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5 / " 잊을 수 없는 사람 "
석진 선배와 조금 더 걷는 동안 나는 더 생각을 해보았고, 그래도 나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가 보다. 모든 결정이 한순간에 되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이번 결정은 더 고민이 되기 때문에 더 생각해 보고 말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주야, 조금 더 걷다가 갈까? 아님, 지금 집에 데려다줄까?"
"... 지금 갈래요, 근데... 저 혼자 가도 되는데..."

"이 시간에 널 어떻게 혼자 보내, 내가 마음이 불편해서 그렇게는 못해"
내심 싫지는 않았다. 헤어지고 나서 만날 때는 정말 불편했는데, 물론 지금도 다시 만나는 사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은 편해진 거 같은 느낌이 있었다. 이렇게 계속 조금씩 가까워지고 싶었고 다시는 멀어지고 싶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석진 선배와 같이 학교를 가고 싶었지만, 오늘은 좀 바쁘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혼자 가는 중이다. 그래도 이따가 만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고, 설렌다. 그리고 나는 학교에 도착해서 친구를 만났다.
"이따 점심 같이 먹을래? 나 심심할 것 같단 말이야..."
"안 될 거 같은데ㅎ"
"?왜? 왜 안돼?"
"아마도 석진 선배 만나지 않을까, 나도 만나고 싶고."
"뭐야... 만나긴 했다고 했지만, 설마 재결합했냐...?"
"안 했어, 아직은"
"아직... 아직...? 그럼 뭐, 곧 재결합할 예정이다, 이 소리냐?"
"... 나는 그러고 싶다, 나중에 또 후회할지는 모르겠지만 ... 난 좋아, 석진 선배."
"그래, 내가 널 어떻게 말리냐, 나중에 후회하는 일 없도록 해라"
"나중에 나한테 와서 질질 짜지 말고, 이번엔 잘 만나"
"고맙다, 안 그래도 잘 만날 생각이었거든."
만날 생각은 있지만, 그렇다고 불안한 감정이 하나도 없는 것은 아니다. 미래는 알 수 없고, 언제 또 내가 차일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하지만 나는 이미 석진 선배한테 많이 흔들렸고, 더 이상 물러날 수도 없다. 내가 이미 너무 많이 좋아하니까.
"... 어? 선배"
"아, 여주구나, 무슨 일이야?"
"오늘 점심에 같이 먹을래요? 그때는 시간 비어서 괜찮은데."

"아... 어떡하지, 알다시피 오늘은 좀 바빠서. 미안, 나중에 같이 먹자"
솔직히 이런 대답을 예상했다. 그런데 진짜라니, 믿을 수 없었다. 나는 정말 기대했는데... 바쁘더라도 나를 봐주면 같이 먹어주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는데 단칼에 거절해 버리다니, 나는 진심으로 놀랐다. 그러니... 이쯤 되면 진짜 바쁜 걸 믿어야겠지..
저녁이 되었고, 나는.. 혼자 집에 가는 중이다.
또한 나는 오늘 석진 선배를 보지 못했다. 선배가 바쁘다는 이유로.
"... 진짜 이렇게 못 본다고? 이게 말이 되는 건가..."
"내가 선배를 보려고 학교를 진짜 많이 돌아다녔는데, 못 마주쳤다고...?"
"아무래도 다시 만나는 건 생각해 봐야 할거 같은데."

"여주야 !"
"? 어...?"
"미안, 많이 늦었지."
"늦긴 뭐가 늦어요, 만나자고 하지도 않았는데"

"삐졌구나, 우리 여주"
"삐지긴 누가 삐져요, 나 안 삐졌는데"
그 순간, 선배는 갑자기 웃으면서 나에게로 다가오더니 주머니에서 목걸이를 꺼내어 나에게 메어주었다. 나는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정말 좋았다. 선배가 바쁘다는 이유로 못 만난 것도 다 잊을 만큼 정말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나는 석진 선배에게 완전히 넘어가버린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