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빚진 시간

13 첫 번째 입맞춤

“스승님, 잠깐 일어나봐요. 제가 죽 끓여봤어요"

 

 

“못 일어나겠어…

어깨도 너무 아프구.. 손도 넘 아프구.... 팔도 아프구....”

 

“팔도 다쳤어요??”

 

“어깨 다쳤으면 팔도 영향 받는 거지…”

 

소희는 기가 막힌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정말… 애처럼 굴지 말구, 빨리 앉아봐요.”

 

지민은 이불 안에서 고개만 삐죽 내밀고 말했다.

"ㅇ...아파서 혼자는 ~ ... 못 먹겠네...."

 

소희는 결국 한숨을 쉬며, 숟가락을 들고 다가섰다.

"그럼, 먹여줄 테니까 입만 대세요 그럼 ^^”

 

“좀 더 따뜻하게 말해주면 좋을 텐데.....”

 

“빨리 먹어요, 안 먹으면 다시 병원 보낼 거예요.”

 

“…ㅇ..알겠서...”

 

그렇게 숟가락으로 몇 번 받아먹다가,

지민은 갑자기 머리를 그녀 무릎에 대고 누워버렸다.

 

“??? 뭐하는 거에요?”

 

 

“무릎베개. 요거 정식 간호 코스아니야?”

 

“이게 어디 정식이에요?!”

 

“이제부터 추가된 걸로 하자 ㅎㅎ”

 

소희는 황당하면서도,

입꼬리가 자꾸 올라갔다.

 

"이렇게 애처럼 굴면… 어떻게 미워하라는 거에요...."

 

"나 미워?"

 

"나 대신 아파서 미워요"

 

"... 그건 내가 선택한 거라고 했잖아"

 

"그래도..."

 

"무릎베개로 퉁 치자- 그럼 됐지?"

 

"... 이번만 봐주는 거에요..."

 

 

 


 

 

 

밤이 깊었다.

지민은 침대에 기대어 누워 있었다.

소희는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지민을 간호하며, 서류를 읽고 있었다.

 

“소희야”

 

“…? 어디 불편한 곳 있어요?”

 

 

“잠이 안 와.”

 

“...그러면 눈 감고 5분 있기”

 

“자장가 불러줘.”

 

“…진심이에요?”

 

지민은 고개만 까딱이며 눈을 감았다.

소희는 한숨을 쉬었지만,

결국 작게 읊조리듯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어 가면...."

 

"토닥토닥도 해줘"

 

"... 참내"

 

못 이긴 척 소희는 지민이 바란 대로 해주었다.

 

소희는 자장가를 조용히 부르며, 지민의 얼굴을 바라봤다.

손끝으로 그의 이마를, 머리카락을, 볼선을 가볍게 쓸었다.

 

지민은 눈을 감고 있었지만,

그 손길 하나하나에 온 신경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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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어색하게 멎었다가 이어지는 순간.

지민이 갑자기 손을 들어,

소희의 손목을 조용히 붙잡았다.

 

 

그리고 눈을 떴다.

 

 

“만지지마”

 

“? 아파요? 그렇게는 안 했ㄴ...”

 

 

“이러면… 나 못 참아.”

 

소희는 숨을 멈췄다.

그 말은 농담처럼 들렸지만,

지민의 눈빛은 너무도 진지했다.

 

 

"....... 못 참으면요?"

 

 

 

그 순간, 지민이 그대로 그녀를 잡아당겼다.

 

그리고 그대로 침대로 눕히며,

자신의 몸으로 그녀 위를 덮었다.

 

 

 

"힉-"

 

 

 

소희는 놀란 숨을 삼켰지만,

도망치지 않았다.

 

 

지민의 무게가, 온기가, 숨결이

그녀의 가슴 위로 얹혔다.

 

 

눈을 맞춘 채,

지민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자꾸 만질래?"

 

".... 만지면 안 되는 거에요?"

 

“… 못 참는다고 했다.”

 

소희는 가만히 그를 올려다봤다.

숨결이 섞이고, 이내 정적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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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 그럼.. 참지 말던.....ㄱ....."

 

 

 

그 말이 떨어지자

지민이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더는 되돌릴 수 없는,

모든 걸 잊게 만드는 입맞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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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팅 ♥️ (꺅 드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