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내 사람은 나약한 사람이다.

02_이렇게 내 사람은 나약한 사람이다.

작가의 시점_


벤치에 앉으니 아무 소리도 없이 조용했다. 


왠지 벤치가 생각의 의자로 바뀐 것처럼. 약 2분 정도가 지나자,











  "몸도 안 좋고, 공기도 차가운데 얼른 들어가 봐. "
  "부모님께서 너 걱정하실 거야."











강현이가 먼저 입을 때었다. 


여온이는 분명히 강현이 옆에 앉아 있어서 강현이가 한 말을 들었지만, 
들은 척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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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온, 내가 한 말 들었어? 왜 아무 말이 없어?"











  여온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강현이는 걱정이 돼, 
자신의 말을 들었냐고 다시 물어봤다. 


하지만, 여온이는 가만히 앉아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강현이는 생각을 바꿨다.


계속 질문을 하는 형식이 아닌, 
여온이가 스스로 말할 때까지 무작정 옆에서 기달려주는 방식으로.


그러자 얼마지나지 않아 여온이는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고, 
강현이를 쳐다봤다.


스윽_











  "너 어느 학교 다녀? 그냥 궁금해서.."











여온이가 갑자기 뜬금없는 학교 얘기를 하자 강현이는 당황했지만, 
친구가 물어본 질문이기에 답변을 주었다.











  "나 너랑 같은 화양고등학교 다녀. 반은, 3학년 1반."











강현이가 같은 화양고를 다닌다고 하자 여온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리를 흔들거렸고, 또다시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질문을 했다.











  "넌 친구 많아?"











그러자 강현이는,











  "아니?, 나 친구 별로 없어. 근데 이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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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친구가 없거든. 단 한 사람 빼고."











  여온이는 마지막 말을 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일어났고, 
가볍게 강현이에게 손 인사를 한 뒤 집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본 강현이는 당황을 했는지 여온이가 집으로 들어간 지 
몇 분이 지나자 그제야 움직이기 시작했고, 
강현이도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들어갔다.


한편 먼저 집으로 들어간 여온이. 


쾅_











  "여온아, 요즘 너무 힘든 일 있었니? 
  "힘든 일 있으면 바로 엄마나 아빠한테 얘기해, 알았지?"
  "걱정돼서 그래···."







  "네, 힘든 일 있으면 말할게요."











여온이는 말이 끝나자 바로 방으로 들어갔고, 침대에 엎드려 울기 시작했다.












여온이 시점_


 앞에 말했던 것처럼 난, 항상 늘.


혼자였고,힘들었다.


내 사람을 떠나보내고 난 뒤부터.


하지만 항상 힘든 모습을 부모님에게 보여드리기 싫어 부모님 앞에서는 
애써 웃는 척만 했고, 그 뒤에선 폐인처럼 울고,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나 자신과 많은 싸움들을 했었다.


그렇게 한 결과, 결국 나와 나 자신과 싸움에서 버티다가 지금 이렇게 
허무하게 계속 쓰러지고 말았다.


난 이제 어떡해야 하는 것인가.


내 몸이 이렇게나 힘들 정도면···. 


더 이상 힘들지 않게 만들어야 하는 건가··· 


내 얼굴의 눈물이 흘러지고, 우울한 감정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약 3시간 정도 울었을 땐. 


우는 것에 지쳐 난 잠에 들었다. 


밖에서 부모님은 들으셨을 것이다. 


내가 방 안에서 서럽게 울었다는 것을.


그래서 내 울음소리가 잠잠해진 것을 듣자 조용히 내 방에 들어오셨고, 
침대에 조심히 기대시면서 소리 없이 부모님도 우셨다. 


그렇게 다음날이 되고.


내가 일어나 보니 매일 같았던 일상이 또다시 시작되었다.


 그런 난 아무렇지 않게 일어났고, 씻고, 교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학교 갈 준비를 마무리했다.


 물 한 잔을 마시러 부엌으로 걸어가 보니 식탁에 차려져 있는 아침밥. 


그리고 그 위에 올려져 있는 포스트잇 한 장.


엄마의 손글씨로 꼭 아침밥 먹고 가라는 내용의 포스트잇이었다.


그 포스잇을 본 난 식탁에 앉아 숟가락을 들었고, 
한 입, 두 입 정도 먹은 뒤 자리에서 일어나 집에서 나갔다.


덜컥, 쾅_ 


집에서 나가자마자 보이는 강현이. 


놀란 난 눈이 동그래졌고, 
그의 반면 강현이는 미소를 지으며 학교 같이 가자고 말을 건네었다.


난 놀란 마음에 무의식적으로 끄덕거렸고, 
결국 학교는 혼자가 아닌 강현이와 같이 가게 되었다.












작가 시점_


 강현이와 같이 학교를 가는 내내 여온이는 땅만 쳐다보며 걸었다. 


그런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던 강현이는 땅만 보니깐 
고개 아프지 않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여온이는 괜찮긴 하지만, 좀 불편하면서 아픈 것 같다고 대답해 주었다.


얼마 가지 않아 학교에 빨리 도착했고, 
반이 다른 둘은 계단에서 서로 헤어졌다. 


둘이 헤어진 뒤.


여온이는 혼자 반에 들어가 앉았고, 
강현이도 마찬가지로 혼자 반에 들어가 앉았다. 



그렇게 학교 수업이 시작되고, 한 시간. 두 시간, 
그리고 어느덧 학교가 끝나 하교 시간이 왔다.


여온이는 집에 가기 위해 책상을 정리하며 가방까지 쌌다.


 그리고 반 밖으로 나가려고 문을 열었는데. 


오늘 아침, 집에서 나온 것처럼 문 앞엔 강현이가 또 서 있었다.


그러고 강현이는 이번엔 학교같이 갈래가 아닌, 
학원같이 갈래라고 얘기하며 여온이에게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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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원, 같이 갈래?"







  "···너 친구가 나밖에 없어? 왜 자꾸 나랑 가려고 해?"
  "오늘 아침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아까 점심시간에도 나랑 먹자고 했잖아."







  "그게··· 난 너랑 있고 싶어서···."







  "뭐? 미안한데, 내 착각일 수 있지만 날 좋아해도 난 받아주지 않을 거야." 
  "나 자신에게 또다시 큰 상처를 만들어주기 싫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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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깐 그런 마음 있으면 버려."











 여온이는 자신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그 자리에서 벗어났고, 
강현이는 초점 없는 눈에 아주 천천히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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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는 눈물이.


한편 그 자리를 피해 나간 여온이.


여온이도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강현이처럼 정체 모를 눈물들이. 


한 걸음, 두 걸음. 한 걸음을 걸을 때마다 눈물은 고였고, 
결국 걸어다가 주저앉아 눈물이 터져버렸다. 


여온이는 슬픈 마음을 속으로 꾹꾹 누르지 않았고, 눈물이 나오는 데로. 


울음이 터져 나오는 데로 행동했다.


항상 꾹 눌러 삭히는 여온이가 아닌 모습으로. 


이 둘은 며칠 동안 단 한 번도 만나지도 않았고, 
전화,문자,대화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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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_이렇게 내 사람은 나약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