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햇살에게

나의 햇살에게.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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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민윤기. 먼저 가라. 난 룸 잡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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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적당히 하고 가라."







윤기가 여주에게 전화가 걸려오는 폰을 쳐다보았다. 머리를 한 번 쓸어넘기고 그 전화를 받았다.







"..."



"누나?"



"... 윤기야."



"응. 얘기해 봐."



"전정국이 말한 게 진짜야?"



"응? 전정국? 그게 누군데?"



"그치? ... 아니지?"



"뭔지 모르겠지만 아니니까 걱정마."






올라가는 입꼬리를 막지 못한 체 윤기가 웃음을 내뱉기 시작했다. 윤기의 웃음소리를 들은 여주는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윤기야?"



"미안 지금 친구랑 있어서."



"... 아... 내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지?"



"그게 뭐든 아닐 거야. 누나도 알고 있잖아."



"응... 전화받아줘서 고마워. 환영회 때 보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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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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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네?"



"..."



"안 올 줄 알고 음료는 하나만 시켰는데."



"상관 없어. 빨리 말해."



"너 감당할 자신 있어?"






여주가 고개를 끄덕이자 정국은 입을 떼고 말해주었다. 간단하게 윤기는 여주에게 받은 돈으로 여자 만나고 그냥 재미로 만나는 거였다는 걸.





"... 거짓말."



"믿는 건 너 자유. 내가 아는 건 이것밖에 없어."



"아니야. 윤기는... 윤기는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따뜻한 사람이었어."



"알아서 생각해. 그리고 도와줄 거 있으면 불러. 언제나 되니까."




"... 꺼져 그냥. 다시는 연락하지 마."








물방울이 맺힌 정국의 컵에 비친 여주의 흐릿한 형체는 사라졌다. 문을 벅차고 나가는 여주가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정국은 여주를 눈으로 좇았다. 그녀의 머리카락 토씨 하나도 안 보일 때까지.






















여주의 심장은 말도 못 할 만큼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윤기에게 아니라는 전화를 듣긴 했지만 그마저도 불안한지 무의식적으로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다.







"아 시발..."







뒤죽박죽 뒤엉킨 머릿속에서 정말로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우리의 사이가 어딘가 어긋난 것 같았다. 아니면 시작부터 잘못 끼운 단추를 이제서야 발견해버린 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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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에게 김여주는 흥미로운 사람이었다. 반짝반짝 빛나고 소유욕을 일으키는 대상은 아니었지만 저를 귀엽게 보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이 빠진 호랑이랬나. 웃겨.







"으엉, 귀여워."


"... 아닌데."








대충 수준을 맞춰주다 보면 돈도 빨아먹기 좋고 구경하는 맛이 있었다. 키스 한 번에 귀가 빨갛게 물들어가는 모습까지. 그리고는 부끄럽지 않은 척, 웃어주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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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여자로 보이지는 않았다. 그냥 가볍게 만날 정도. 계속 놀아주는 건 받아먹은 돈으로 노는 게 재미있어서. 이제는 장난감에 대한 흥미가 떨어진 정도. 윤기가 여주와 찍은 네컷사진을 라이터로 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