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
병실이었다.
희미한 소독약 냄새를 풍기는 연성의 비밀 치료실에
지민은 아무 말 없이 소희를 바라보면 의자에 앉아 있었다.
애처로운 눈빛으로 지민은 소희의 손을 꽉 잡고 있었다.
마치 그녀가 자신의 곁을 곧 떠나갈 것 같아보였으니,
그런 지민의 마음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소희는 산소 마스크를 끼고 편안히 잠을 자는 듯 누워있었다.
지민은 그런 소희의 이마를 수시로 닦아주었다.
보안 관리를 확인하고 돌아온 해진이 이내 지민의 곁으로 다가와서 말했다.
“간호사들이 해도 되는데, 너 좀 가서 쉬어라”
“내가 해.”
지민은 눈을 떼지 않았다.
“의사는 뭐래.”
“장기를 비껴가긴 했는데... 출혈이 많아서 시간이… 많이 필요하대.”
“.... 얼마나?”
“...ㅎ 기다려봐야 안다고 하네... 소희가 견뎌주어야지....”
“그래, 너라도 소희 곁에 있어라... 곧 일어날 거야 걱정 말고,”
"소희 강한 애 잖아, 곧 일어날거야"
"그래, 너도 밥 잘 챙겨먹고... 난 지금 화연 사정이 어떤 지 찾아보고 올께"
"... 알겠어 ... 고마워 형"
좁은 병실에서 밤이 몇 번이나 지났는지 모르는 채,
지민은 꿋꿋이 소희의 곁을 지켰다.
지민이 소희의 손등에 이마를 얹었다.
“소희야.
.......... 너 죽으면… 난 못 살아. 그러니까....."
문이 열렸다.
간호사가 들어와 기록지를 확인했다.
“... 이사님, 오늘은 좀 쉬세요, 저희가 계속 지켜보고 있을게요. 그러다 건강 상하ㅅ...”
“괜찮아요 ㅎ... 오늘도 여기서 있을게요. 먼저 들어가세요”
"... 무슨 일 있으면 전화 주세요?"
간호사는 한숨을 푹 쉬다가, 이내 고개를 저으면서 돌아갔다.
병실이 작은 바다처럼 고요해졌다.
지민은 고개를 들어 소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소희야.”
대답은 여전히 없었다.
"나 지금 건강 다 망쳐가면서, 너 지키고 있는 거 알지?
깨어나면… 나 혼내줘,
그러니까 ...일단 깨어나... 제발....”
지민은 눈을 감았다.
그의 볼에 뜨거운 무언가가 흘러내렸다.
인고의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