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유진 선생님께,

안유진 선생님께,

긴 말을 쓰기전에 먼저 말하고 싶어요. 좋아해요, 선생님.
왜 갑자기 떠나신건지 모르겠어요. 보고싶어요. 음악실에서 제게 말해주셨잖아요. 저는 눈이 참 예쁘다고 눈동자에 빠질것만 같다고. 저도 하고 싶은 말이 있었어요, 선생님 눈동자 색이 너무 아름다웠다고요. 그 안에 빠져 죽을것만 같았어요. 
 기억하세요? 비 오는 날 식수대 앞에서 제가 선생님께 했던 말을요, 축축한 공기 때문인지 제 앞의 선생님이 너무 예뻐서인지. 키스하고 싶다고 했어요 선생님이랑. 난 그 때 그 기분을 잊지 못해요. 빗물에 젖은 입술이 나와 맞물릴 때, 혀가 섥혀들어갈 때. 얼마나 달콤했는지 그 자리에서 쓰러질 뻔 했어요. 선생님이 제 뒷목을 잡고 계시지 않았더라면 전 쓰러졌을거에요. 
도망치듯 그 자리를 빠져나간 뒤, 조금 후회했어요. 한번 더 해보고 싶었거든요.
선생님 그땐 왜 그러셨는지 모르겠어요. 선생님이 몸살로 학교에 나오지 못하셨던 날. 제가 선생님 집으로 찾아갔을 때, 왜 문을 열어주지 않으셨나요? 제가 무려 두시간이나 당신이 나오기를 기다렸는데. 방음이 전혀 되지 않는 원룸의 현관문 빈틈으로 Dreamlike가 흘러들어 왔어요. 맞아요 선생님이 제일 좋아하는 노래잖아.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었죠. 그런데 왜 내 키스는 받아줬어요? 나는 왜 안아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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