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도치's 사담방인데.. 이제 단편선을 곁들인
#[단편]_방백

살찐고슴도치
2023.03.31조회수 16
쉿, 이 이야기는 너만 아는 거야.
이곳에 있는 그 누구도 내 이야기를 듣지 못해.
있잖아, 그거 알아? 이 세계는 곪아가고 있다는 걸
미련하고 도태된 그들은 진정한 예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어. 나는 이들을 언제나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지.
그저 기계처럼. 매일매일 헛되고 부질없는 일에만 매달리고 있는 인간들. 얼마나 안타까운지.
나는 예술가야. 나는 예술로써 내 삶의 구원을 얻었고.
이런 나의 욕망을 언젠가 세상에 내비쳐 모두가 나를 우러러보는 날이 오기만을 기대하며 살고 있어.
그게 실현되지 않을까 두렵지는 않냐고? 내가?
아까 말했지. 이 세계는 곪아가고 있다고. 이렇게 삭막하고 침체된 세상에서 내 예술은 하나의 푸르른 깃이 될 거야.
나는 그러므로 그들의 영광이 되고, 나의 사랑, 나의 구원이자 희망, 내 존재의 이유인 예술은 나의 영광이 되어 영원히 함께 하는거야.
삶이 한 편의 연극이라면 이 이야기는 너희들에게만 들리는 이야기겠지. 우리는 이 찰나의 순간에 만나 더욱이 길고 지루한 시간을 떨어져 있어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아쉽지 않아.
내 주변에 있는 그들에게 이 이야기는 들리지 않겠지만 너희들에게는 영원히 기억되어 언젠가 이 기억을 한 줌 손에 쥐었을 때 흩어지지 않는 빛이 되겠지.
아무도 나의 예술을 폄하할 수 없고, 아무도 나를 온전히 이해하여 나와 같은 시선을 가질 수 없어. 내가 이 무력한 삶의 순례자라면, 내가 지금 걷고있는 길은 어디쯤일까.
그러면 나는 또 글을 쓰는 중일꺼야. 길을 걸으며, 구름을 가르며, 바다를 재단하며. 내 글은 그렇게 모두를 감동시키겠지.
나는 그렇게 평생을 살거야. 한 명의 예술가로, 영원히 땅에 내려오지 않는 파랑새로. 그러니 모두들 나를 추앙해. 내 글을 추종하고 나의 예술을 우러러 봐.
그래 이 이야기는 단지 방백이야. 내 안에서만 메아리치며 울리는 소리. 말이 통하지 않는 바벨탑 한 가운데의 외침처럼, 새장에 갇혀 부르짖는 파랑새처럼, 그렇게 공기를 배회하다가 사라지는 소리.
그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해. 내 사랑을, 내 욕망을, 내 열정을.
나는 나의 뮤즈, 그러니 그 새를 사랑해. 푸른색 깃이 햇살에 빛나고, 물빛 눈과, 자그마한 부리가 빛날 때 나는 내 이상과 그제야 마주해. 이제야. 긴 여정과 고난을 견디고. 이제서야.
지금 내 옆의 사람들은 자신의 목표를 위해, 치열하게 현실을 살아가고 있어. 그들은 소리소문 없이,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나에 대해 안좋은 말들을 씹어대지. 그래, 그들의 시선으로만 판단하는 나는 이 세상의 규칙이나 이상향과는 다를 수 있어. 그들이 나의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드리지 못하는 이유야. 하지만 나는 언제나 그들을 향해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어.
진정한 행복을 찾으려 노력하지만 정작 그 방법은 모르는 사람들. 그들이 결국 그들의 원하는 길의 종착지에 도착했을때 그들은 행복할까? 그들의 존재는 기억에 남을 수 있을까? 끝이 없는 미로의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다가 결국 다다른 미로의 중간은 결국 영광스러운 결말일까? 누구는 이 세상이 변하고 있다고 하지, 그리하여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춰 움직이라고 하지.
언제나 쉴새없이 도는 톱니바퀴를 걷는 사람들. 결국 이 곳에서는 영원한 마침표도, 종말도 없는 세상인거야.
그러니 살아남는 것은 이 틀에 박힌 세상을 벗어나기 위한 날갯짓 뿐. 다른 것들은 의미없는 발버둥일 뿐이야. 그리고 남들보다 이걸 조금 이르게 알아버린 나는 그들의 발버둥을 하늘 위에서 바라보지. 예술의 위대함은 서기가 흩어진대도 사라지지 않을거야.
그래서, 내가 그렇게 갈망하는 예술이 뭐냐고?
바로 시간이 지나도 영원히 흐려지지 않는 작품. 도태되지 않고, 아스라지지 않으며 영원히 인간의 뇌리에 남아 대대로 이어져오는 신화같은 이야기. 우리는 아직도 소크라테스나 아리스토텔레스같은 고대 철학자들을 추앙하고 우러러 보지. 그들도 그들의 현재를 살았을 때 이 세상을 이해하지 못했겠지. 그리고그들이 적어내고 뱉어낸 철학의 조각들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고 말이야.
그리고 우리가 살고있는 현재. 그래. 우리는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봐야 한다고 했어. 우리의 현재도 언젠가 고대가 되어 그저 기록 속의 하나로 잊혀지겠지. 지구가 멸망과 재생을 거듭하고, 바다가 말랐다 다시 차오르고, 이 세계가 폐허가 되어 버린다 해도 언젠가 살아갈 인류가 추앙할 작품. 그리고 나의 이상. 나의 온전한 모습. 나의 파랑새.
그들은 그때 나를 기억할꺼야. 옛 성현의 이름들과 함께 내 이름을 되뇌이고, 나의 글을 되새기며 그곳에서 영광과 안식을 얻겠지. 얼마나 아름답고 반짝이는 삶일까. 그럼 나는 죽어서도 죽지 않게 되고, 그렇게 영원을 살아가는 거야. 이것이 내가 구하는 예술이자 내 삶의 목표. 그러니 눈이 감긴 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숨겨진 원석이자 진정한 행복. 나의 사랑.
그라니 모두들 나를 제발 알아줘. 나와 눈을 마주쳐 줘. 안타까운 그대들, 모두 저 새의 날갯짓을 보라고. 나는 그들 또한 나와 같은 영광을 얻길 바라며 그들을 설득했지만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어. 나의 말을 듣고 있는 너희들. 너희들에게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을거 아니야. 잠깐, 너희들도 왜 나를 그런 눈으로 보는데? 이런 욕망, 한번도 가져본 적 없어? 너희들 눈에도 내가 터무늬없는 이상주의자로 보이는거야? 이 세상 사람들은 글러먹었다니까? 왜 대답이 없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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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 "
_" 선우씨 "
_" ...선우씨! "
_" ..하, 또 근무시간에 이상한 망상같은거 하고있는거에요? "
_" 지금이 도대체 몇번째입니까, 근태에도 정도가 있지. "
_" 한 번만 더 걸리면 해고에요. 알겠어요?? "
_" ......... "
_" ...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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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얘들아. 내 말은 이해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