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하남의 직진
50
“구가.., 나 속이 안 좋아....“
“..많이.. 많이 안 좋아...?”
“많이는 아니구... 안아죠...“
“뭐 먹고싶은 거 있어요..? 뭐라도 먹어야죠...”
“쪼꼬우유.. 쪼꼬.. 쪼코과댜... 웅.. 그리구...쪼꼬맛 아이스크림ㅁ!”

“애기 가졌더니 애기입맛이 됐네..ㅋㅋㅋㅋ”
“정말 그거면 돼요? 다른 건?”
“..웅... 국이 사랑..?”
쪽쪽쪽쪽-
“얼마든지ㅎ”
아이가 배 속에 자리잡은 지 몇 달이 지났다. 정국이 사랑으로 여주는 포동포동해졌고 아이도 아주 잘 크고 있다. 지극정성으로 케어하니 그럴 수밖에...ㅎ 다행히 여주는 입덧이 심한 편도 아니었고, 아이가 발로 잘 차지도 않아서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
“자기야, 몸에 좋은 거 아니니까 조금만 먹어. 알겠지?“
”그리고 밥 먹고 먹자.“
”..지금 먹으면 안대...?“
”누나 이거 먹으면 나중에 밥 안 먹을 거잖아요.“
”밥 먹을게.. 응? 지금 먹을래..“
”구가아... 쿠키가 먹구싶대...“
”...안돼요, 안돼. 쿠키가 먹고 싶어 해도 안돼.“
쿠키는 아이의 태명이었다. 아이를 가지고 달달한 게 땡기는지 쿠키를 많이 먹고 싶어 하기도 했고, 나랑 이름이 비슷하다고 지은 태명이었다. 초코가 누나 몸에도, 쿠키 몸에도 좋지 않은 건데 왜 계속 초코만 찾는지 몰라..., 쿠키 들먹이면 마음이 약해져서 주게 된단 말이야... 애가 원하는 거니까....

“....그런 눈으로 보지 마요, 너무 예쁘잖아.“
”...응ㅇ...?“
”..대신 원하는 거 한 개만 먹고 나머진 밥 먹고 먹자.“
“히... 사랑해에!”
“응, 나도 사랑해요.”

“조심, 조심.“
”으아... 몸이 무겁다..“
”집에 엘리베이터 설치할까?“
”..? 그런 곳에 돈 쓰지 말자...“
”여보가 계단 오르내리는 것도 힘들어하잖아..“
”그러다가 우리 쿠키도 위험해지면 어떡해??“
“그정돈 아니거든...? 하여간 전정구기 걱정은 많아.”
집이 2층이라 오르락 내리락하는 것도 이젠 버거웠다. 배 때문인지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것 같고..,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붓고.... 그래도 2층에 갈 때는 정국이가 항상 배도 잡아주고 같이 가줘서 위험한 일은 없었다. 돈이 많아서 쓸 때가 없으니 좀만 더 참으면 될 걸 뭐? 집에 엘리베이터...??? 이게 정국이 클라쓰인가 보다...
“여주야, 밥 먹어요.”
“...무슨 일 있어? 표정이 왜 그래.”
“..나 밥 안 먹을래..”
“...왜, 쿠키가 발로 차? 속이 안 좋아..? 병원갈까??“
”아니이... 살이.. 6kg가 쪘어....!“
”아.. 난 또 뭐라고..“
”....?? 뭐어...?!! 난 또 뭐라고오..!??“
”애기 가지면 당연한 거잖아요, 쿠키가 잘 크고 있나 보지.“
”..심각해... 이건 너무 쪘잖아....“

”예뻐, 살쪄도 예쁘니까 걱정마.“
저렇게 배가 불렀는데 당연히 찔 수밖에 없지.., 여주 딴에는 물론 쿠키가 원해서 먹는 거지만 결국 살은 내가 찌는 거고..... 정국이 딴에는 여주가 살찌든 말든 예전부터 밥을 많이 먹었으면 했어서 지금이 훨 보기 좋다나 뭐라나. 그리고 이제서야 살쪘다고 안 먹겠다는 여주가 좀.. 신기했달까..? 저렇게 포동한 볼살을 봐놓고 이제야 알았다니. 정국이 눈엔 그저 귀엽다....ㅎ
“얼른 아해요, 쿠키 쑥쑥 자라야하고 여주도 키 커야하니까.“
”여보, 내 눈에만 예쁘면 됐지.“
“..내 눈에도 안 예쁜데... 너 눈에 어떻게 예뻐..”
”지금이 훨씬 예뻐. 예전엔 삐쩍 말라가지곤...“
“...거짓말.. 나 60이 넘는데...?”
“100kg여도 사랑할 거야.“
”누난 그냥 내 옆에서 평생 건강하기만 해줘.“

”난 그거면 됐어, 그게 내 처음이자 마지막 소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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