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부터였다.
강현이를 내가 많이 아낀다는걸.
아무리 바쁘게 일을 했어도 온통 머릿속엔 강현이의 생각뿐이었고,
시간만 있다면 계속해서 강현이 옆에 있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느꼈다.
그리고 강현이가 산소 호흡기를 떼고 혼자 호흡한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조금의 변화였지만 그것에 난 눈물을 흘렸다.
또르르_
한 방울, 두 방울, 툭툭 내 옷에 떨어졌고, 그 눈물은 옷에 스며들었다.
난 감동한 마음을 추슬렀고,
그 뒤 강현이의 옆에 앉아 또다시 강현이 옆을 지켰다.
몇 시간 후,
툭.. 투둑_
난 강현이 옆을 지키다 잠이 들었고,
깊게 들었는지 어떤 움직임에 깨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몇 분 뒤, 다시 뭔가 움직였고, 그 움직임엔 깨어났다.
깨어나 보니 강현이의 손가락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나는 움직이는 강현이의 손가락을 한 번 본 뒤 얼굴을 천천히 보는데,
느리게 눈을 떴다 감았다 하는 강현이 모습을 봤다.
보자마자 난 또다시 눈가에 눈물이 고여 결국 눈물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이번에도 감동의 눈물인지, 아니면 안도의 눈물인지.
작가 시점_
여온이가 얼굴을 감싸며 울고 있을 때 강현이는 힘든 몸을 일으켜
여온이를 따듯하게 안아주었고, 여온인 얼마 지나지 않아
슬픈 마음이가라앉았다.
마음이 가라앉자마자 여온이는 어떻게 된 일이냐며 강현이에게 물어봤고,
강현이는 한참 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자신이 아버지로 인해 건강이 악화가 되고,
몸 상태가 그 정도로 될 때까지 있었다는 사실을 여온이가 알게 된다면
화를 낼 것 같아 차마 말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강현이는 누구보다 여온이의 성격과 모든 것을 잘 알기에
더더욱 얘기를 하지 못 한 이유도 있었다.
강현이가 현재 이렇게 됐는지 얘기를 하지 않자 여온이는
너만의 사정이 있었겠지라며 그 상황을 넘어갔다.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가고 여온이는 하루도 빠짐없이 병원을 들락거렸고
강현이를 케어해갔다.
그렇게 치료를 받게 될 날 하루 전.
현재 강현이의 몸 상태는 저번보다 조금 안 좋아졌지만,
컨디션은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다.
그래도 오늘도 어제와 다름없이 강현인 바람을 쐬기 위해 여온이와
옥상으로 올라왔고, 벤치에 앉아 바람을 쐬었다.
벤치에 앉아 바람을 쐰 지 약 2시간.
강현이는 그윽하게 여온이를 바라보다가 어렵게 말 한마디를 내 뱄었다.
"여온아."
"어? 뭐 불편한 거라도 있어?"

"사실···."
"우리 고등학생 때 나 널 좋아했어,"
"네가 그 말 안 받아준다고 선수 쳐서 말해서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아···. 그땐 내가 많이 예민했을···"
"알아. 그리고 사실 난···. 그전부터 널 알고 있었어"
"뭐? 그게 무슨 말이야? 날 고등학생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게···"
여온이의 표정은 당황스럽고 놀란 표정이었고,
강현이는 그 모습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여온이를 바라보았다.
여온이의 놀란 마음과 당황한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을 때
강현이는 저번에 혼잣말로 했던 본인 이름이 말해주었다.

"내 이름··· 도강현이 아니고, 김태형"
"잠깐만. 내가 아는 그···. 김태형이야···?"
"맞아, 너랑 고1 때 사귄 그 김태형이야."
"근데 죽었잖아, 교통사고로···."
"그리고 넌 내가 아는 김태형이랑 생긴 것도 다르고, 성격도 달라."
"난 교통사고로 죽었지."
"근데 내 영혼이 도강현이라는 사람으로 들어가서
신께서 우리에게 또다시 기회를 줬어."
"넌 믿기지 않겠지만."
"그럼 내 생일 며칠이야?"
여온이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돌발적인 생일 질문을 했고,
당황할 줄 알았던 강현인 너무나 당연하게 바로 여온이의 생일을 말하였다.

"너 생일 9월 17일, 고백데이 날"
여온이는 아무리 강현이가 자신의 생일을 알고 있더라도 의심스러웠고,
계속해서 질문들을 날렸다.
처음 사귀었던 날부터 100일, 200일 그리고 1년째가 언제인지 물어봤고,
나중엔 뭘 했는지까지 물어보며 강현이는 자신이 강민이가 맞는다는 걸
인증해주어야 했다.
약 30분 후,
"정말 맞나보네. 김태형···."
여온이는 결국 강현이 태형이가 맞는다는 걸 인정했고,
강현이는 하나의 숙제를 끝냈다고 생각했다.
강현이는 조금 더 여온이와 대화를 나누고 싶어 살포시 여온이 무릎에 누었고, 몸을 돌려 위쪽으로 바라보았다.
바라보자마자 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지는 것처럼 차가운 액체가 떨어졌고, 강현이는 다시 일어나 여온이를 바라보는데.
그 차가운 액체는 빗방울이 아닌 여온이의 눈물이었다.
여온이는 우는 내내 정말 지금까지 쌓여온 힘들고 아픔들을 다 끄집어내
우는 듯했고, 보는 사람이 정말 괴로울 정도로 한없이 울었다.
강현이 아니, 태형이는 여온이를 자신의 몸에 기대에 울 수 있도록 해주었고, 등도 토닥거려주며 진정을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정말 많은 시간이 지나가고, 여온인 눈물이 그쳤지만,
그의 남은 여온 때문에 훌쩍거리며 눈이 조금 부었다.
그런 여온이는 부끄러운 마음에 부은 눈을 손으로 가렸고,
그 옆에 있는 태형이는 정말 다정한 눈빛으로
여온이가 귀엽다는 생각으로 바라봤다.
잠시 후, 여온이가 벤치에서 일어났고, 태형이에게 걸을 거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태형이는 그러겠다며 태형이도 벤치에서 일어나
여온이와 같이 걸었다.
저벅, 저벅_
또다시 한참 옥상을 걸었고, 여온이의 표정은 약간 멘탈이 나간 표정이었다.
태형이는 그런 여온이를 웃게 해주기 위해 잠시 고민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온이에게 큰 웃음을 주었다.

"여온아. 사랑해."
태형이의 가식적인 수줍음에 여온이는 웃음이 터졌지만,
태형이 말엔 가식적인 것뿐만 아니라 진심도 함께 들어가 있었다.
바로 사랑해라는 말이 태형이의 진심이었다.
태형이와 여온이는 더 이상 우울해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 해맑은 분위기로
바뀌어 걸어 다녔고, 잠시 후 병실로 들어갔다.
드르륵_
털썩_
"벌써 내일이 치료 시작하는 날이네."
"그러게···, 시간이 그렇게나 빨리 가버렸네."
태형이와 여온이는 내일 받을 치료를 생각하며 대화를 나누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온이는 집으로 갔다.
그렇게 병실엔 태형이 혼자 남았고,
아무도 말하지도 소리를 만들어내지 않아
태형이의 병실엔 작은 TV 소리만 울렸다.
한편, 집에 간다고 병실에서 나간 여온이.
버스를 타기 위해 병원에서 나왔고,
버스 대기 시간이 너무 길은 탓에 결국 택시를 탔다.
쾅_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 동안 여온이 머릿속엔
내일 태형이가 치료를 잘 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꽉 차 있었다.
잠시 후, 여온이는 집에 도착해 택시 결제까지 한 뒤 택시에서 내렸고
바로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소파에 누웠고, 피곤했는지 잠이 들었다.
여온이가 잠든 지 약 2분 정도 지났을 때쯤 누군가의 인기척이 있었고,
여온이에게 다가와 바라보다 이불을 덮어주고 여온이 집에서 나갔다.
그렇게 다음 날 아침.
여온인 출근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났고
자신에게 덮어져 있는 이불을 보고 피식하며 출근 준비를 했다.
그리고 달그락거리며 전혀 조용하지 않고 다사다난 하루를 시작하는 여온이.
몇 시간 뒤는 여온인 회사에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었고,
어느 때보다 더 밝고 더 즐겁게 일하는데.
여온이 핸드폰에서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벨 소리가 울리자마자 여온이는 핸드폰을 옷 주머니 속에서 꺼냈고,
발신자를 확인하는데···.
밝았던 미소에서 정반대로 웃음기가 하나도 없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 이유는 발신자가 태형이의 병원 측이었기 때문이었다.
여온인 바로 전화를 받았고, 핸드폰 너머엔 소란스럽게 간호사분들과
교수님들이 뛰어다니고 큰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 들을 듣자마자 여온이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회사 밖으로 나가는데
대리님이 부르는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갔다.
회사 밖으로 나간 여온이는 나오자마자 바로 택시를 잡아보려고 하지만
이렇게 중요할 땐 뭐든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게 현실인 것 같았다.
택시를 잡는데 걸린 시간 1시간.
그렇게 간신히 택시를 잡아 병원으로 출발했고,
도착하자마자 택시에서 내려 있는 힘껏 여온인 태형이의 병실로 뛰어갔다.
뛰어가 보니 역시나 태형이의 상태는 좋지 않았고,
교수님들에 표정도 좋지 않았다.
여온이는 현재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기 위해 태형이의 담당 교수님에게
걸어갔고, 물어봤다.
태형이의 상태가 얼마나 안 좋은지.
"교수님, 강현이 상태가 많이 안 좋나요···?"
"몸 상태도 안 좋고, 병세가 더 악화돼서···."
"이런 말 조심스럽지만 작별 인사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네? 교수님, 오늘부터 치료받는 거였잖아요."
"근데 병이 더 악화돼서 작별 인사라는 말은 뭔가요?"
"환자분의 암은 희귀한 심장병이고, 종양도 양성이 아니라 악성이라서
병세가 악화되는 일은 어느 정도 예상했어야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일단 알겠습니다, 교수님···."
여온이는 정말 허탈한 표정으로 태형이를 바라봤고,
잠시 후 여온인 태형이 옆에 갈 수 있게 되어 옆으로 갔다.
저벅, 저벅_
태형이 옆으로 걸어가자 여온이는 어제도 흘렸던 눈물을
또다시 흘리고 말았다.
"김태형··· 네가 이렇게 또 떠나면 난 뭐가 돼?"
"항상 내가 널 지키지 못한 것처럼 떠나버리냐고"
여온이는 지금까지 쌓아놓고 있었던 진심들을 꺼내어 태형이에게 말했고,
그 말들을 듣기만 하는 태형인 눈에 눈물이 고여 눈물을 흘렸다.
그러다가 잠시 후, 기적처럼 태형이는 눈을 뜨게 되었고,
어제처럼 눈물로 붉어져 있는 여온이의 얼굴을 바라보자마자,

"미안해···. 또 너 옆에서 널 지켜주지 못해서···."
"그리고 행복하게 해주지도 못해서···."
"마지막으로 내가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사···랑해···.김여온"
태형이는 마지막으로 싱긋 웃는 모습으로 여온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 뒤 여온이를 잡고 있던 손이 힘없이 떨어지고 말았다.

툭_
그렇게 태형이는 세상을 떠났고,
여온이는 잠깐이라도 이렇게 만나서 고마웠다며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 아니, 죽기 전까지 평생 옆에서 태형이를 잊지 않으며 삶을 살아갔다.
이렇게 내 사람은 나약한 사람이다.
그래서 더더욱 지켜주고 싶은 나 사람이자, 사랑이었다.

최종화_이렇게 내 사람은 나약한 사람이다.
저에겐 정말 짧은 한 작이였지만,
그래도 저의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내 사람은 나약한 사람이다.' 는 완결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쪽이 내 부인이 될 사람입니다.' 연재 중에 있으니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2022.01.25 완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