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하남의 직진
48
“국아, 국아.“
”응? 왜요.“
”있잖아, 국이 너는 애기 가지고 싶어?“

“..그게 무슨 질문이에요, 방에 가자는 거야?”
“...웃지 마라. 나 되게 진지하게 물어본 거였거든?!“
”..큼... 뭐.. 당연히 가지고 싶죠.”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닮은 애가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ㅎ”
“그치..”
아직 따끈따끈한 신혼이라 아이 생각은 그렇데 하지 않았지만, 이왕 생길 거 빨리 생기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정국이랑 평생을 함께할 거란 믿음이 존재했으니까. 그리고 정국이랑 결혼했으면 정국이 닮은 애를 많이 낳아야 양심있는 거 아니겠냐구... 저 미모는 계속 보존해야할 미모니까..!!
“근데 그건 갑자기 왜 물어본 거야?“
“아니... 솔직히 넌 어린데 난 아니니까..”
“내 아이가 젊은 엄마를 가졌으면 해서..”
“아빠는 젊은데 엄마는 늙으면 좀 그렇잖아...ㅋㅎ”
“뭔소리야, 아직 30대도 아니면서.”
“애 낳을 때 되면 30이야, 너는 27이고...”
“누나가 나보다 어려보여요, 진심.”
“....칭찬..인가..?”
“누난 늙어도 예뻐, 걱정마.”
30이면 요즘엔 늦게 낳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아이와 더 오래, 함께 살고 싶고, 또래 친구들의 엄마들보다 나이가 많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젊어야 아이랑 더 친해지고 가까워질 수 있을 거 같아서. 아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더 빨리 캐치할 수 있을 거 같아서. 뭘 이렇게 생각하나 싶지만 신혼도 금방 지나가니까_
“여주야, 있잖아요.“
”나는 자기가 그런 생각 안 했으면 좋겠어.“
“나는.. 당연히 아이 가지고 싶지만, 아직은 너무 이른 거 같아요.“

”내가 아빠될 준비가 안됐고... 나는 여주 너랑 신혼 더 즐기고 싶어.“
”그리고.. 누나가 아픈 건.. 너무 싫으니까...ㅎ“
진짜... 넌 무슨 말도 얼굴처럼 예쁘게 하냐. 손 꼭 잡고, 눈도 맞추고, 웃는 얼굴로 진심을 다해 얘기하는데 믿음이 안 생길리가. 아주 그냥 전정국이 내 남편이라고 이 세상이 다 알리고 싶다. 국이 보면.. 국이 닮은 잘생긴 아들 딱 낳아서!! 눈호강, 말솜씨로 힐링 2배..
“사실 나도 아직은 국이랑 단둘이 있고 싶어ㅎ”
“내가 더 행복하게 해줄게요.”
“흠... 그럼 우리 아이는 5년 뒤ㅇ..”
“..그건 좀..,”
“ㅋㄹㅋㅅ알겠어, 나도 그땐 아줌마라 낳기 싫어.”
“누난 할머니 되어도 예쁠 거라니까.”
”응, 사랑해.“
”나도 사랑해요ㅎ“

“고여주... X발년..“
”아악!!!! 진짜 다 죽여버리고 싶어!!!“
”..아가씨... 제발 그만하세요...“
”..너도.. 내가 한심해...?ㅋㅎ“
”너 따위가 어딜 고개를 바짝 세우고 있어!??“
“...죄송합니다..”
태형이.... 태형이가 너무 보고싶다. 결혼을 하면서도.. 같은 방을 사용해본 적은 없지만, 같은 집에 살아도 마주친 적이 극히 드물지만, 태형이는 날 좋아하지 않지만... 태형이가 내 남편이라는 것 자체가 좋았다. 다정한 말투는 아니지만 적어도 무시하진 않기에... 큰 집안에 항상 혼자만 있던 내 어린시절인데, 이제야 옆방에도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했다.
“..고여주 너만 아니었으면...”
“태형이랑 평생 행복할 수 있었을텐데....”
“태형아... 난 이렇게 아픈데...”
“너도... 이렇게 아플까.. 그랬으면 좋겠다.”
태형이와 함께 찍었던 사진들. 비록 사람들에게 보여주기식으로 찍은 웨딩사진이었지만... 이때만큼은 나한테 웃어줬는데. 웃는 얼굴이 정말 잘 어울렸는데. 왜 나한텐 그 표정을 지어주지 않았을까. 그래도.. 좋았어. 집에 꼬박꼬박 잘 들어와줬고, 카메라 앞에선 최선을 다해 남편행세를 해줬고, 옆에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줬고... 마음까지 줬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다음생엔.. 고여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
”그럼 너가 나만 바라볼테니까..“
”혼자라는 그 느낌.. 안 받아도 되니까.“

“사랑같은 거.. 받아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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