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말랑이래요

“..제대로 한 거 맞아? ppt 싹 다 갈아 엎어야 될 것 같은데? 이대로면 우리 오늘 집에 못 ㄱ,”
지이잉-
수빈의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얼어있던 조원들이 속으로 외쳤다. 제발 급한 전화 제발 급한 전화 제발 급한 전화

[여주]
“여보세요? 어 여주야- 수업 끝났어? 내가 데리러 갈게 조금만 기다려”
뚝.

“15분만 쉴까? 나 잠깐 나갔다 올게”
조원들이 억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제발 나가줘! 안 와도 돼!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할 말을 속으로 삼켰다. 아니 어떻게 저렇게 달라? 지 여친한테는 존나 다정하고 우리한테만 개썩창이야.. (당연)
하지만 조원들이 몰랐던 사실이 하나 있다.
수빈이는 지금 외사랑 중이라는 것
.
.
“오빠 오빠!! 여기 여기!!”
“들어가 있으라니까..또 나와서 기다렸어?”
“매번 저 부축해 주는것도 귀찮을텐데.. 조금이라도 힘 덜어주려고요”
“그런 건 다 괜찮으니까. 얼른 나을 생각이나 해”
얼마 전 발목 뼈에 금이가 입원 했다는 여주의 전화를 받자마자 수업이고 뭐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갈 뻔했다.
먼저 부축 하겠다 한건 수빈이였다.
걱정도 됐지만 더욱 붙어 있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니까

“아프겠당.. 이 오빠가 학과 선배로서 잘 부축해주마”
라고 눈치없는 범규가 말 했을 때 수빈이 눈으로 쌍욕을 날렸다. 그때 범규의 반응이 어땠더라?

“..어, 가만 있어보자~.. 나 갑자기 내일부터 아플 것 같네? 내가 못 챙기겠다 여주야.. 먄”
그래. 존나 진작에 그럴 것이지.
그렇게 수빈의 고백 작전의 1단계가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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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려고 했는데.. 시작하기도 전에 문제가 생겼다.

“야 너 썸 타거나 그런 사람 없지? 진짜 그러지마라”
“..왜애- 좋은 사람 있으면 뭐..”
“좋은 사람? 좋은 사람??? 누나 진짜!..”
“…”
“CC 했다가 깨지고 휴학 하고 군대 가고 지랄 염병을 한 사람이 내 주변에 한 둘이 아니야”
“휴학?!”
“어 그렇다더라. 제발 만나도 다른 학교 사람을 만나”

(ㅅㅂ이게 아닌데)
학교 근처에서 만난 여주의 친동생과 카페에 들어갔다.
제발..제발!.. 미래의 처남!.. 방해하지 말라고!
“..선배, 선배! 괜찮아요? 어디 안 좋아요?”

“어? 아니..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리네”
“병원 가봐야 하는거 아니에요?..어떡해”
“아, 그 정도는 아니야. 여주 배고파? 케이크도 살까?”
“저는 괜찮아요. 선우야 먹을래?”

“…”
“…”
“초코 케이크요.”
“어어, 내가 사올게 그럼!”
“형, 근데요.. 혹시 저희 누나 좋아해요?”
와 좆됐다.
하긴.. 마주칠 때부터 여주 옆에 떡하고 붙어있는 수빈을 아니꼬운 눈빛으로 쳐다보긴 했다. 누나를 위해 CC는 하지 말라는 충고를 하는 입장에서 수빈이 좋게 보일리가 없었다.
수빈이 당황한 틈을 타 여주가 선우의 팔을 때리며 말렸다.
덕분에 살았다.
야!! 너 선배한테 그게 무슨..무슨.. 그런 말 하지마..
나 뭔...미친놈인가. 이 와중에 김여주 귀여워서 입꼬리 씰룩 거리기나 하고.. 그런 생각이나 하며 자기를 노려보는 선우를 피해 어색하게 웃어주곤 카운터로 향했다.
허겁지겁 지갑을 들고 가는 수빈의 뒷모습을 빤히 보던 선우가 참지 못 하고 웃었다.

“누나. 저 형 귀 빨개진 거 봄? 개웃기네”
“..너 진짜!”
“씨씨고 뭐고 걍 해본 소리지. 괜찮은 사람이면 누나 마음대로 해”
“진짜 좋은 사람이야 수빈 오빠”
“응 내가 봤을때도 그래. 합격”
이 상황을 모르는 수빈은 나름 심각했다.
내가 너무 무대포로 들이댔나.. 부담스러울 수도 있어.
친동생한테 저런 말까지 들었는데 나를 좋아해줄까
“주문하신 케이크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뭐 어때. CC가 싫어? 그럼 졸업 할 때까지 기다리면 되지.
난 그만큼 진심이고.. 좋아하니까.
자리에 돌아가니 여주의 동생은 어디 가고 여주만 앉아 있었다.

“동생은 어디 갔어?”
“데이트 방해하기 싫다고 먼저 갔어요”
“아 그렇구나..”
..뭐? 뭐라고???
“오빠 저랑.. 사귈래요?”
“…”
“좋아해요”
“…”
“..진짜로”

“…”
트레이를 내려놓고 여주를 바라봤다.
…공공장소에서 죄송한데 알아서 눈 돌려주세요
그런 생각이나 하며 여주의 뺨을 감싸 가볍게 입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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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사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