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게 죽는 방법

2ㅣ짙은 남색의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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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게 죽는 방법

트레이거 경고!


• 자살 언급이 있습니다

• 욕 필터링 안합니다. 욕이 많이 나오진 않습니다.






































































" 아저씨 누구에요? "
" 뭐, 뭐? "

내 나이 스물 일곱. 젊디 젊었다 할순 없지만 그래도 어디가서 아저씨라곤 할 수 없는 나이. 근데 뭐? 아저씨라고?

꽤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벌어져있는 윤기의 입은 목젖이 다 보일정도였다. 그런 윤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자꾸만 쏟아내는 질문세례에 윤기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질문을 받아야했다.

" 아저씨 누구냐니까요? "
" 아저씨 아닙니다. "
" 거짓말, 얼굴이 딱 봐도 아저씬데요? "
" 아저씨 아니... 뭐라고요? "

아니 이런 싸가지없는.. 

윤기가 머리가 지끈 거린다는 듯 미간을 좁혔다. 그 모습을 보던 여주가 재밌다는듯이 쿡쿡 웃었다. 덕분에 윤기의 속은 뒤집어지기 직전이였다.


" 후우.. 혹시 관리사무소 어디있는지 아세요? "
" 그건 갑자기 왜요? "
" 사정이 있어서요. "
" 으음.. "

고작 관리사무소 하나를 알려주는데에 무슨 고민이 그렇게 많은건지, 미간이 좁아지는것도 모르고 고민에 빠져있는 여주를 보던 윤기가 차라리 내가 찾고 말겠다며 발걸음을 뗐다.

" 어어, 아저씨!! "
" 아저씨 아닙니다 "
" 에이~ 아저씨면서 "
" 아저씨 아니라니까요!!! "

윤기가 화를 내면서 언성을 높혔다. 그탓에 잔잔했던 1월 공기가 얼음장 같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분을 감추지 못하고 씩씩대던 윤기를 보고있던 여주가 눈치를 보는듯 했다. 혹시 화나셨어요..? 아닙니다. 죄송해요, 제가 이 마을에서 새로운 사람을 보는건 오랜만이라.. 미안함이 가득 묻어있다 못해 흘러 넘치는 듯한 목소리를 들은 윤기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뭐, 괜찮습니다. 저도 소리지른건 죄송합니다. 이 두문장에 안색이 다시 밝아진 여주가 윤기의 뒤에서 조잘댔다.

" 아, 맞다. 관리사무소 찾으신다 그러셨죠? 관리 사무소는 저기에 있어요. "

하며 흙이 묻은 조그마한 손을 주머니에서 꺼내 갈림길에서 오른쪽을 가르켰다.

" 아, 감사해요. "
" 아뇨, 뭘요! "

하며 화사하게 웃는 여주에 윤기는 심장이 간질간질 하긴 개뿔. 좆같았다.















































그래도 여주덕에 생각보다 간편하게 관리사무소를 찾은 윤기가 인자하신 얼굴로 윤기를 반겨주시는 관리아저씨의 안내의 따라 겨우겨우 집에 들어왔다. 집에 들어와서 짐을 풀었는데도 불구하고 시각이 8시 밖에 안되었던 터라 심심해 죽겠다는 표정을 하고 있던 윤기의 얼굴에 지루함이 묻어났다. 

" 뭐 재밌는거 없나.. "

하며 시골에 올때 하나 캐리어와 같이 챙기고 온 아이보리 색 가방을 뒤적거렸다. 이건.. 재미 없을것 같고, 이것도.. 흥미가 가지는 않는데 하며 팔이 아픈지 잠깐 팔의 움직임을 멈추곤 가방을 들여다 보았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아, 저그래도 저건 쓸만하겠네. 하며 걷어 붙인 팔을 다시 올리고선 짙은 남색인 다이어리를 꺼냈다. 필기구가.. 여기 있다. 하며 필기구를 꺼낸 후에 잔뜩 어지렵혀진 책상을 대충 쓸고는 의자에 앉았다. 근데 뭘쓰지?


한참을 고민한듯한 윤기가 찌푸려진 미간을 다시 피고선 공책의 표지를 열었다. 공책을 열자마자 새하얀 줄이 빼곡한 종이가 시야에 가득 들어찼다. 그런모습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는지 다시 미간을 찌푸리며 펜을 돌리던 윤기가 또다시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공책의 첫번째 마디를 장식했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게 죽는 방법




하아, 쓰고나니깐 비로소 현타가 오는것 같기도 했다. 무슨 중이병 걸린 중 이도 아니고, 하며 잠시 펜을 쥔 손을 편 윤기가 그래도 기왕 해보자면서 다시 펜을 쥐었다.


그래, 비로소 죽는다는 단어를 적으니깐 마음이 무거워 진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이 지긋지긋한 인생을 제발! 제발 끝내기 위해 펜을 들어본다.


사각사각. 내내 노심초사 하며 펜을 쥐고 있던 윤기가 비로소 공책의 첫 마디를 장식했다. 근데 이제 더 뭘써야 하지, 하며 고민하는 윤기가 무언가가 생각났다는듯이 눈을 크게 뜨고는 다시 펜을 쥐었다. 버킷리스트, 그거나 써볼까?


일단 첫번째로, 내가 죽기전에 하고 싶었던 일을 써보려고 한다. 첫번째,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유서가 쓰고싶었다. 내가 그저 공황장애와 우울증 때문에 충동적으로 죽은게 아니라는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두번째, 나는 놀이동산에 가보고싶다. 마스크와 썬글라스를 벗을채로. 그냥 지나가는 행인 285같이.


세번째, 나는 하루종일 자전거를 타보고싶다. 푸른 논밭을 지나면서.


어느새 세번째 까지나 쓴 윤기가 졸음이 몰려오는 듯 눈꺼풀을 깜빡거렸다. 시계를 보니 시침이 열 하나를 가르키는 시간이였다. 졸린게 당연했다. 좀 더 쓸까 말까 고민하던 윤기가 이내 펜을 내려놓곤 침대에 벌렁 누웠다. 이게 얼마만에 침대야. 하며 눈꺼풀을 감았다. 


내일은 종이를 사러 가야겠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눈을 뜬 윤기가 반쯤 감겨있는 눈을 뜬체만체하며 옷을 갈아입었다. 뭐, 바로 앞이니깐 후드티나 입어야지. 하며 회색 후드에 츄리닝을 입었다.비척비척 걸어가면서 신발을 신은 후에 다녀오겠습니다- 라며 굳이 아무도 없는 집에 안부인사까지 전하고서야 발걸음을 땠다. 매니저 형이 잡은 집이 이층집인 턱에 자신이 제일로 싫어하던 계단을 귀찮은 듯이 내려오고 나서야 고개를 들었다. 아 귀찮아. 아무도 못듣게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곤 하품을 했다. 그리곤 다시 발걸음을 움직이려 하던때에 윤기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멈춰버렸다.


" 어? 여기사세요?! "

왜 어제 만났던 그 무례한 여자가 내 집 앞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