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우주는

G. 그날의 우주는





” 아니 대체 어떻게 온거야 ..? “

” 그건 이야기가 좀 길어지니까 이따가 말해줄게 “



오랜만에 본 최범규는 더 어른이었다. 목소리도 차분해졌고 머리카락도 꽤 길어 장발이 되어있었다. 거기는 시간이 더 빠르게 흐른건가

그렇게 난 범규와 함께 내 집으로 향했고 역시나 최범규는 집이 없었다. 아니 대체 스위스까지는 또 어떻게 온거야 ..?



” 뭐 마실거라도 줄까 ? “

” 아냐. 괜찮아 “

” .. 그럼 간식거리라..ㄷ “

” 정말 괜찮아. “

“..!!”



분명 같은 최범규인데 최범규가 아닌 것 같다. 그 2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낮설게 만들어버린건지

자꾸만 내게 선을 긋는 듯 느껴졌다.

하지만 그냥 내 기분 탓이겠거니 했다. 그래 분명 내 기분탓일거야 .. 범규가 나한테 선을 그을리 없잖아.



“ 여기는 대체 어떻게 .. 아니, 그날 왜 바로 간거야 ? “

” .. 그날 바로 가겠다고 말했잖아. “

” 그래도 .. 너 우주선도 고장났었잖아 “

"..!! "



거짓말이다. 지금 얘는 나에게 거짓말을 하려는 의도로 정확히 거짓된 이야기들만 하고 있다. 그러니 더욱 티가 날 수 밖에



” 거짓말을 칠거면 좀.. 성의있게 하던가 “

” .. 역시 속이는 건 못하겠다 ”

“ 대체 .. ”

“ 아빠가 데리러 왔었어. 그날 바로 ”

“ 갑자기 왜 ..? 아버지가 우리 집으로 내쫒은 거라며 ”

“ .. 사실은 ”



들은 이야기는 대충 이랬다. 최범규는 날 만나기 위해 지구로 내려가겠다고 아버지와 대판 싸웠고 내쫒긴게 아니라 가출을 했던거라고

그러다 우리 집에서 내쫒겨 길을 방황하던 중 갑자기 아버지의 신하들에게 붙잡혀 강제로 자신의 별로 돌아가게 되었다고.

그리고 그곳에 갇혀 나오지도 탈출하지도 못하다 이제서야 다시 한 번 도망친거라고



“ 그럼 .. 언젠가는 또 돌아가야하는거야 ? ”

“ 그렇겠지. 이렇게 계속 도망다녀도 아빠는 분명 날 잡을거야. ”

“ … ”



속상했다. 그 2년이란 시간동안 얼마나 힘들었는데 그리고 지금 이렇게 다시 만났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쁜데 .. 영원할 수 없다니

내가 원래 이렇게 영원이라는 말을 좋아했었나 .. 아니면



” ? 내 얼굴에 뭐 묻었어 ? “

” .. 아니. 그냥 “



이 또한 네가 알려준 걸까.



“ 그럼 스위스는 어떻게 온거야 ? “

” 스위스를 찾아서 왔다기보다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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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널 찾아 이곳에 왔지. “

“..!!”



두근,

두근,




나를 찾아왔다는 말은 이전에도 들어왔던 말인데 어째서 지금은 이렇게 하늘을 날아갈 것만 같은지 ..




“ ㄴ..넌 내가 밉지도 않았던거야 ..? ”

“ 나는 지구라는 곳에 처음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 “

” … “

” 널 미워하는 법을 배워본 적이 없잖아. “

” .. 최범규 “

” 그러니 널 미워할 수가 없는거지. 미워하지 않는게 아니라 ”



어쩌면 이미 내 우주는 저 아이의 빛으로 돌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태양계가 태양 빛을 중심으로 모든 행성들이 그 주위를 공전하듯

내 마음도 저 아이를 중심으로 불가항력적으로 공전하고 있는 듯 했다.


난 괜히 낮부끄러워져 빠르게 말을 돌렸다.



“ ㄱ.. 그럼 이제 어디서 지낼거야 ..? “

” 나 ? 뭐 집을 구할 수는 있긴 하지만 .. “

” … “



아니 집을 구할 수 있는 재력이 언제 마련 되어온거야 ..? 그럼 나랑 같이 안 지낼 수도 있는 건가 ..



” .. ㅎ ”

"..?"

“ 2주 그거 그때 조금 남았었던 것 같은데 ~ 그거 아까웠단 말이야 “

“ ..!! 진짜 ..? “

“ 응. 그니까 나 조금만 더 너랑 같이 지내면 안돼 ..? “

“ .. 그래. 그러자 ”

“ ㅎ 역시 난 .. “

"..?"


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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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너무 좋아. ”

“ ..!! ㅇ.. 야 오랜만에 너무 마..ㄱ “

” .. 보고싶었어. 엄청 “

“ 어..? ”

“ 너무 보고싶었다고. 항상 ”

” .. 나도. “



그렇게 나의 우주가 내게로 다시 돌아왔다.

















••













촤르륵,



“ 범규야 일어나. ”

“ 으윽 .. ”

“ 2년이 지나도 아침에 못 일어나는 건 똑같구나 .. “




스윽,




” .. 예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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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난 조용히 범규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주었다. 참 속눈썹이 길고 예뻤다. 범규네 부모님도 눈이 예쁘시려나 ? 유전의 힘이란 .. 아냐 엄마 난 내 눈 좋아.

일어난지 꽤 되었지만 침대맡에 앉아 가만히 자고 있는 범규를 쳐다보았다. 진짜 .. 돌아온 게 맞구나



그때,

스르륵,



“ ..!! “

” … “



자다가 소매가 살짝 올라갔는데 그 사이로 멍이 보였다. 꽤나 크고 붉은 피멍이었다. 뭐지 ..? 어제 부딪힌건가 ..?

아니면 아버지한테 맞은건가.




” .. 아냐. 아직 그 정도는 아니잖아 “

” … “




마음 같아선 바로 웃통을 까서 내 이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때,



“ 일어났어 ..? “

“ ..?! 깜짝이야 ..! “

“ 응 ..? ”

“ .. 하 아침잠은 2년이 지나도 많구나 ”

“ 응 .. ”

“ 치.. ㅎ 나 이제 밥 할테니까 침구 정리만 하고 나와. “

” 응 .. “



그렇게 난 방을 나와 부엌으로 가 간단히 아침 준비를 했다.



” 잘 먹겠습니다 “

” 잘 먹겠습니다 .. ”



최범규는 아직도 졸린 건지 눈을 감은 채로 식빵을 씹고 있다. 아니 아침잠이 나도 많은 편인데 .. 쟨 진짜 좀 많다 ..

아 참, 아까 멍이나 물어볼까 ..?



” .. 있잖아. “

” 응 ..? “

” 아까 팔 보니까 멍 크게 들어있던데 언제 부딪힌거야 ..? “

” .. 그래 ? 나도 몰랐어. “

” 그래 ..? “



거짓말이다. 한 박자 느린 반응과 바로 팔을 숨기는 것을 보니 분명 저건 거짓말이다. 아니 저렇게 거짓말을 못하면서 대체 왜 자꾸 날 속이려 하는거야 ..?

우선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그냥 이유가 있겠지 ..



“ 오늘까지 알바가 없으니 너랑 놀아야겠다. ”

“ 정말 ? “

” 응. 어디 가보고 싶은데 없어 ? “

” 나는 .. “





잠시 후,





” 많고 많은 곳들 중에 .. 하필 ”

“ 나 이런 목장 처음 와 봐 !! ”

“ .. 그래. 그럴 수 있지 “



최범규는 하필 많고 많은 장소 중 알파카 목장을 골랐고 난 카페 우유를 받아오는 사장님네 목장으로 향했다.

사장님이 워낙 도전적인 분이시라 소,양,알파카 등등 많은 동물을 한 번에 기르고 계시다.



” 특별히 딱 1시간만 구경하다 가는거야. “

” 응 !! “



얘랑 다니다보면 정말 엄마가 된 기분이 든다. 뭐 .. 이런 아들이라면 데리고 다니는 맛은 날 것 같다.

잠시 후,



” 1시간만 보고 가자고 했잖아 .. “

” 헐 !! 주야 저거 봐봐 “



데리고 다닐 맛 난다는 말 취소. 완전 취소. 이리저리 홍길동 마냥 쏘다니는 최범규 때문에 아주 다리가 곧 있으면 부러질 것 같다.

쟤는 지치지도 않나봐 ..

결국 난 먼저 지쳐 풀밭에 누웠다.



” .. 좋다 “



이렇게 누워 하늘을 바라보니 정말 넓게 또 멀게 느껴졌다. 저 파란 곳보다도 먼 곳에서 온 게 최범규인데 .. 진짜 말이 안되는 일이야



” 뭐야 .. 벌써 지쳤어 ? “

” 더 놀다와. 난 이렇게 놀래 “

” .. 그럼 “

"..?"


스윽,


” 나도 이렇게 놀래. “

” ㅎ .. “

” .. 예쁘다. “

” 오늘 날씨 ? 그치. 정말 예쁜 것 같아 ”

“ 그냥 .. 지금 내 옆에 있는 모든게 다 예쁜 것 같아 ”



저 말이 지금 나에게 하는 말이란 걸 지나가는 알파카도 알 것만 같았다. 쟤는 저런 말이 낮부끄럽지도 않은가 .. 그래도 역시나 매번 듣기엔 참 좋다.



” 난 우주도 좋지만 저 푸른 하늘이 더 좋아. “

” 그래 ? ”

“ 응. 물론 그 아름다운 우주를 내 두 눈으로 직접 본다면 생각이 달라질 지도 모르지만 .. ”

“ … ”

“ 지금 내가 볼 수 있는 것들 중 가장 아름답고 넓은 건 저 하늘이니까. ”

“ .. 그렇구나 ”

“ 어때 ? 넌 은하수도 직접 봤을거 아니야 ”

“ .. 예쁘지. 예쁘기는 한데 .. ”

“..?”



스윽,



“ 내가 지금껏 본 것들 중 가장 예쁘진 않아. ”

” 그럼 넌 뭐가 제일 예뻤는데? ”

” .. 그건 비밀 “

“ 치 .. 뭐야 ”

“ .. 테어나서 처음으로 움직일 수 없을만큼,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을만큼 예쁘다고 느꼈어 ”

“ 뭐였든간에 정말 예뻤나보네 ”



스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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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아. 정말 예뻤어 ”



대체 뭘 봤길래 아직도 저렇게 상상만으로도 기뻐하고 좋아하는 게 보이는걸까 ? 저렇게 예쁘다면 나도 꼭 한 번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 다음엔 나랑 꼭 같이 보는거야. ”

“ .. 그래. 꼭 같이 보자 ”



그렇게 난 최범규와 또 약속을 하고 말았다. 그냥 진짜로 다음에도 같이 보고 싶었거든

























* 시험이 이제 끝나서 복귀했습니다 ..!! 다들 손팅 한 번씩만 해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