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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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남 기억하는 사람있나?
나 지존남이랑 오늘 영화 보고 왔다!
내가 그날 오후에 일이 있어서 저녁 시간대 영화보기로 했거든? 근데 나 일하고 있는데 누가 날 찾아왔다는 거야. 나 회사원 아니고 헤어메이크업 디자이너로 활동해서 샵 운영하고 있거든 그래서 그말 듣고 얼른 끝내고 다음 예약까지 시간 좀 남아서 나 찾아왔다는 사람 만나러 응접실 갔더니 지존남이 앉아있는거야 전에 내가 사진 찍어줘서 고맙다고 다음에 내 샵 오면 머리 예쁘게 해준다고 했더니 진짜로 찾아온거야
"연준씨? 아직 약속 시간까지 꽤 남았는데.."
"머리 예쁘게 해준다면서 오라고 했잖아요"
"그건 그런데, 아직 예약 손님 한 분 남았는데.."
"장난이에요, 너무 진심으로 받아들이네. 오늘 하려던 일이 금방 마무리돼서 와봤어요. 여주씨 어떻게 일하나 궁금해서."
"음.. 한 10분만 기다려요. 커트라 금방 끝나서 연준씨 머리 만저줄게요."
내가 왜 왔냐고 물으니까 머리해준다고 해서 왔다고 장난치는데 난 그것도 모르고 아직 손님 한 분 남았다니까 웃으면서 장난이라고 너무 진심으로 받아들인다고 그냥 궁금해서 온 거라고 해서 10분만 기다리라고 하고 나가서 손님 커트 금방 해드리고 직원들 퇴근 시키고 지존남 자라에 앉였어
"머리 원하는 스타일있어요?"
"나 메이크업 해주면 안되요?"
"네?"
"사실 머리는 어제 샵 가서 다듬었어요. 머리는 그냥 여주씨 보려고 만든 핑계랄까?"
원하는 스타일있냐니까 자기 메이크업 해달라고 동문서답라는 거야 그래서 네? 이러니까 머쓱하게 웃더니 자기 머리 어제 다듬었다고 그냥 나 보려고 핑계 만든 거라고하는거야 근데 나 이번에는 능글스럽게 받아친다고 나 비싼 사람이라니라 지존남도 장난스럽게 그럼 자기 오늘 메이크업 못 받냐고 받아쳐서 속으로 오늘도 내가 지네 생각하고 피식 웃고 해준다니까 어린아이가 꺄르르 웃는 거 마냥 웃길래 나도 웃고 메이크업 해줌
"어쩌죠, 나 되게 비싼 사람인데."
"헐, 그럼 저 오늘 메이크업 못 받아요?"
"아니요, 해줄게요. 나중에 2배로 받을거니까 기대해요!"
메이크업 해주는 동안은 나 너무 집중해서 떨리는 거 모르겠고 다 끝나고 나서 뒤늦게 부끄러워서 후다닥 정리하니까 지존남이 그거 느꼈는지 웃으면서 역시 프로는 달라요? 이러는데 못 알아들은 척 제가 좀 대단하죠 이러니까 뒤에서 더 웃는 거야 나 부끄러워서 빨리 정리하고 영화 보러 감. 몰랐는데 이 지존남 차도 있더라 그동안 나 만날 때는 작업실이랑 가깝고 맨날 내가 쌩 가버려서 데려다주고 싶어도 못 데려다줬다는 거야 그거 듣고 좀 놀라서 멍 때리니까 피식 웃더니 나한테 그래도 지금은 같이 가잖아요. 그럼 된 거 아닌가? 이러는데 나 좀 설렜어. 이러도 영화보고 나올때 까지 암것도 없었음. 내가 팝콘도 안 좋아해서 손닿는 설렘 그딴 거 없었고
"여주씨, 괜찮으면 나랑 술 한잔할래요?"
"술이요? 마침 집 가서 혼자 한잔하려고 했는데, 잘 됐다!"

"내가 아니라 술이 좋아요?"
나왔는데 술먹자고 해서 좋다고 했더니 갑자기 자기가 아니라 술이 좋은 거냐고하고 나 보는데 분위기에 쫄아서 그건.. 아니죠... 이러니까 다시 웃으면서 가죠? 이러고 홀라당 가버림 내가 어벙벙해서 멍하니 서 있으니까 빨리 오라고 다시 돌아와서 내 손 잡고 감.. 나 술집 들어가서까지도 멍해있으니까 나 보더니
"너무 부담스러웠어요..?"
"네? 아, 그게 아니라.."
"미안해요. 근데 저 제 마음 못 숨겨요. 그래서 계속 이렇게 다가갈 거 같은데, 불편하면 지금 말해줘요.."
"좋아서 그런건데..."
부담스러웠냐고 미안하다고 자긴 마음 못 숨긴다고 다가갈 거 같다고 불편하면 지금 말하라고 하는데 나 솔직하게 좋아서 그런거러고 말하니까 시무룩해져있던 표정 확 피면서

"방금 그말 내 마음대로 해석해도 되나?"
"해석은 자유니까요."
자기 마음대로 해석해도 되냐고 하길래 해석은 자유라고하고 술잔에 들은 술 한 몪음 마시니까 안주도 먹으라고 챙겨주고 그런삭으로 분위기 좀 달아올랐는데 존잘남이 취기가 좀 올라왔음.
"내가 처음에 여주씨 번호 따간지 알아요?"
"아니요, 그건 나도 궁금한데."
"그냥 걱정됬어요.. 그 늦은 밤에 술에 취해서 나보고 잘생겼다고 소리치는 여자가 집에는 잘 들어갈까? 라는 생각으로 연럭처도 받고 아침에 톡을 했는데, 문득 생각이 나는 거야 여주씨가 나보고 했던 말들이랑 행동들이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귀엽네 이랬는데.. 계속 생각나서 여주씨한테 만나자고 했다? 근데 만나본 여주씨는 내 생각보다 더 귀엽고 예쁜 사람이더라구... 그래서 내가 지금 이렇ㄱ.."
지존남이 자기가 번호따간 이유 말해주는데 단순히 오지랍이였던거임 그랬는데 직접 만나본 내가 자기 생각보다 더 좋았데 그리고는 엎어져서 잠들어 버려서 골때리네 생각하다가 일단 대리불러서 우리집으로 대리고 가는데 나보다 몸집이 꽤 큰 성인 남자 힘들게 질질 끌고 들어가서 방에 눕히고 숨 돌리는데 아까 술취해서 말하던 지존남 생각나서 혼자 볼 발그래졌다가 씻고 옷 갈아입고 소파에서 담요덥고 자려고 지금 누워서 이글 쓰고있어! 내일 또 글쓰러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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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이 남자 너무 매력적이다..
익명| 글쓰니 피곤 하겠다 얼른 자!
익명| fox 어쩌지... 글로 보는 나도 홀리는 중인데
익명| 지존남이 쓰니 남친이 되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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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나 이것 ㅈ... 뭐해요 형?"

"뭐하긴 열일 중이지. 나 바쁘니까 다음에 봐줄게."
"아니, 형이 왜 일을 열심히 하냐고요. 어디 아파요? 뭐 죽을 병이라도 걸렸어? 맨날 귀칞다고 엎어져 누워서 편집 안 하던 형이 왜이래. 무섭게."
"좋아하는 사람이랑 데이트있어서 열심히 한다. 됐냐? 알았으면 좀 꺼지고."
"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