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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출발
더운 여름 날 에어컨을 빵빵하게 들었다. 개 세마리는 에어컨을 틀었는데도 불구하고 많이 더운지 바닥에 배를 대고 헥헥거렸다. 내 옆에 딱 달라붙어있는걸 좋아하는 정한이도 많이 더운건지 고양이의 모습으로 에어컨 근처에 누워있었다. 다른 아이들도 소파가 아닌 바닥에 퍼질러 누워있었다.
" 우리 놀러갈래? "

" 더운데 어딜 놀러가? "
" 바다나 계곡 같은 곳? 어때?? "

" 좋긴 한데 귀찮고 더워. "
" 난 놀러가고 싶은데... "

" 운전은 나랑 원우랑 명호가 할까? "

" 뭣하러 차 세대를 끌고가. 우리가 동물화 하면 되지. "
" 그렇네, 그럼 운전 내가 할까?" 승철
" 좋아!! 언제갈까?? "

" 내일 가자! 빨리 물에 빠지고싶어. "
" 좋아, 지금 미리 짐 싸놓아야지!! " 승관
" 형, 나도!! " 찬
내일 아침 먹고 출발하기로 하고 짐을 싸기 위해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
다음날 해가 뜨자마자 민규가 (빨리 놀러가고 싶었던 건지) 내 방으로 들어와 누나, 누나 하며 날 깨웠다. 민규덕분에 잠에서 깬 나는 거실로 내려와 다른 애들과 함께 빠르게 석민이가 차려준 아침 밥을 해치우고 씻으러 욕실로 향했다.
오늘도 역시나 세변대에 물을 채워놓고 그 안에서 첨벙거리며 놀고 있는 수달을 볼 수 있었다. 세면대에서 찬이를 빼내고 수건으로 감싼 뒤 치약을 칫솔에 짜고 양치질을 하며 젖어있는 찬이를 수건으로 말려주었다.
진짜 눈 깜짝할 새에 모두 다 씻고 옷을 갈아입고는 현관문 앞에 짐를 놔두고선 꼴찌인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근데 정말 한 차에 다 탈 수 있겠어?? "

" 문제 없어. 가자. "
***
8인승 차 트렁크에 짐을 넣었지만 전부 안들어 가서 차 맨 뒷자리 세 자리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다.
두번째 줄 자리 창가엔 내가 앉았고 중간자리 의자를 펼치고 개의 모습인 한솔이가 앉았다. 앞자리 조수석엔 민규가 앉았다. 이번에도 역시 정한이는 내 다리 위에 자리를 잡았고 크기가 작은 햄스터 승관이는 내 어깨에 자리를 잡았다.
고슴도치인 명호는 뾰족한 가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람의 모습으로 반대편 창가에 앉았고 명호의 다리 위엔 여우인 순영이가 앉았다. 토끼인 석민이는 수달인 찬이와 같이 한솔이 품에 쏙 들어가 자리를 잡았고 사막여우 준휘는 운전대를 잡은 승철이의 다리 위에 불편하지 않게 앉았다. 나머지 고양이 세마리는 사이좋게 민규의 품속에 자리를 잡았다.
2시간 내내 차를 타느라 지친 것인지 사람의 모습인 승철이와 명호, 그리고 나를 빼고 모두 잠에 들었다. 나는 내 다리 위에서 새근새근 자고있는 정한이의 털을 쓰담아주었다. 명호가 책을 읽다 말고 날 보며 말했다.
" 아, 귀여워. "
" 그릉... "

" 안자고있었어? "
" 응, 안졸려. 근데 차에서 책읽으면 멀미 안 나? "
" 응, 멀미는 안나. "
" 한 권 줄까? " 명호
" 누나는 책 싫어해 명호야. "
" 맞다 그랬지, 참. " 명호
" 아영아, 노래 틀어줄까? " 승철
" 어, 좋다. … 근데 애들 깨면 어떡해? "

" 잔잔한걸로 틀면 되지. "
승철이가 고른 잔잔한 노래를 들으며 목적지로 향했다. 잔잔한 노래 탓인지 점점 잠이 쏟아져왔다.
팬픽이고 제 머릿속에서 나온 이야기라서 차에 동물 여럿이 타도 안전하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