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날 깜깜한 밤 아래

04. 양아치들의 낭만을 즐기는 법

우리는 막걸리를 한 잔 마시고 평상에 앉았다. 학교 안 다니는 새끼들은 내 친구인데, 왜 안보일까. 어디선가 내 연애를 구경하고 있겠지.









"헐 윤여주 연애함?"



"누나 먼저 솔탈 함."



"생일도 나보다 느리면서."



"ㅗ."







엿을 상큼하게 날려주고 민윤기 품에서 히히덕 거렸다. 뽀뽀도 하고, 짧은 키스 까지. 사실 키스하다 저 새끼가 옷에 손 넣어서 대가리 갈겨서 짧은거다.







"아파 시발."



"... 너무 쌔게 때렸나."



"아프니까 뽀뽀, 자기야."



"지랄마."








틱틱거리면서도 여주가 윤기 무릎위에 올라타서 사람 많이 지나다니는 곳에서 뽀뽀 츕츕 하면서 우리 사겨요 티내고 있었다.







"뒷산 갈래?"



"왜."



"사람 없잖아."



"그럼 좋지."







윤기가 슬쩍 입동굴을 해방시키며 여주의 손에 손깍지를 꼈다. 대충 뒷산가서 논다 하고 나왔다. 산 올라가기 전에 밑에서 담배를 꺼냈다.






"식후땡 해야지, 안 그래?"



"당연한 소릴 하네."






같이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연기를 뿜었다. 하얀 연기가 퍼져갔고, 담배 냄새 또한 퍼지기 시작했다.







"... 오늘은 담배 별로다."



"왜, 난 좋은데."



"그런가."






별 의미 없는 대화들로 백지장에 사소한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민윤기의 가족관계나, 습관 같은 것. 내 남친인데 알아야지.






"올라가자."




"그래."





조금 넓은 길 덕분에 손을 잡고 나란히 올라갈 수 있었다. 떨어져 있는 잎을 밟으면서 올라갔다. 별로 높지 않은 산이라 6살 아이도 올라와서 노는 곳이었다. 아이들이 자주 놀러오니까 가로등도 설치해주셨다.





"벌써 해진 건가."



"그러게, 시골이라 별 존나 잘 보이네."



"도시는 안 보여?"



"진짜 몰라서 묻는거야?"



"나 태어나서부터 이 동네에서 컸는데."



"아, 그럼 그럴만도."







조용히 하늘에 별들을 세고 있었는데 민윤기가 자신을 보게 만들었다. 입꼬리를 올려 싱긋 웃고는 입을 맞췄다. 이런 낭만 우리한테 안 어울리지만, 니 키스면 낭만도 받아줄게.






아랫입술을 물었다가 내 입술 전체를 빨고는 혀를 넣었다. 솔직히 그때부터 잘 모르겠다. 그냥 열심히 서로 혀를 섞고 누구 숨결인지 모를 숨이 넘어오고 넘어갔던 것 만 알겠다. 둘 다 정신을 차렸을 땐, 민윤기의 손은 이미 내 옷 안이었고, 아슬아슬한 위치였다. 위까지는 이성을 놓쳐도 미자니까 안 올라간 건가.






"이성은 놓쳐도 주제는 아나봐?"



"이 위로 가면 바로 집 달려가서 뛰어야하잖아."



"그럼, 사고 칠까?"







내가 옷 안에 민윤기의 손을 잡았다. 민윤기는 진짜 사람 미치게 하네. 라면서 치명적이게 웃었다. 그의 입술에 뽀뽀를 짧게 하고 떨어지면서 그의 손을 내 옷에서 뺐다.






"몇 개월만 참아."



"아쉽네. 회관이나 다시 가자."






돌아가자면서 일어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을 뿐. 그리고 그의 검은 눈동자에 박힌 별들이 빛났다. 달빛을 받은 머리카락은 까맣지만 조금은 빛이 반사되었다. 이 장면을 누군가 본다면, 청춘이라 하겠지. 정답이 있다면 청춘이었을 것이다. 하늘에 셀 수 없이 많은 별들과 초승달 아래에서 키스를 했고, 풋풋한 19살이니까. 손깍지를 끼고 서로를 바라보며 웃어주는 우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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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내 삶은 이 남자가 항상 있을테니. 관계가 선이든, 악이든. 모든 방법으로 내 곁에. 돌고 돌아 우리는 항상 해피엔딩인걸 알고 있어. 첫 눈 맞춤부터, 우리는 운명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