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수위높은 내용이 표현 돼 있습니다.
"<정한>님,
히든 미션은 만족스럽게 흘러갔나요?"
"그래. 이정도면 뭐.
꽤괜이지 않냐?"
"히든 미션의 결과는 엔딩입니다.
추후 엔딩으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왜 물어 본거야;;"
어제의 히든 미션은
어찌 저찌 잘 끝난 것 같아.
눈에 확 띄는 변화가 있다 하면,
내가 자존심을 굽혔다는 거
아니겠는가.
띠링 -
(✉) 아기 호랑이❤ - 공대 건물 앞이에요!
수업 들어가시기 전에 봬요~
맞다.
순영이에게 주려 한 호랑이 마카롱을
다시 샀다.
홧김에 먹었던 마카롱이
조금 아깝게 느껴졌다.
하루 안봐서 그런가?
문자를 받자 망설임 없이 발길이
순영이가 있는 장소로 향했다.

어느새 나의 시아에
순영이가 들어왔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난 손을 높이 올려 흔들었다.
순영이는 나를 발견했음에도
표정에 변화가 없었다.
"많이 기다린 거 아니지?"
"네 괜찮아요.
저도 온 지 얼마 안됐어요."
"다행이다 ㅎㅎ
자! 주려고 한 거.
새로 생긴 마카롱집에서 사온 거야!
진짜 맛있더라~"
"생각해서 사오신거예요?ㅎㅎ
고마워요."
"뭘ㅋㅋ"
선물했을 때의 뿌듯함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나에게 선물을 준 전 애이들도
이런 마음이었을까?
글쎄다.
나는 순영이처럼
기뻐해 주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럼, 난 이만 가볼게~ㅋㅋ
이따 점심 때 봐!"
"잠시만요 형,
저도 할 말 있어요..."
"응?"
이제서야 깨달았다.
순영이의 톤이 평소와는 달랐다.
어제 전화했을 때 부터
분명 이랬다.
나와 서로의 눈만 쳐다볼 뿐이었다.
나는 권순영의 동공이
희미하게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예상했던 말.

"우리 헤어져요."
"싫어."
헤어지자 말하는 권순영보다
오히려 내가 더 강압적이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싫다는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
권순영의 눈동자는 떨림을 멈추고
차갑게 변해갔다.
입을 열려던 권순영을 막은 건
먼저 말한 나였다.
"내가 왜 그래야 되는데?
그리고, 니가 뭔데 나를 차?
너 어제 일로 화나서 그런거야?!"
"잘 아시네요."
"뭐?"
"저 정말 피곤한 사람인지 아시면서
왜 몰래 그러신 거예요?
몰래도 아니네요.
대놓고 핸드폰 꺼놓으셨으니.
저도 제가 집착이 좀 심한 사람이란 거 아는데,
지나치게 호랑이 좋아하는 거 맞는데,
섹* 더럽게 못하는 거 아는데!
이런 절 이해 한다 하신건
형이에요!!"
권순영은 뭐가 억울하다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과 목소리로
소리쳤다.
때문에 그 근처에 있던
모든이들의 시선이
우리에게로 집중되었다.
사실상 나에겐
섹*라는 천박한 단어만
거슬리고 수치스러울 뿐이었다.
왠만해선 굽신 거리려 했는데,
뭐하는 새끼야 이거?

"그래 ㅋㅋ 헤어져!
헤어지면 니가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
"구질구질하게 굴지 마세요.
마지막 까지 형을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 싶으니까."
"뭐?!"
흥분한 나를 뒤로하고
권순영은 사라졌다.
멈춰서서 우리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눈치를 살피더니
하나, 둘, 갈 길을 갔다.
나는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다.
엔딩이었다.
"챕터 1을 종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