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빚진 시간

10 스며드는 중

 

*BMG 틀고 감상하시면, 더 재미있게 감상이 가능합니다.

 


 

“오늘은 상황별 탈출.

상대가 목을 조를 때, 어떻게 빠져나오는지 배울 거야.”

 

 

지민의 말은 완전히 훈련 교관 같았다.

하지만 소희의 시선은 복잡하게 흔들렸다.

 

그날 연습 당시,

등 뒤로 닿았던 지민의 따뜻한 체온,

단호하지만 자신에게 한없이 조심스러웠던 눈까지.

 

그게 자꾸 떠올랐다.

지민이 뒤에서 팔을 감아 들어올렸다.

 

 

“여기서 상대가 들어오면, 팔을 아래로 내리면서—”

 

"...ㄴ...네?"

 

"집중안해?"

 

“... 반대 팔로 턱 아래 찌르기, 그리고 뒤로 빼면서 중심 무너뜨리기?”

 

“그래. 빠르네.”

 

“ㅎㅎ 선생님이 잘 가르쳐서요.”

 

소희는 쿡 웃었다.

지민은 잠깐 고개를 돌렸다. 그건 — 처음 보는 소희의 미소였다.

 

익숙하지 않게, 기분이 묘해지는.

 

“지금 웃을 땐 아니거든.”

 

“죄송합니다, 관장님.”

 

 

 

그러면서도 둘은 계속해서 서로를 보며 웃고 있었다.

 

 

 


 

 

 

“지민아.”

 

해진이 조용히 방으로 지민을 불렀다.

 

“요즘 소희랑… 전보다 친해진 것 같다?”

 

“훈련하고 있으니까.”

 

“아니, 훈련 말고. 감정적으로.”

 

 

"...."

 

지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해진은 말했다.

 

 

“조심해.

너 그 애한테 감정 들어가면, 판단 흐려진다.”

 

 

“흐려질 판단같은 거 없어.

그 애는 연성 스파이로 들어갈 애야. 챙기는 건 당연해.”

 

 

“…그 애는 니 마음과 다르게 움직일 수도 있어"

 

지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해진은 커피잔을 내려놓고 나가며 말했다.

 

“그 애가 널 좋아하는 건지, 복수를 빌리는 건지

너, 구분할 줄 알아야 돼.”

 

 

 


 

 

 

소희는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일은 사격 다시 연습해도 될까요?

이젠 거리 조절도 해야 할 것 같아서.”

 

“그래, 너 원하면 뭐든 해.”

 

지민의 말에, 소희는 눈을 돌렸다.

 

 

 

“…그렇게 말하면, .... 내가 막 아무거나 해도 괜찮다는 뜻 같잖아요.”

 

 

“너가 뭘 하던, 내가 수습 가능하니까”

 

"차...참내"

 

소희는 조용히 생각했다.

 

 

'왜 이렇게 나한테 잘 해주는 걸까....

마치 내가... 이 사람을 이용하고 있는 것 같잖아.'

 

이상하게 마음이 복잡해지는 소희였다.

 

 

 


 

 

 

같은 시각, 화양 본사

 

 

“연성 쪽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영입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명단 수색 중입니다. 여기 - ”

 

비서가 화양 조직의 사장에게 종이를 넘겼다.

 

“소희. 나이는 20대 중반이라...."

 

잠시 침묵하곤, 사장이 고개를 기울였다.

 

“…소희?”

 

그는 서류에서 시선을 떼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이름이… 어딘가 낯익은데... 흠 기억이 잘 안 나네?”

 

비서는 조심스럽게 말을 덧붙였다.

 

“연성 쪽에서 최근 들어 뭔가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움직입니다.

분명 꿍꿍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담배를 피우며 중얼거렸다.

 

“누군지 좀 찾아봐. 먼저 손 쓰면 충분히 우리가 먼저 제압 가능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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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