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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신부.
어릴때부터 재밌게 읽었던 책의 제목이었다.
부모를 잃어버리고 홀로 남겨진 나에겐
새 부모님 보다도 책이 더 가까운 사이었다.
호랑이 사건이후,
난 입양되었고 다행이도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좋은 오빠들도 생겼다.
원래 무슨 성인지도 기억이 안났던 나에겐
새로운 성이 생겼고 내 이름은 '이여주'가 되었다.
매일 도서관에 가는게 일상인 나는
오늘도 도서관으로 향했다.
다정한 오빠들의 잘다녀오라는 인사에
눈인사를 건네며 밖으로 나섰다.
이제 나의 나이는 20살
어릴때라고 해봤자
초등학교 2학년이 넘었을때부터
입양되기 전인 13살까진
거의 공부란걸 하지 못했다.
그래도 매일 책을 달고 살았던 터라
유일하게 글쓰는거 하나는 잘했다.
공부하기엔
이미 늦은 시기라 새부모님은 대학을 가는것을
나의 결정에 맡겼다.
대학을 못가지는 않겠지만
돈도 나가고 실제 자식이 아니기 때문에
살짝 드는 죄송함에 고등학교 1학년에 자퇴를 했다.
그 뒤로 돈을 벌기위해 작가를 꿈꿨지만
고졸도 못한 나는
그 꿈을 이루긴 어려웠다.
그래서 인터넷 소설로
가끔씩 돈을 벌며 살아가고 있다.
나와다르게 명문대를 나온 오빠들은
총 3명이나 되서 내가 돈을 벌지 못해도
나를 아껴줘서 괜찮았지만
언젠간 독립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요즘은 더 열심히 글을 쓰고 있다.
주제는 호랑이 신부.
신박하면서도 판타지 적인 내용에
큰 인기까진 아니지만
꽤 이름이 알려진 작가가 되었다.
물론 인테넷 세상에서
이젠 글쓰는것도 지루해 질 무렵이었다.
오랜만에 작업환경을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집앞 카페어 노트북을 들고
자리를 잡았다.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이 끝나 돌아갈 때 쯤의
시간이라 카페는 음악소리로 가득찼다.
호랑이 신부...
호랑이는 자신의 운명만 신부로 삼는다고 했다.
운명이란걸 알수있는 방법은 없지만
진짜 운명이라면
오래전에 만났던 사이라고 했다.
어렸을때 부터 닳도록 잃던 책 내용이었다.
진정한 호랑이의 신부는
아주 용감하고 마음이 따듯한 사람이랬다.
"..난 아니겠네"
"뭐가?"_
작게 속삭인 말에 대답이 돌아오자
크게 놀라 소리지를뻔 했다.
"ㄴ..누구세요..?"
"나? 그냥.. 지나가다 내용이 인상깊어서"_
"..네?"
뭐지 도라인가 생각하던 와중 그 사람이 물었다.
"넌 호랑이 신부란게 진짜 있을거 같아?"_
"아마도 있지않을까요...?"
"호랑이들은 다 그렇게 생각해 있는데 분명히 있는데 왜 내 신부는 안나타나지? 이렇게"_
"나도 그렇게 생각했고"_
"아..네.."
"..네?!"
"좀 서운하네.. 나 기억못해?"_
여주는 아무리 머리를 굴렸지만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다.
"누구시죠...?"
"너 호랑이 사건알지?"_
"아..네"
"...설마"
"ㅎㅎ맞아 나 그 호랑이 대장"_
"ㄱ..권순영..?!"
"내 이름도 기억하네!"_
권순영 절대 잊지 않았던 이름
다시 찾고싶었던 사람.
이렇게 나타나다니..
"저..진짜 호랑이 대장이에요..?"
"나이는요..?"
"신부는 찾았어요..?!"
나는 그동안 꼭 물어보고 싶었던 것들을 물어보았다.
"음..대장은 맞고 호랑이 이기도 하지?"_
"나이는 호랑이 나이로는 좀 많아"_
"인간 나이로는 26살!"_
"신부는.."_
웃으며 잘만 대답해주던 권순영이 갑자기 멈췄다.
"못찾았군요..?"
권순영은 뜸을 들이다 말했다.
"찾았어 방금."_
"네?"
"너야 내 신부"
"오랫동안 찾아다녔어 내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