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스친 바람엔 꽃향기가 실려 있다. [BL]

4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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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씨가문의 장남?

아이고 이런 귀한 손님을!!"










다친 권순영을 집으로 데려오자

아버지는 기뻐하셨지.

내가 몰래 바깥으로 나갔다는 사실에

혼을 내는 것도 까먹으신체.



알고보니 권순영 그녀석은

꽤나 높은 가문의 장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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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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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저를 부르셨다고.."





"그래, 아침에 봤던 그 아이.

권순영과도 어울려 놀거라."





"네...? 왜죠..?

아직 그 아이에 대해서 잘 모르기도 하고...



.. 전 원우만 있으면 돼요."





"귀한 권가 도령을 그렇게 넘어뜨려놓고

이제와서 무시하겠다고?

나는 너를 그렇게 키우지 않았다 윤정한."





"제 말 뜻은..!"





"전가가 위태롭다.



전원우와도 이 아버지의 뜻에 맞춰

지금까지 친한 거 아니더냐?

이제 그만 두어라."





"말도 안돼요...

아버지말씀대로, 아버지께서 멋대로 만든 이 인연

이젠 아버지 마음대로 끊으시겠다고요?



싫습니다.

원우는 제 친구예요."





"그렇게 우정이란 감정 만으로 친구를 사귈 나이는

지났을 텐데.



전가는 이제 우리에게 쓸모 없다.

이 관계는 더이상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이 아버지의 가르침이라 생각하거라.

쓸모 없는 잡초는 뿌리까지 뽑아야한다.

원우도령, 전원우 그녀석은

이제 너에겐 필요 없는 존재다.

버려."





"... 알겠어요 아버지.

순영 도령과 친하게 지낼게요 하지만...



원우를 끊어내는 것은...

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










또 나도 모르게, 나의 의지에 굴하지않고

새로운 인연이 생긴 것이지.



그때 아버지에게 맞는 한이 있어도

대드는게 맞았을까?



아버지께 맞서 권순영을 거부하고

너 또한 끊어냈어야 했을 테지 전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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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우리 셋은 다시 만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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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어제는 의원에게 가느라

너희랑 제대로 놀지도 못했네ㅎㅎㅎ!!

반가워! 잘지내보자!"





"어 그래."





"반가워 난 전원우야."





"응! 넌 정한이 맞지?

우리 뒷산가서 놀자!"





"뭐? 혼날텐데."





"뭐 어때! 좀 혼나지 뭐~"










어찌보면 권순영은 나와 닮아있었지.



대책 없는 것 하며

그 나이에 맞게 재미있는 것을 고집하였고.



하지만 그런 권순영이 반가웠을 텐데,

그때의 나는 얼음같았지.










"원우야... 진짜 쟤 따라 가게?

뒷산은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너 어제 아저씨한테 혼났다며..."





"재미있을 것 같은데?

그리고 종아리 정도야 조금 맞으면 돼.

난 가고싶어!"










그날은 웬일로 위험을 무릅쓰고

권순영의 말에 바로 수긍한 네가 야속했다.

나였다면 한참을 설득하였을 일을.



한심하게도 질투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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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며칠 뒤,

원우 네가 앓아누웠다는 소식을 들었다.



너 없인 아무것도 할 것이 없던 나는

마당에 앉아 괜히 바닥을 향해 돌을 던지고있었지.

그때 나의 위로 그림자가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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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아 뭐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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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우가 없어 한껏 예민한 나에게

가장 혐오하는 대상이 해맑게 나타났다.

짜증났다.



난 쥐고있던 돌을 그녀석에게 던졌다.

그녀석의 볼엔 상처가 났지.










"..저..정한아..."





"꺼지거라!!

니가 싫어... 죽도록 싫다!!!"














권순영은 아프고 놀라 울었을테고

난 분하고 막상 어른들에게 혼날까 두려워 울었을테지.

우느라 정신없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날 밤이었을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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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 한참 매를 맞고

마당에 앉아 울고 있었다.



소리내지 않고 울기는 더욱 서럽다는 것을 알았지.



그때 달빛과 함께 누가 다가오더구나.

권순영 또 그놈.










"그렇게 훔쳐보지 말고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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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알았어..?ㅎㅎ"





"달빛에 그림자 지는게 훤히 보이는 구만."





"아..ㅎ"










그렇게 몇분동안 말이 없었지.



난 이 순간 마저도 기분 나빠

먼저 말알 걸었다.










"넌 내가 널 싫어하는 걸 모르냐?"





"...아니 아주 잘 알지.."





"이유는."





"그건... 모르겠어..."





"그럼 억울하지 않느냐?

너도 맞서서 나를 때리던가 욕을 하던가 해야지!!"





"어떻게 그래...

넌 나를 때리고도 울잖아..."










순간 머리를 맞은듯 하더라.



이게 나를 놀리는건가 싶다가도

그 말의 의미가 알고 싶었지.










"우는게 뭐.

그럼 울리고 그 꼴 좋아라 웃으면 될거 아니냐.

내가 밉지도 않더니?"





"이유를 알아야... 너를 미워하지...

내가 잘못한게 있는 걸 수도 있잖아.. 그리고



우린 친구잖아...

친구를 울리면 안되는 거잖아..."










웃겼지.



분명 자기를 싫어한다고 말하는 이를

용케도 친구로 생각하고 울리는 행을 피한다라.



지금 생각하면 웃기거늘,

그때는 나의 마음을 돌린 그녀석의 말이었다.



나는 아마

더 울었을 것이다.










"바보야...흐급... 난 너 싫다고...

원우 버리고 나랑 친구해야하는 거 싫다고...!!

니가 뭔데 원우 자리를 넘봐??

원우가 아닌 사람은 내 친구가 될 수 없어..!!"





"흐아앙.. 난 원우랑 너랑 둘다 친구할거야...

그럼 안되는 거야..?"










두 아이가 울부짖는 소리가

마당에 울려 퍼졌지.



그래 그날은 두번이나 울었다.



나의 말뜻을 알아듣지 못하는지

자꾸만 친구를 고집했다.



하지만 싫진 않았던 것 같네.



그뒤로 정말 친구가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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