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안된다고 했어. ”
“ 아아 .. ”
“ 안된다니까 ? ”
“ 나 심심하단 말이야 ..! ”
아침부터 왜 최범규가 떼를 쓰고 있냐고 ?
오늘은 잠깐 학교에 갖다낼 서류가 있어서 방학이지만 잠깐 들려야 한다. 근데 지금 그걸 따라가겠다고 이렇게 떼를 쓰고 있다.
” 안된다고 몇 번을 말해. “
” .. 치 “
” 치 ? 허 이게 진짜 .. “

” 2주 뒤면 쫒겨날건데 한 번만 데려가주면 어떻다고 .. “
"..!! "
저 약아빠진 자식. 내 약한 부분을 너무 잘 알고 있어보인다 .. 그건 바로 불쌍한 점 어필하기.
순간적으로 저 말을 들으니 조금은 단호하던 내 생각이 누그러졌다. 진짜 나도 쉬운 사람 같다 ..
” .. 그렇게 가고 싶어 ? “
” 응. 나 우리 별에 있을 때도 학교 못 갔단 말이야 .. ”
“ 왜 ? ”
“ 그거야 .. ”
아 .. 설마 왕자라서 홈스쿨링 이런 걸 시킨 건가 ? 그래서 저렇게 사회성이 .. 아니지 우리 엄마랑 노는 걸 보면 사회성은 좋아보여.
그럼 진짜 홈스쿨링 이런 걸 시킨 모양이다. 204살을 먹도록 학교 한 번을 못 가봤다고 하니까
결국,
“ 우와 .. ”
“ 진짜 내 옆에 딱 붙어서 다녀라. 어 ? ”
“ 응 ! 알겠어 ! ”
꼬옥,
“ ..?! 뭐야 ”
“ 붙어다니라며. ”
“ 그게 팔짱 끼라는 소리는 아니었거든 ?! ”
“ 그럼 나 이리저리 막 돌아다닌다 ?? ”
“ 하 … ”
최범규와 함께 학교로 왔고 대체 뭐가 그리 신기한건지 새로 지은 공원에 놀러 온 강이지 마냥 두리번 거렸다.
하긴 지금 얘한테는 지구라는 별 자체가 신기한 것 투성이겠지.
“ 잠깐 여기서 기다려. 가만히 “
” 응 ! 얼른 나와 “
” .. 그래 “
그렇게 학과 사무실에 도착한 나는 휴학 신청서를 제출했다. 평소 친했던 과 조교님이 얼른 수리해주겠다고 하셨다. 이 조교님도 내가 돌아올 때쯤엔 안 계시겠지 ..?
애초에 내가 다시 여기로 돌아오긴 할까
휴학을 하는 이유는 ..
생각해보니 최범규한테도 한 번 이야기는 해야할 것 같은데 언제 이야기 해야하지 ..?
괜히 마음이 뒤숭숭해졌다.
끼익,
“ 범규야 이제 돌아가 .. 뭐야. 얘 어디갔어 ?! ”
사무실에서 나오니 최범규는 보이지 않았고 난 너무 놀라 그대로 무작정 달려 최범규를 찾았다.
••
” 하 .. 대체 어디있는거야 “
학교 쉼터, 강의실, 우리 과 건물, 다른 과 건물까지 안 찾아다닌 건물이 없는 것 같았다. 여기 길도 잘 모르는 자식이 대체 어딜 이렇게 쏘다니는 건지
역시 같이 오는 게 아니었나 .. 아니 그냥 사무실도 같이 들어갈 걸 그랬나 ..
알 수 없는 죄책감과 좋지 못한 기분이 들었다.
혹시라도 다른 사람이 어디론가 데려간 건 아닐까 ..? 아무리 걔가 24살이라고 해도 지구사람이 아닌 이상 4살짜리 애기랑 다를 바가 없는데 ..
“ 제발 .. 제발 나타나 ”
계속 뛰어다녔다. 애초에 학교에 없는 거 아니야 ..?!
그렇게 10분을 뛰어다니다 지친 난 벤치에 주저 앉아버렸고 아무리 생각해도 범규를 찾을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대체 어디로 간 거야 ..
그 순간, 어릴 적 겪었던 비슷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 어디로 간거야 .. ))
어릴 적 집에 자주 놀러 오던 아이에게 화가 난 마음에 심한 말을 해버렸고 그대로 그 아이는 울면서 우리 집을 뛰쳐나갔다.
밤이 다 되어도 그 아이는 다시 우리 집으로 오지 않았고 엄마와 아빠는 걱정된다며 찾으러 나가자고 했다.
분명 그냥 집으로 돌아갔을 거라 생각했지만 미안한 마음에 결국 나도 함께 밖으로 나가 그 아이를 찾아다녔다.
집이라도 알고 있으면 바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 .. 집도 몰랐고 어디에 있을지도 모르겠었던 그때가 떠올랐다.
분명 그래서 그때는 ..
((여기 .. 선물이야))
((너 .. 지금까지 여기있었던거야 ..?))
((너한테 다시 돌아가고 싶었는데 .. 그냥 돌아가면 또 화낼까봐..))
((이게 뭔데..?))
((우리 가족이 만드는 보석이야. 분홍색 좋아하지?))
((..고마워))
((나.. 너랑 친구하고 싶은데))
((그건 나중에. 더 생각해보고))
((진짜?!))
((..응. 일단 얼른 돌아가자))
((응..!))
((꼬옥,))
“ 그때 걔는 먼저 날 찾아왔었잖아.. “
최범규도 먼저 날 찾아왔으면 좋겠다. 그냥 제발 이런 내 앞에 마법처럼, 진짜 백마 탄 왕자님처럼..
스윽,
” 나타줘.. “
그때,
톡톡,
"..?"
” 여기 있었구나 ? “
“ .. 거짓말 ”
“ 응? ”
“ 진짜 .. 말도 안돼 ”
“..?”
믿기지 않았다. 정말 마법같은 타이밍이니까. 어떻게 바로 이렇게 내 앞에 나타날 수 있는거지 ..?
순간적으로 놀랐지만 그보다도 화가났다. 멋대로 사라져놓고 사람 걱정이란 걱정은 다 시키고 ..!! 이게 지금
결국 난 소리를 치고 말았다.
“ 어디 갔었어 ..!! 내가 내 옆에 있으라고 했잖아 ”
“ 아니 오래 걸릴 것 같길래 .. 그리고 ”
“ … ”
“ 이거.. 주고 싶어서 ”
스윽,
“..!!”
“ 아까 여기 오는 길에 봤었는데 .. 너 분홍색 좋아하잖아 ”
“ … ”

“ 화 .. 많이 났어 ? 내가 미안해 .. 화 풀어 ”
최범규가 건넨 것은 다름 아닌 분홍색 비즈가 박힌 머리핀이었고 내 방 벽지와 비슷한 색이었다. 무엇보다 ..
그 아이가 그때 건넨 보석과 같은 색이었다.
“ 이거 .. 잃어버렸었는데 “
” 응 ? “
” ㅇ.. 아니야 “
“ 잘 어울리거야. 분명 ”
“ .. 네가 어떻게 알아 ”
“ 그때도 잘 어울렸으니까 ”
“ 그때 ..? ”
“ 그 ..! 집에서도 늘 분홍색 핀 꽂고 있잖아 ”
“ 아.. ”
그렇긴 하지. 근데 진짜 오늘 좀 이상한 일이 많이 일어나네. 아까 그 기억이 딱 났던 것도 그렇고 ..
스윽,
“ 일단 얼른 돌아가자. ”
“..?”
“ 뭐해. 얼른 가자고 “

“ .. ㅎ 응! 얼른 가자 “
꼬옥,
그렇게 최범규 실종사건은 잘 마무리가 되었다. 잘 마무리 맞겠지 ..?
집으로 돌아가는 길,
“ 그나저나 너희 아버지는 널 왜 내쫒으신거야 ? ”
“ 어 ..? 아 그거는 .. “
“..?”
“ .. 아냐. 나중에 말해줄게 ”
그때 난 보았다. 아주 잠깐이지만 제대로 굳은 최범규의 표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