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까지 말 안 했어요.”
“말하면 —
네가 다시 그 감정으로 돌아갈까 봐.”
“근데 그 감정이,
지금의 저라는 사람을 만든 거잖아요.”
“그래도…
나는 네가 그 감정에서 벗어났으면 해.”
소희는 문서를 들고 조용히 말했다.
“근데 아직 그 감정에서 못 벗어났어요.
아니,
안 벗어나요.”
그 말에 지민의 눈빛이 흔들렸다.
"소희야, 복수는 내가...."
“화양에 잠입하겠다는 결심은 변한 거 없어요.
잠입해서... 제 목표를 이뤄야,
그래야
살고 싶은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소희의 목소리는 낮고, 또렷했고,
그 무엇보다 확신에 가까웠다.
"..."
지민은 조용히 입술을 깨물었다.
“우리 향하는 곳이 다른 사이였나봐요”
이른 새벽,
소희는 정원에서 밝은 하늘을 쳐다보았다.
“……복수는 잊은 줄 알았어요.
당신이 옆에 있어서.”
혼잣말처럼 중얼이다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지민이 살짝 보이는 그의 침실을 바라보았다.
곤히 자고 있는 지민을 그저 멀리서 바라만 보았다.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가서 그를 만지고 얘기하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복수는 그녀가 자신에게 부여한 사명이었다.
느린 발걸음으로, 가볍게 짐을 챙긴 소희는 지민의 저택을 나섰다.
그 발걸음에 망설임은 없었다.
이제부터는 누구에게도 복수의 무게를 나눠 들게 하지 않겠다는 선택이었다.
지민은 악몽을 꾼 건지, 뒤척이며 잠에서 깨어났다.
"허억!!!!!!!! .... 허..어..... ㅁ..뭐야...."
침대 옆이 비어 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이불을 정리하곤 바로 거실로 나섰다.
평소 같았으면, 이미 침실로 와서 쫑알대고 있어야 할 그녀가 없었다.
소희의 방도, 주방도, 정원도—조용했다.
“…소희야?”
잠시 후, 해진이 들어왔다.
“지민아”
“….”
“소희… 오늘 새벽에 나갔대.”
“저택 CCTV도 피해갔어.
아예 의도적으로 빠져나간 거야.”
“… 당장 소희 내 눈 앞으로 데려와.”
"지민아..."
"...."
지민은 자신에게 좋아한다고 속삭이던 소희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금방이라도 자신에게 돌아올 것만 같았다.
"좋아해요"
"당장 위치 파악해."
"지민아 이건........"
"내 말 안 들려????? 지금 이건 조직 보스로서 명령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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