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하남의 직진
49
“..오랜만이다... 태형아.“
”넌... 안 본 사이에 더 생기있어졌네..“
”응, 너랑 안 사니까 너무 행복하더라.“
”...그래..? 나는 너가 없어서 자는 것도 힘든데..“
”그래.“
”...보고싶었어, 정말.“
”많이 봐둬, 이젠 정말 안 마주칠 테니까.“
몇 달 후, 드디어 정말 남이 됐다. 정말 이혼을 하게됐고, 미련없이 떠나려던 찰나 윤주현이 나에게 먼저 말을 꺼냈다. 응, 넌 잘 못산 게 딱 보인다. 내가 미안해할 줄 알았던 걸까. 난 너가 없어서 행복해, 이제야 내 삶을 사는 기분이었다고. 친구로서... 친구였던 사람으로서 너도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나보다 더 좋은 남자가 널렸으니까 그들이랑 행복하길 바랄게.
”.....있잖아 태형아, 나 임신..했어.“

“..허ㅋ, X발. 내가 너랑 잔 적은 있고?“
”ㄱ..기억 안나...? 저번에 거래처랑 회식할 때.. 너가 술 마시고 들어와서...!!“
”..그래, 이게 윤주현이지.“
“너가 집에 있는 이상, 난 필름이 끊기도록 안 마셔.”
“아니면 뭐... 너가 몸 굴리다가 생긴 애 아니야?“
”...뭐..라고..!?“
”적당히 좀 하자, 역겨워.“
넌 날 좋아하니까 다른 사람과 잘 일은 없을 거라는 걸 나도 안다. 나만 보는 앤데 다른 남자를 만날 리도, 그럴 깡도 없는 너니까. 하지만.. 이젠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거짓말을 쳐가면서 내가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거니. 애초에 돌아올 김태형도 없는 거 알잖아.
”..미..미안...! 너랑 다시 잘해보고 싶어서.. 거짓말 좀..“
”다시? 다시라니, 우린 애초에 잘해본 적이 없는데.“
”..태형아.. 제발.. 내가 더 잘할게..응?“
”윤주현, 우리 이미 끝났어. 잘해보고 할 것도 없다고.“
”사랑해.. 태형아... 내가 많이 사랑해.“
”난 이제 너가 역겹고 무서워.“
”제발 날 사랑하면 이제 좀 놔주라.“
”너가 내 인생에 없는 게 좋으니까_“

“...그니까... 뭐.라고요...?“
”...했다고... 임신...“

“앟ㅋㅎㅋㅋㅎㅋㅎㅋㅎㅋㅎ”
“진짜..?ㅋㅋ 풉ㅎ흡.. 진짜요..??”
“..진짜니까 크게 웃어.”
“아 미친..ㅋㄹㅋㅋㄹ 아 어떡해...”
“그렇게 좋아?”
“당연하죠!! 완전 행복해...”
1년 뒤에나 아이를 갖고 싶었는데 몇 달만에 가져버리게 됐다. 왠지 속이 더부룩하더라. 너무 이른 것 같아서 좀 걱정이 됐는데 저렇게나 좋아하는 정국이 모습을 보니 걱정이 날라가는 것만 같았다. 아주 그냥 웃음을 멈출 생각을 안 하네.
“당장 애기방부터 꾸밀까요?“
”누나 조리원은 어디로 잡아야되지?“
”해외 가서 쉴래요?“
”아들인지 딸인지 모르니까.. 뭐든 다 사놔야하나..”
“ㅈ..잠깐..! 우리 그런 건 나중에 정할까..?“
“..맞다, 맞다. 미안.. 미안해요.”
”..응...?“
”누나한테 고맙단 말부터 먼저 했어야했는데..”
“진짜 너ㅁ,무 고마워요, 사랑해...흐끕...”
”..바보...ㅋㅋ 아깐 웃더니 이젠 우려고??“
”...누나가 아플, 끕.. 거 생각하,니까 눈물 나와...“
”아픈 게 당연한 건데 왜 너가 울어ㅋㅋㅋ“
”당연,끕..! 한 게 어딧서요...“
정국이 갑자기 폰을 들곤 폭풍 서치를 했다. 이제 2주 됐다는데 아이 옷을 보질 않나, 방을 꾸미려고 하질 않나, 산후조리원을 알아보질 않나...., 고맙다고 안겨서 우는데 벌써부터 머리가 띵하다. 마음은 또 여려선 내가 아파하면 백퍼 미안해할 거라고... 지극정성이실 남편 때문에 걱정이 앞선다...
”진짜... 바부야.“
”그렇게까지 걱정 안 해도 돼, 다들 낳는데 나라고 못하겠어?ㅎ“
”아프자나...끄읍.. 누나,가.. 아픈 거.. 싫은데...“
”애기 생각할 땐 행복하고, 내 생각하면 슬프고 그래?ㅎ“
”..흐윽.. 사랑하니까아....“
”우리가 사랑해서 만든 아이잖아ㅎ 아픈 것보다 행복한 게 더 커.“
”나도 너 너무 사랑해서 우리 사이에서 만든 아이, 꼭 건강하게 낳을 거야.“
”내가.. 아프면, 좋은데...“
”항상.. 누나..흐끕.. 만... 아파...“
”못난 나인데.. 고마워요...“

”내 인생에... 들어와줘서 정말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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