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네요 이거!"

"귀엽네요ㅋㅋ
순영 선배님 환장하시겠는데요?"
"그래... 좋아 죽겠네..."
ㅅ발 뭔놈의 가격이...
이딴 설탕 덩어리가
15000원이다.
"애인 줄 생각하면 기뻐야지
왜 그렇게 죽상이에요?
아... 가격..."
"이게 맞나 싶다;;
이거 하나 던져 준다고 화가 풀리냐..."
"워낙 단순하신 분이니까
괜찮을 듯요 ㅋㅋ"
"그런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선물 하는 거.
받기만 해봤지
준적은 단 한번도 없다.
이런거 챙겨주지 않아도 을이 되는 건
상대방 들이었으니까.
난 언제나 갑이었으니까.

"아 살거예요 말거예요 ㅡㅡ
이러다 해 다 지겠네.
애인한테 돈 쓰는 게 그렇게 아까워요?!
자기 돈도 아니고
게임인데 뭐 어떻다고..."
"뭐..?!"
뭐야 이자식.
NPC가 이래도 돼?
"게임인거 잊지 말라구요ㅋ"
그래.
이건 진짜 연애가 아닌
게임일 뿐이다.
잠시 괜한 오기가 생겼다.
이건 게임이다.
나도 한번 쯤은
을이 돼 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그래. 사자!"

"후우..."
해가 지고나서야
순영이의 집 앞에 왔다.
분명 어제 왔었는데
왜 이렇게 낯설까.
순영이를 불러
마카롱을 얼른 주고 가려 했지만,
생각처럼 전화가 걸어지지 않았다.
자존심 때문일까,
이런 내가 낯선 것일까.
승관의 말대로 게임이지만
고민되는 건 여전했다.
"아니 선택지 없는 게
더 어려우면 어쩌자는 거야..!
지금 이러고 있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정도로 쓰레기였던가..."
이제와 생각해 보니
전 애인들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이렇게 고민 되는 일을
나에게 거의 매일 해왔을 텐데,
잠깐의 자아성찰이었다.
뚜르르르 -
전화 연결 버튼을 눌렀다.
큰맘 먹고 전화를 걸었는데
김빠지게 시리,
권순영은 바로 받지 않았다.
전화가 끊겼다.
연결 시간이끝날때까지
권순영은 받지 않은 것이다.
초조해졌다.

"뭐야 권순영?!
이 시간에 잘리는 없고..."
현재는 7시 30분.
자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일부러 안받는 건가?
순간 빡이 쳤다.
"이 ㅅ끼... 어제 내가 안받았다고
복수라도 하시겠다?"
손에 들린 포장된 마카롱을
거칠게 뜯어
한입에 털어 넣었다.
존나게 달았다.
단 거 안 먹는데,
당떨어진다는데 뭔지 알겠다.
난 망설임 없이 그곳을 떴다.
"그래... 뭔놈의 서프라이즈?
개나 주라해~!!"
.
.
.
집에 왔다.
씻고 핸드폰을 보니
권순영에게서 연락이 와있었다.
전화는 아니고...
(✉) 아기 호랑이❤ - 형 죄송해요ㅠㅠ
잠들어서못받았어요!
무슨 일이에요?
(✉) 윤정한 - 아니야~ 괜찮아 ㅋㅋ
줄 거 있어서!
(✉) 아기 호랑이❤ - 아~ 그럼 내일 봬요!
피곤하실텐데 쉬세요!
(✉) 윤정한 - 어 그래 잘 자 ㅋㅋ
내가 괜찮다고 말한 것도
아마 처음일테다.
이렇게 보니까 조금 쓰레기인 것 같지만,
순영이에게서 연락 온 길
기다린 모양이다.
지금 당장 만나자 할 생각이었는데...
내일 주지 뭐.
아.
먹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