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죄악과 주선의 경계

7대 죄악과 주선의 경계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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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빈이가 깨어나고 며칠 뒤, 연준은 수빈에게 물을 가져다주며 안부를 물었고 수빈 역시 미안한 마음에 애써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기분이 어떠냐, 쓰러져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진 않았냐. 등의 질문을 하는 연준이의 말에 수빈은 아주 길고 예쁜 꿈을 꿨다고 대답했다. 그에 연준은 수빈에게 무슨 꿈을 꿨냐며 물었고 옅게 미소를 짓던 수빈이가 입꼬리를 올려 생긋 웃다 입을 열었다.

"그냥, 좋은 꿈이요."

"좋은 꿈?"

"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그런 꿈?"

"엄청 좋은 꿈 꿨나 보네."

"너무 행복해서 좋았어요."

수빈의 말에 연준은 수빈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그동안 밥도 못 먹었을 수빈이 걱정에 연준은 마침 밥을 들고 들어오는 태현이를 바라봤다. 성녀와 아버지가 걱정을 많이 했다며 수빈이 옆에 앉아 처음으로 밝은 미소를 보였다. 태현이와 연준이를 바라보며 미안하다며 입을 떼던 수빈이를 바라보던 연준과 태현은 오랜만에 느끼는 행복함에 그동안 못 다했던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수빈이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방으로 들어온 수진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뒤 지옥에서 한동안 타락의 기로에 섰던 수빈이를 위해 신의 말씀을 전하는 수진이를 따라 수빈이와 태현이, 그리고 연준은 수진의 말을 들으며 아멘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타락의 기로에서 불안정한 모습으로 고통스러워했을 수빈은 성녀의 기도로 한결 기분이 편해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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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지구가 활성화된 지 2년이 조금 더 지난 시점, 반복되는 싸움에 점차 천사들도 지쳐가고 있을 때 즈음 수많은 인간들의 영이 천국의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전쟁으로 인해 사망한 대다수의 인간들은 연준에게 기도를 받고 신의 곁으로 돌아갔으며 연준은 그런 인간들의 영을 바라보며 찢어지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신의 선택에 따라 이들의 운명도 달라지는 법이었지만 대부분의 인간들은 전쟁으로 인해 약탈을 일삼으며 하나같이 지옥으로 떨어졌다.

천국의 문으로 들어가는 수많은 인간들의 영 중에 절반 이상도 천국에 들어오지 못한 인간들은 지옥에 떨어지는 즉시 불에 타 사라지거나 악마들에게 끌려가 모진 고문을 받기도 했다. 미래의 지구는 그렇게 전쟁의 구렁텅이에서 살아남지 못했고, 천사들 역시 지옥으로 떨어진 인간들의 영을 위로해 주었다. 그중 인간들의 영을 제일 먼저 보냈던 연준은 애써 태현의 품에 안겨 눈물을 보였다. 힘들 수밖에 없었고, 인간들의 죽음까지 내려다보던 연준의 정신력이 흐트러질 때마다 수진은 연준이를 위로해주며 괜찮다며 옅게나마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자신들이 그렇게 아꼈던 인간들의 죽음과 확연하게 줄어든 기도 소리가 하늘에 닿지 못했을 땐 비로소 어둠이 인간세상을 뒤덮었다. 더 이상 인간들이 살지 않는 유령 마을에는 팔팔 끓어오르는 용암들이 갈라진 땅 사이를 비집고 올라와 뜨거운 열기를 만들어 내었고, 어둠이 드리워지자 천사들의 능력 역시 서서히 떨어지고 있었다. 유일하게 천사 군단의 수장이었던 연준이는 마을이 불타 황폐해진 곳들을 둘러보며 애써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도 천사들이라 그런지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는 건 시간문제였지만 더 이상 인간들의 모습은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 인간들은 왜 더 이상 하늘을 섬기지 않는 걸까."

문득 연준은 옆에 있던 수빈에게 물었다. 인간들의 약탈 속에서 기도 대신 들리는 생존자들의 비명소리들과 죽음만이 하늘을 울렸다. 비가 내려도 여전히 뜨거운 열기가 가라앉지 못하고 용암 속에 하나 둘 녹아 없어질 때 수빈은 연준을 힐끗 보다가 대답했다.

"전쟁의 결과겠죠."

"... 인간들을 악마들한테서 지키지 못했는데 정말 천사라고 할 수 있을까."

"어쩔 수 없는 결과죠."

수빈의 말에 연준은 가슴 깊은 곳에서 울컥 쏟아지는 눈물을 한참 쏟아내며 입술을 지그시 깨물다가 수빈의 품에 안겨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