 내저었다. 영혼이 소멸된 천사의 육체는 곧 지옥의 불에 많은 힘을 보태준다. 신은 혹시라도 휴닝 카이가 목숨을 잃을까 신의 부적까지 건네주었고, 수빈의 몸에서 빠져나온 청접몽은 수빈이의 육체를 느낀 건지 병 안에서 바쁘게 날아다녔다. 마른침을 삼키며 황폐해진 땅에 덩그러니 놓여 있던 큰 지옥의 문을 바라봤다.

백야가 시작되는 땅 위에서 보이는 건 어여쁜 오로라와 별들, 그리고 그런 하늘을 악의 힘으로 물들여버린 작은 악마들. 천사가 이 문을 열면 그들은 미친 듯이 달려들 것이다.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문을 열자 새빨간 불들이 휴닝 카이를 반겨주었다. 그리고 문이 열리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 휴닝 카이를 죽이려 달려드는 악마들에 끄떡도 않고 칼을 휘두르던 휴닝 카이는 겨우 지옥의 문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선량한 빛이 타기 시작하고, 붉은 용암들이 휴닝 카이의 발아래에 펼쳐졌다. 신의 보호막 아래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다가 용암들을 지나쳐 수빈이가 떨어졌을 지점으로 걸음을 옮겼다.

"... 여기 어디쯤이었는데."

한 편 휴닝 카이의 소식을 뒤늦게 들은 연준은 들고 있던 컵을 떨어뜨렸다. 무슨 배짱으로 지옥까지 내려갔는지 아마 누구도 이해할 수 없었겠지. 연준은 급히 옷을 챙겨 입고 본격적으로 신이 있는 사당으로 향했다. 태현이와 범규가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불의 검을 손에 쥔 연준은 기어이 휴닝 카이를 지옥의 땅으로 보낸 신을 찾아 나섰다. 급한 마음으로 사당의 문을 열었을 땐 휴닝 카이의 육체는 신의 줄에 묶여 청접몽이 있던 유리병 하나를 들고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즉, 휴닝 카이는 수빈이 하나를 구하기 위해 천사들에게 금기된 혼령의 의식을 신을 통해 시도한 것이었다. 그러니 지금 휴닝 카이의 혼만 지옥의 땅에 발을 들였다는 것이겠지.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아버지, 대체!"

"미카엘, 우리엘을 위한 라파엘의 선택이다. 지금 당장에 이 의식을 멈출 순 없어."

"그러다 라파엘도 죽으면요, 아버지가 책임지실 겁니까?"

"걱정 말거라, 신의 보호 아래에서 무사히 우리엘을 찾고 있으니."

"성녀의 기도도 없이 이렇게 진행해도 되는 겁니까? 혼령 의식은 금기된다는 거 아버지가 제일 잘 아시면서!!"

"미카엘, 미카엘 진정하거라. 우리엘의 소멸은 안타깝지만 우리엘의 몸에서 빠져나온 청접몽만 무사히 우리엘 몸에 봉인시키면 충분히 살 수 있어."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신을 바라보던 연준은 결국 검을 떨어뜨리고 주저앉아 마른세수를 하기 시작했다. 손이 떨리고 몸이 떨렸으며 불안한 모습을 줄곧 보이던 연준이 뒤로 수진이가 있었다. 그리고, 늘 수빈이 곁에서 도왔던 평범한 인간 민니 역시도. 성녀인 수진은 연준의 어깨를 다독여 주며 옅게 미소를 지었다. 성녀의 축복의 기도 없이 진행된 의식이었지만 신의 위엄이 높다 보니 휴닝 카이 역시 무사히 수빈이를 찾고 있었다.

휴닝 카이는 지옥의 땅 끝에서 비로소 초점 없이 쓰러진 수빈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조금만 건드리면 곧 타락 천사로 몰락할 것 같은 수빈의 모습에 휴닝 카이는 입술을 꾹 깨물며 수빈이를 품에 조심히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