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생이 수상하다
전학생

밤토린데여
2025.06.02조회수 18
모아고 3학년 4반.
그곳은 여주에게 완벽한 세계였다.
늘 1등.
늘 반장이었고, 늘 선생님들의 신뢰를 받았고, 친구들의 기대 속에 살아가는 게 당연한 줄 알았다.
하지만.
“오늘부터 우리 반에 전학생이 왔다. 자기소개해볼까?”
담임 선생님의 말과 함께 문이 열렸고
그 순간, 교실 안의 공기가 바뀌었다.
“안녕. 최연준이야.잘지내보자.”
부드럽고 낮은 목소리.
차분한 눈동자.
그리고 웃는 듯 말 듯한 표정.
교실 전체가 한순간에 술렁였다.
“와… 잘생겼다.”
“목소리 미쳤어.”
“연예인 아냐?”
여주는 턱을 괴고 창밖을 보다가, 그 순간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를 봤다.
전학생 최연준.
딱 3초
그 3초 만에 여주의 세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야야,이번에 시험1등 전학생이래!”
“반장도 전학생이라던데?”
3주.
고작 3주 만에 여주는 1등도 반장도 다 뺏겼다.
“뭐야, 진짜.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 애야?”
여주는 복도 끝에 걸터앉아 주먹으로 음료 팩을 꾹 누르며 중얼거렸다.
“내가 계속 동안 쌓은 걸… 저애는 한번에가져갔다고.”
그 순간.
조용히 복도에 들어서는 발소리가 들렸다.
“여주.”
익숙하면서도 낯선 목소리.
고개를 들자, 연준이 여주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왜?”
여주는 일부러 차갑게 물었다.
연준은 말없이 자리에 앉더니, 손에 쥐고 있던 작은 메모지를 건넸다.
“학생회 회의. 선생님이 너랑 나 둘 다 참석하래.”
“……같이 하래?”
“응. 전임 회장한테 조언 받으라고 하셨어.”
여주는 콧웃음을 쳤다.
“조언?네가 알아서해야지.어차피 알아서할거잖아”
연준은 눈을 깜빡이며 여주를 바라봤다.
“…알아서하라고?”
그 말투가 너무 태연해서, 여주는 더 기분이 나빴다.
“응.알아서해.”
조용한 복도.
여주의 말에 연준은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올렸다.
그리고, 느리게 웃었다.
“그럼…알았어”
여주는 짜증나서 음료팩을 던져버렸다.
아까 그 눈빛.
그 태연한 표정에표정에 여주는 더 화가 났다.
“됐어.”
그렇게 말하고 여주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 뒷모습을 보며 연준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정보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