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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분이기에 지금부터라도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암이라는 것은, 젊을수록 더욱더 치명적인 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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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2기라는 판정을 받은 뒤 바로 입원 치료를 시작했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 걸린 암은, 최악이었다.
젊다는 것 때문에 암 세포들이 빠르게 움직였고 더 집요하게 자리를 잡았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느껴지는 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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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구두굽 소리를 내며
조심스럽게 다가온다.

“몸은 좀 어때?…”
“ㅎ… 괜찮아…”
“맨날 괜찮데…
오늘 중요한 미팅이 있어서 항암할 때 옆에 못 있었줬네…
무섭고 힘들었을텐데, 미안해…”
남자는 자신이 옆에 있어주지 못했다는 것에 미안해하고,
항상 괜찮다는 말만 건네는 여자친구에게 서운한 감정을 같이 느끼고 있었다.
그런 마음 때문일까, 그는 한 번 더 시트를 만지기도 하고
뻐근하지 않은 어깨를 주물러본다는 등
말보단 행동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그는 간이의자에 앉아 여자친구만을 바라보고 있었고,
시선에는 꿀과 눈물이 섞이지 못하고 있었다.
“연아, 나한테 좋은 소식만 전해줄 수 있지?”
그의 말을 들은 그녀는,
물음에 쉽게 입을 땔 수가 없었다.
앞에 말한 것처럼, 하루하루가 다르게 느껴지는
자신의 몸을 누구보다도 잘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나 오늘 밥 반 공기나 먹었어.”
위암이 찾아오고 나서부터 밥 먹는 양이 확연하게 줄어든
그녀는, 누구나 평범하게 말할 수 있는 말을 어느 순간부터 자랑과 대견함이 묻어나는 말로 바뀌어 있었다.
그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가볍게 흘려 듣기보다
’잘했네.‘라고 칭찬하기 바빴다.
“잘했네, 우리 연이.
우리 할머니가 나 어렸을 때, 밥 많이 먹으면 아픈 거
빨리 낫는다고 했어. 그러니까 연이 금방 나을 거야.“
그의 칭찬들이 그녀의 머릿속 깊이 잔잔한 여운을 주며
어느덧 어둠이 찾아오고.
병실들은 소등을 한 뒤 잠자리에 들기 시작했다.
그녀도 다른 사람들과 다름없이 잠자리에 들기 위해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불편하진 않아? 이불 조금 더 펴줄까?“
”딱 좋아, 그러니까 이만 가봐. 내일 출근해야하잖아ㅎ…“
”너 잠든 거 확인하고, 갈거야.“
매일매일 잠든 모습을 확인하고 간다는 말을 들어도 그녀는 잠들기도 전에 가보라는 말을 전한다.
미안한 마음에.
애써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을 덜기 위한 말이었을까,
아님 덜기에도 부족한 말이었을까.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었다.
날씨는 여름에서 가을이되고, 쌀쌀해지는 겨울이 되는
그 사이로 접어들었다.
그 안에는 많은 우여곡절들이 일어났다.
항암치료에 지쳐 그만 치료를 받겠다는 그녀의 말에
화가나 며칠이나 병실에 찾아오지 않은 그.
그리고 너무나도 큰 고통 때문에 쇼크가 오기도 했고,
혈토까지 보는 순간들이 점점 잦아들기 시작했다.
또한 위암 2기에서 3과 4가 될 그 사이 지점까지 도달했다.
그녀의 몸은 가면갈 수록 가느러지기 시작했고, 진통제의 양도 많아지기 시작해 마약성 진통제까지 투약이 되어야 했다.
이제는 진짜로 하루하루가 피폐함을 깊이 느끼고
삶의 흥미까지 져버린 그때였다.
“선생님 어레스트(심정지)입니다!..”
또다시 심정지가 찾아온 그녀.
이번에는 정말로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간호사는
빠르게 보호자인 그에게 전화를 건다.
“우 연 환자, 심정지에요. 빨리 병원 와주세요.”
회사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같이 커피를 마시며 바람을 쐬고 있던 그.
듣고 싶지 않은 두 마디를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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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눈을 질끈 감고 뜨자마자 회사 주차장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속도위반까지 하며 그녀에게 달려갔다.
가는 동안 그의 마음 속에는 단 한 마음뿐이었다.
‘제발, 마지막이지 않기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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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도착해 주차도 하지못한 채 병실로 뛰어가는 그.
쾅! -
큰 소리와 함께 활짝 열리는 병실 문.
그 안에는 흰색 천이 크게 덮여 있었다.
하지만 한 걸음, 또 한 걸음 천천히 걸어가보며
그녀의 앞에 서는데.
‘오늘 나 밥 반 공기 다 먹었어.‘
문득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는 이 말의 목소리.
그는 잘했다고, 잘 버텼다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이번엔 아무 말도 말해줄 수가 없었다.
하얀 천 옆에 조금 나온 그녀의 손을 잡자마자
그의 눈가는 마르지 않는 우물이었다.
그는 그녀의 손을 놓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려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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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개인 소재로
오랜만에 글 끄적여보고 싶어서 써봅니다ㅎ…
독자분들에게 좋은 글이었길 바라며
이만 가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