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세계
copyright. 수민3

전생의 연이 끊어지지를 않고 이어지네.. 꼭 잡아요,
곧 그 이가 찾아올거니까.
**
꿈을 꾸었다.
어느 시대인지 가늠은 가지 않았으나 확실한 건
내가 감옥에 있었다.
잠시 뒤 한 여자가 나에게 울면서 뛰어오더니
감옥에 있는 나를 풀어주고 내 손에 돈을 쥐어주었다.
그리고는 울음을 삼키며 말했다.
"지금 당장 여기를 떠나. 최대한 빠르게,
먼 곳으로. 알았지, 정국아?"
나도 저 여자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저 여자가 뭐라고 내가 울었을까.
상당히 개 같은 꿈이었다.
그래도 괜찮다, 원래 나는 어디서든 개 같다는
말을 듣고 개 같은 취급을 받았으니
개 같은 꿈을 꾸는 것이 맞는 것 같다.

J그룹 회장의 아들 전정국
미래의 J그룹 회장
J그룹 전정국
항상 듣고 싶지 않은 수식어였다.
내가 J그룹 회장이 되겠다고는 했었냐?
자기들 마음대로 말하고 이해하는 것이
유행인가 보다. 나는 그 유행에 뒤떨어진 인간이고.
**
아빠는 늘 나에게 경영 수업을 가르치려 했고
회사의 후계자가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
가증스럽기 짝이 없는 말이었다.
나는 그런 아빠와 다툼을 지속적으로 해왔고
내 분에 내가 이기지 못 해 어른들의 입에
오르내릴 일은 무조건적으로 하고 다녔다.
학생의 신분에 맞지 않는 술, 담배, 지각, 염색 등을
습관으로 만들었다. 아빠 얼굴에 먹칠 하려는 것이
내 계획이었다.
내 주제에 맞지 않게 너무 큰 계획을 가진 것이 분명하다.
**
친구와 담배를 사러 편의점에 가는 길에
못 볼 꼴을 봤다.
30대 중반의 한 미친놈이 여자 알바생에게 전번을
달라며 난동을 부리는 모습.
-야, 전정국. 저 여자 애 우리 학교 아니냐?
-모르지? 나 학교 잘 안 나오잖아. 수업 시간에는 자고.
-어휴 미친놈.. 쟤 우리 학교 1학년이잖아.
유명한데, 전교 1등이라서.
친구 놈에게 엿을 날렸다. 대답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알바생에게 연병하던 놈은 알바생의 뺨을 때렸다.
알바생의 입술에는 피가 났고 뺨에는 생채기가 생겼다.
그 장면이 나를 저 일에 끼어들게 했다.
알바생의 상황이 어렸을 때의 나를 생각나게 해서.

-야, 저 알바생 이름 뭔지 아냐?
-김여주였나? 왜, 너도 번호 따려고?
나는 친구의 말을 못 들은 척하고 넋이 나간
알바생에게 다가갔다. 제대로 미친 칫이었다.
-그만해라, 지랄 맞은 놈아.
-허, 뭐라고? 네가 이 년 남친이라도 되는거야?
어디서 굴러온 쌍놈이..
-남친 맞는데. 여주야, 괜찮아? 많이 안 다쳤어?
이름이 여주인 건 맞나보다. 여주는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전번을 따겠다는 놈은 화를 내며 이어 말했다.
-네 년이 무슨 남친이야! 너 남친 없다면서!!
-이거 미친놈이네, 감빵가서 살고 싶-
김여주는 작은 손으로 내 팔을 감싸더니.내 옆에
찰싹 붙어서 말했다.
-제 남친 맞거든요? 아저씨가 뭔데. 내 남친보고
쌍놈이래? 니,니가 쌍놈이다!!
근데 왜 나 얘를 보고 볼이 상기되는건데?
**
그 전번남은 결국 도망치듯 그 자리에서 떠났고
친구놈은 개소리를 하고는 떠났다. 나보고 연애 사업이
잘 되기를 바란다나, 뭐라나.
김여주는 나에게 고맙다며 줄 건 없고 마시라고
복숭아맛 음료를 하나 손에 쥐어주었다.
자기 얼굴에 피가 나는 건 모르나?
-그 쪽 얼굴에 피나요.
-아.. 그래요? 어쩐지 따갑더라.
얘는 나를 모르나? 우리 학교에서 골칫 덩어리로
유명한데 말이다.
-저 모르세요?
-음..어.. 저희 본 적 있었어요? 죄송해요,
사람 잘 기억 못하는 편이라서..
참 투명한 사람이었다. 금방금방 얼굴에 감정이
다 드러났다. 지금은 상당히 당황스럽고 급해보인다.
-모르면 됐어요. 제 이름 전정국입니다.
같은 학교인데, 지나가다 마주치면 인사해요.
-ㄴ,넹!! 전 김여주에여!!
-음료 잘 마실게요.
내가 담배 사러 갔다가 무슨 일을 겪고 온거지?
헉실한 건, 오늘 담배 피우기는 글렀다.
근데 나는 왜 김여주를 어디서 본 것 같을까.

다시 만난 세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