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냐 사랑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3 수.사.문

수능 이냐, 사랑 이냐 

그것이 문제 로다.

@ 민설탕포레버

















하아.. 지친몸을 이끌고 일어나 미친 생얼을 감추기 위한 화장을 하고.. 터덜터덜 힘겹게 역에 가는 길이었을까, 누군가 내 손을 잡아챘다. " 누나, " 라는 목소리를 보아하니 전정국이었다. 아, 왜.. 그렇게 얘기하면서 난 그냥 무시하고 계속 걸었다. 아 누나아!! 계속 보채더라. 


" 하..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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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나, 같이 가. "


눈꼬리가 내려가고, 입꼬리는 올라가고. 눈썹은 또 올라가는. 혹시 이런 표정을 지을 때는 무슨 기분인지 저 순딩한 아이는 알까. 귀찮고, 짜증나고, 다 싫은. 아, 그러고보니 곧 생리였다. 뭐 어쨌든, 전정국 나 화났다.


나 바쁘다고. 그냥 먼저 가지? 
솔직히 이리 목소리 깔 생각도 없었고, 단순 짜증에 순간적으로 말이 세게 나온 듯해서 사과할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얘는 내 사고로는 도무지 예측이 안된다. 얘가 하는 말. 

아직도 화났어? 
미안, 근데 나 진짜 장난 아닌데..
나 누나 되게 좋아해. 응? 

왜 다시 사랑고백을 시전하는 건지. 귀엽냐고? 뭔 개가 짖나. 솔직히 지금은 얘가 이러는 거 부담인데다가 귀찮다. 음. 30km 밖에서 시속 300으로 슬쩍 잠시, 언뜻 보면 귀여운 듯 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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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나 한번만 봐줘. 나 외롭단 말야. "


" 참나.. 친구도 많고 여사친도 많잖아, "


" 아닌데, 나한텐 지연이밖에 없는데에..? "


" 허, 개구라까고 있네. 누나는 어따 팔아먹었냐? 학교나 가자. "


" 쳇, 진짠데,. "


이야기하다가 보니까, 괜히 기분 안 좋아져서 그냥 정국이를 뒤로 한채, 앞으로 빠르게 뛰어갔다. 쟤는 왜 저런 말을 하는지, 웹툰을 너무 많이 봤다, 저 녀석은.

" 누나, 누가 먼저 가래. "


긴 기럭지를 자랑하며 뒤따라오는 그에, 난 모르는척 뛰어서 역으로 들어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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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끄이아악.. 배고파.. "


" 당연한거 아님? 너 공부만 죽어라 했잖아.. 6시간동안.. 
내가, 놀자고 라도 문제만 풀드만.. 꼴좋구먼.. 뭐. "


" 우이씨.. 네가 그러고도 내 친구냐.. 너 오늘 뒤진다.. 김슥쥐새끼야.."


" 끄아악..! 매점 쏠게.. 이거 놔라.. " 


" 무르기 금지. 레츠기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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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돈.. 금쪽같은 내 2마넌.. 뜯기며는.. 안돼애.. "


" 뭐가 안돼.. 친구, 우리 친구.. 
돈이, 그렇게 소중했으면, 안 까불었어야죠? "


" 흐그극.. "

장장 6시간의 공부였다. 약 6시부터, 현재 12시 쉬는시간. 계속 까부는 김석진에 결국 결과는 같다. 매점으로 내 지갑은 질질 끌려간다. 얘는 쓸데없이 돈만 많으니까. 그걸 알고 까부는 걸까? 얜 제 딴에 줄였다며 간식 비용이 2만원이라고 하지만, 저한테 하루 간식 비용으로 늘 20만원이나 챙겨놓는 것을 모를까. 내가 얘랑 몇년지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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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 지연이랑 석진이구나! "

그래, 맞다. 이젠 늘 이렇게 얻어걸리는 석진이 덕에, 매점 아주머니가 우릴 알 정도로 자주 먹곤 한다. 한 손에는 단어공책, 한 손에는 넓은 어깨를 가진 한 남학생의 목덜미. 아주머니는 너무나도 당황하셔 처음에는 나를 양손이라고 부르기도 했었다. 

뭐, 그래서 매점에서 골라온 비타500 하나, 그리고 초코바. 

이제 슬슬 김석진을 부를 때가 되었다. 저쪽 과자 진열대에서 민초 오레오를 구경하는 저 아이는 과연 고3이 맞을까 싶지만, 극혐하는 표정으로 그를 계산대로 불러 계산한다.

석진아. 민초는.. 왜 보는거야? 라고 전에 한번 물었더니 자신의 쿨한 월와핸 미모가 달달하고 시원하다는 평을 받는 민초와 어울린다나 뭐라나.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그래서 늘 혐오대상이다. 김석진 요놈은.

" 헤이 김석진! 나 먼저 간다. 사줘서 고맙고 민초는 작작 봐라! "

" 응. 빠이. "

초딩 말투.. 얘는 같이 있으면 초딩이 되는 기분이다. 어쩔티비 부터해서, 빠이에.. 뭐, 좋게는 긴장이 풀린다고 해야하나..


어?


뒤에서 왜 인지 모를 익숙한 머리통이 지나갔다. 아무래도, 채린이같은데.. 왜 중학교 건물말고 이 쪽으로 왔을까? 아, 채린이는 전채린으로, 중학교 3학년이다. 전정국 여동생이고. 

채린아! 소리질렀다기 보단, 작지만 큰. 평소 톤대로 얘를 부르니 아무라도 못 들었나보다. 뛰어가서 채린이의 어깨를 잡았다. 애가 당황했는지 아무말 없이 날 쳐다보다가, 갑자기 물에 젖은 강아지마냥 날 보며 무언갈 부탁하려고 했다. 

" 언니.. 있잖아.. 혹시이.. 전정국이.. "

뭔가 있다. 불안한 느낌이 온몸에 선율을 돋군다. 소름이 돋고 귀가 간지러운게, 진짜 불안하다. 뜸도 들이는 것을 보니.. 또 그 스트레스 받는 고백 이야기일까 싶기도 하다.

" 응, 채린아. "

" 전정국이랑 사귀어? "

" 미쳤니. 채린아? "

" 언니, 미안해. 미리 사과할게. "

" 응...? "


그 말을 끝으로 빠르게 뛰어 사라져버린 채린이었다. 오늘 김석진 용돈빼곤 다 한 군데씩 나사빠진 듯 행동하는 꼴이, 다시 생각만 해도 참 머리가 지끈거려온다. 시간을 보니 벌써 12시 15분이다. 헙, 곧 자습일텐데. 뭘하고 앉아있는 건지. 서둘러 뛰어 교실로 결국 들어갔다. 


** 


7교시였다. 2시쯤. 후끈하다가 배가 꼬인듯 아파오는게, 마법의 날인듯 했다. 한마디로, 터진 것 같았다. 하, 심란해 죽겠네. X발. 오늘 아파죽겠고 짜증나던 게 이 때문이었나보다. 전정국 이 미친 고백빌런. 한번만 더 귀찮게 하면 이제 죽여버릴거다. 








➕ 안녕하세요, 게으른 닝겐임니다. 자기전 후딱 해치우는 바람에 맞춤법 검사기를 못 돌렸네요.. 내일 수정하겠습니다! 다들 좋은 밤,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