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이야기는 시즌2 8화와 이어집니다.)
죽어도 오지 않았으면 하는 다음 날은
무슨 짓을 하든 오게 되어 있다.
밝디밝던 달빛은 황제의 마음을 모르는 체하며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리고, 황제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없다.
"폐하, 재상입니다."
그런 황제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백호가 조심스레 황제를 찾아왔다.
"편하게 해, 무슨 일로 왔어?"
"내가 모를 줄 알았지."
"...뭘,"
"민현이 걔, 유학 간다는 거.
그리고 너도.. 따라가고 싶어한다는 거."
"그걸 어떻게,"
"유학 일은 민현이 걔한테 직접 들었어,
그런데 네 의사는 한 번 떠본 건데 역시 맞구나."
황제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음과 동시에
백호의 두뇌명석을 잊고 있었던 자신을 원망했다.
"넌 분명, 내 원수잖아."
백호는 체념한 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왜 난 널 좋아했던 걸까?"
"...."
"정작 넌 야속하게도 날 봐주지 않는데."
백호는 애써 웃어보이며 걸터앉아있던
의자에서 일어났다.
"공자는 걱정하지 마.
후작 부인이랑 내가 잘 키울게.
공자도 후작 부인 좋아하더라.
나 마음 정리했어.
후작 부인,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 같아.
정부도 뭐, 할 만 하겠던데."
황제는 백호의 입에서 나온 의외의 말에
놀랐지만 전처럼 가슴이 아파오지는 않았다.
변화에 익숙해지는 듯 했다.
"그 애, 내가 벌할 거야.
벌한 후에 정부로 들어가도록 해줘."
하지만 평생토록 사랑하는 사람이 바뀌어버린
것에 인한 허무함과 공허함은 가시질 않았다.
분명 민현을 볼 때마다 행복했지만
백호가 계속해서 떠올라 어디선가 허무한 감정이 솟아났다.
이 일의 주범, 후작 부인을 벌하고자 했다.
"그러지 말지?"
백호는 또 한 차례 뜻밖의 말을 하였다.
"뭐? 왜?"

"나, 후작 부인이 좋아졌어.
아까 널 붙잡으면서도, 지금 너랑 이야기하면서도
후작 부인이 떠올라."
황제는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왜 자신을 향하는 백호의 눈빛이 예전처럼 냉랭했는지,
자신을 좋아한다는 말이 왜 과거형인지,
무엇보다,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마치 백호를 보는 자신처럼.
"민현이 따라서 유학 가,
제국은 나한테 맡기고. 이 든든한 재상이 있잖아-"
백호는 애써 환히 웃으며 분위기를 띄우려 했지만
황제의 낯빛은 여전히 어두웠다.
"이제 난 아무렇지도 않아,
다행히 널.. 안 좋아하거든."
백호는 황제를 조금이라도 안심시키려
조금의 말이라도 이으려 했다.
"그 애.. 벌하지 않을 거지?"
황제는 창문을 열어 높디높은 밤하늘을 바라보며
흐르려 하는 눈물을 겨우 참아낸 후 입을 열었다.
"벌하지 않을게."
그러고는 뒤돌아보며 옅은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먼 훗날 만나자."
백호도 안도하며 미소로 보답했다.
"그래, 몸 건강히 잘 지내."
-
'이제 제국은 완전히 내 것이 되겠구나.'
문틈으로 대화를 엿듣던 렌이 웃으며 생각했다.
'시키는 대로 해 줘서 고맙다, 백호야.
사실은 황제를 사랑할 텐데.'
렌은 만족스럽다는 듯 환히 웃으며 돌아섰다.
그의 계획은 완벽했다.
폭군이 독을 놓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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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 안녕하세요 !
학업으로 인해 연재가 늦어져 죄송합니다 ..
그럼에도 부족한 작품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뉴이스트 'Best Summer' 드디어 오늘 나왔습니다 !
많이많이 들어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