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4 / " 잊을 수 없는 사람 "
어색한 분위기를 뚫고 강의실로 들어온 여주는 친한 동기 옆에 자연스럽게 앉았고, 동기는 여주의 초췌한 얼굴을 보면서 좀 조금 많이 놀란 듯하다. 여주는 그런 동기를 보고 한 번 배시시 웃었고 그 동기는 여주에게 조심히 소곤거렸다.
" 야 너 얼굴 봐라, 왜 이러냐? "
" 초췌해졌지... 아침에 참 많은 일들을 겪고 왔다... "
" 무슨 일을 겪고 오셨나 우리 여주 "
" 나 석진 선배랑 헤어졌다고 했잖아, 근데 오늘 아침에 같이 학교 왔음... "
" 뭐라고?!?!? 이젠 너도 미쳤구나 "
" 아니 어제 석진 선배 술 드신 척하면서 밤에 나 보러 오셨어.
미련 남으신 것 같은데... 그리고 오늘 저녁 약속도 잡고 왔음... "
" 어휴... 진짜 미쳤네... 그래서 너 이제 어쩔 건데? "
" 일주일, 일주일 시간 준다고 하고 왔어. 그동안 나한테 못해준 거
다 해달라고 하고 왔고, 나도 그 일주일 동안 생각할 시간은 있어야 하니까... "
" 아니 나는... 내가 아직도 석진 선배를 좋아하는 지도 모르겠고,
상처 준 사람도 석진 선밴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
" 그 선배는 아직 너 미련 많이 남으신 것 같은데, 이건 네 선택이지. "
" 하아... 젠장 모르겠다... "
그렇게 여주는 동기와의 긴 이야기가 끝난 뒤, 여주네 강의실에 교수님이 들어오셨고 여주는 자신의 머리채를 살짝 쥐면서 머릿속은 많이 복잡한 상태로 강의를 들었다. 한편, 석진이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석진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머리채를 살짝 쥐고 있었고, 자신이 여주에게 뱉은 말들과 행동들을 하나하나 되새기고 있었다. 석진은 하나하나 머릿속으로 새기면서 자신이 한 행동들을 후회하고 있으면서 강의는 이미 머릿속에서 지워진 지 오래였고, 얼른 저녁에 여주를 만나고 싶은 마음만 컸을 뿐이다.

" 진짜 내가 왜 그랬지...? "
" 김석진 진짜 미쳤었네... 진짜 왜 마음 여린 애한테 상처 주는 소리까지 날리고... "
그렇게 석진은 결국 강의를 끝까지 집중을 못 하였고, 그렇게 석진은 째깍째깍 잘 흘러가는 시계만 멍하니 바라보면서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대략 몇 시간 후 ••• 강의가 모두 다 끝난 시간 오후 6시, 드디어 하교 시간이 다가왔다. 석진과 여주는 대학교 정문 앞에서 만나기로 하였고 정문에는 여주가 정문에서 석진을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석진은 자신의 차를 끌고 정문 앞으로 도착하였고, 창문을 열면서 여주를 반겼다.

" 여주야 많이 기다렸어? "
" 아니요 많이 안 기다렸어요. "
" 다행이네, 그럼 얼른 타. "
여주는 석진의 차 앞자리에 탔고, 차 안에는 어색한 공기만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정적을 깬 사람은 석진이었고, 석진은 조심스레 여주를 바라보면서 말한다.
" 여주야, 저녁 뭐 먹고 싶어? "
" 아까 선배 좋아하시는 걸로 먹기로 했잖아요, 선배 좋아하는 걸로 먹어요. "

" 그럼... 파스타 먹으러 갈래? "
" 전 다 잘 먹어서 다 좋아요. 그리고 선배는 좋아하는 것도 안 변하셨네요... "
" 그걸 기억하고 있었어? "
" 어쩌다 보니까 기억하고 있네요. "
" ... 귀엽네 "
그렇게 석진의 말을 끝으로 다시 차 안에는 정적이 흘렀고 차로 계속 가다 보니까 레스토랑에 도착하게 되었다. 레스토랑으로 온 석진과 여주는 서로 마주 보면서 앉았고, 각자 무슨 파스타를 먹을지 고르고 있었다. 고민 끝에 결정한 석진과 여주는 파스타 주문까지 모두 완료한 뒤,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하나하나 조심히 꺼내보기 시작한다.
" 저기 그 여주야, 혹시 나랑 헤어진 후에... 어떻게 지냈어...? "
" ... 선배는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리고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선배랑 헤어진 후에 전 선배한테 상처 크게 받았다고. "
" 내가 잘못했네... 괜히 마음 여린 애한테 상처나 주고... "
" 잘못하셨으면 왜 그러셨어요. 이제 와서 후회하시는 거예요? "

" 응 지금 많이 후회 중이야. 일주일 동안 내가 여주한테 못 해준 것들 다 해줄 테니까 한 번만 나 믿어줘. 노력하고 있으니까. "
" 네, 알겠어요. 파스타 나왔네요 얼른 먹어요. "
" 그래 ㅎ 많이 먹어 여주야. "
석진과 여주는 파스타를 맛있게 먹고 있었고, 석진은 여주를 보자마자 살짝 웃고 있었다. 석진이 웃고 있는 이유는 여주의 입가 주변에 소스가 살짝 묻어 있는 것과 여주가 파스타를 진짜 좋아해서 먹을 때마다 맛있다면서 환호를 한 뒤에 배시시 웃으면서 먹고 있었던 것을 석진은 자신의 눈에 하나하나 다 담으면서 웃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걸 본 여주는 석진이 왜 웃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고 여주는 석진을 보면서 말한다.
" 선배, 왜 저 보고 웃어요? "
" 응? 나 안 웃었어~ "
" 뭔 소리예요... 선배 저 보고 웃으신 거 다 봤거든요...? "

" 다 티 나...? 아니 여주 너 너무 잘 먹는 모습 보니까 귀여워서. "
" ... 선배 자꾸 그러시면, 저 흔들린다고요... "
" 난 열심히 노력 중이야, 후회하지 않도록. 그리고 넌 이제 일주일 뒤에 결정만 하면 돼. "
" 알겠어요. 그럼 저희 이제 공원 산책 갈래요? "
" 나야 좋지, 얼른 가자. "
석진과 여주는 파스타를 다 먹은 후에 계산은 석진이가 하고 나왔고, 여주는 공원에서 산책을 하자고 한 후에 석진의 차를 타고 집 근처 공원으로 향하였다. 그렇게 잠시 후, 집 근처 공원으로 도착한 석진과 여주는 차에서 내린 후에 공원을 나란히 걷기 시작하였고 여주는 걸으면서 조심스레 혼자 중얼거렸다.
" 일주일 말고 이틀로 줄여야 하나... 벌써 흔들리고 있어... "
이때 석진은 워낙 귀가 진짜 밝아서 여주가 중얼거리는 것도 다 들렸고, 맨 중얼거리는 것을 들은 석진은 여주를 보면서 여주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은 뒤에 석진도 여주를 보면서 말한다.

" 우리 여주 벌써 흔들려? 이틀로 줄이면 그 이틀, 내가 후회하지 않은 이틀로 만들어 줄 자신 있는데. "
여주는 석진이 하는 말 한마디에 결국 자신의 얼굴이 빨개졌었고, 결국 석진의 말에 홀린 나머지 고갤 살짝 끄덕였다. 여주는 아직 상처받은 것도 생각나서 머릿속에서 혼자 맴돌고 있는데, 왜 점점 마음이 열리는 것일까? 라는 의문을 살짝 가진 채 다시 나란히 걷기를 시작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