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여전히 그리고 영원히

"김여주우.... 일어나 봐아..."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깨어 보니 난 침대에 누워있었다. 분명 의건이가 아파서 그 옆에 앉아있었던것 같은데 어떻게 된거지...?

"깼어?"

"...응..."

깨자마자 바로 앞에 있는 강의건이 보였다.

오랜만이네.. 깼는데.. 네가 있는거..

“얼른 일어나, 아침 먹어.”

“몸은 좀 괜찮아?”

“나 체력 좋은거 누가 모르나? 한숨 자고 나면 괜찮지 뭐.”

“이씨.. 그런데 그렇게 걱정을 시키나?”

“걱정 많이 했나? ㅋㅋ 울 꼬맹이~”

너와 감정없이 대화를 나눈다는 게 이렇게 행복한 아침인지 몰랐다. 몸을 일으켜 식탁으로 갔다.

“오... 아침부터 뭐가 이렇게 많아??”

아침을 온 정성을 담아 차려놓은 의건이였다. 

의건이가 평소에도 요리를 잘했지만 볼 때마다 신기하다.

“감탄은 그쯤하고 이제 그만 먹지?”

의건이의 말에 밥 한 숟갈을 크게 떠 한입 가득 먹었다.

"이제 말해봐. 네 얘기."

너의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되었다.

너의 진심을 확인했고, 오해도 풀렸지만, 그래도 궁금한건 참을 수가 없었다.

"과제를 하는데 이다인이랑 같은 조가 됐고, 그거 때문에 조원들끼리 밥먹기로 했는데 이다인만 와서 둘이 먹게 됐어. 그 날 폰을 잃어버렸는데, 알고보니까 이다인이 가져간 거더라고."

"이런 미친....! 아.. 계속 말해봐.."

"걔랑 같이 있었던건 과제 때문이었고, 전에 우리 얘기하는데 끼어들어서 술마셨다한 건 거짓말이고..

진짜 아무일도 없었어."

"부산은 왜간건데?"

"...엄마가 쓰러지셔서.."

"뭐??! 왜 나한테 말 안했어! 바보야?! 왜 거길 혼자가?!"

"...너 나 때문에 많이 울었잖아.. 심각한것도 아니고.. 괜히 걱정시키기 싫어서..."

"그래도 그렇지 이 멍청아!"

"왜 화를 내고 그래~ 다 잘됐으면 됐지 뭐~"

답답한 마음에 마음 저 깊숙히서 열이 올랐다.

어유... 이 멍청이! 별것도 아닌데 괜히 엇갈렸던 우리의 모습에 한숨이 절로 났다.

"악!!"

바보같은 강의건. 등짝을 한대 때려줬다.

"그럼 립스틱은?"

"그건 나 진짜 몰랐어 몰랐어. 걔가 몰래 넣은거야!"

"하... 이다인 이런 미친 개 xxxx 새키..."

"뭐...뭐라고...?"

이다인을 어떻게 해야 화가 풀릴지 당분간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근데 우리 오랜만인데 데이트는 언제가??"

데이트 타령을 하며 밥달라는 강아지마냥 한쪽 팔에 엉겨붙는 강의건.

데이트..? 음...

오랜기간 연애를 한만큼 왠만한 데이트 장소란 곳은 다 가본 우리는 어디를 갈지조차 고민이 컸다.

어디가 있을까...

그러다가 갑자기 소현이가 전에 남친이랑 캠핑을 갔다는 얘기가 기억이 났다.

강의건이랑 내가 캠핑을 간적이 있던가..? 

"요 근처에 캠핑장 이쁜거 생겼다던데 같이 갈래?"

"캠핑장?"

"응. 고기 구워먹고 근처에서 놀고, 호텔이 아니라 텐트에서 자는거지."

"뭐?!?! 자고 온다고??!"

뭔 생각을 하는 거야... 

무튼, 그렇게 주말에 가기로 약속을 했다.

이제 학교가야지. 이다인.. 어떻게 골려줄까...


학교에 나란히 등교를 했다. 

늘 그랬었는데 엇갈린 탓에 오랜만으로 느껴졌다. 그 느낌이 너무 싫었다.

"점심 같이 먹어. 마치고 앞에서 기다릴게."

강의실에 들어서니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우진이에게 무슨일인지 물어보니, 어제 무슨 사진이 올라왔다고 했다.

궁금함에 우진이 폰으로 확인해보니, 이다인과 의건이의 사진이 찍혀있었다.

여러장의 사진을 차례로 보니, 한밤중에 이다인이 의건이에게 폰을 돌려주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와 동시에

'왜 훔침? 장난 함?ㅋㅋㅋㅋㅋㅋ 선배 폰 훔친 후배는 처음 봄ㅋㅋㅋㅋㅋㅋㅋ'

이라고 적혀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 다양한 장르의 막장 드라마 스토리가 지어지고 있었다. 물론 좋은 얘기는 하나도 없고 다들 욕 투성이었지만..

"이거 언제 떴어? 누가 올린거야?"

"얼마전에.. 연극과 한 명이 술먹고 집가다가 보고 찍었데."

"헐...."

"그 얘기는 들었어? 이다인 휴학 한다던데."

"진짜?"

내가 골탕먹이고 싶긴 했는데, 뭐 이정도면 나쁘지 않은 것같다.

한만큼 욕 돌려받고, 휴학.. 

이래도 되는건가 싶지만, 욕얻어 먹고 휴학 냈을 이다인을 생각하니 속이 시원했다. 나.. 너무 나빴나?

하지만 그딴 생각조차도 싫었다. 한만큼 돌려받는 거겠지. 신경 끄자..

그날은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다.

방해꾼 하나가 또 사라졌고, 우리 사인 여전했으니까.

그보다 좋은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앞으로도 쭉. 여전하길.. 우리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