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Where you at : 보고싶어


너에게서 등을 돌렸다.

우리의 열여덟. 그날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내 마음을 누군가 날카로운 것으로 찌르는 듯 아파왔다.

너도.. 이렇게 아플까...?

집으로 올라와 잠든 소현이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창밖을 바라보면, 힘없이 걸어가는 너의 뒷모습이 보였다.

"하..."

마음 저 깊숙히부터 흘러나오는 한숨을 몰아쉬고,

소파에 힘없이 누웠다.

자꾸만 눈앞을 아른거리는 진한색의 립스틱.

그 립스틱이 땅으로 떨어지면서 내던 소리가 귓가에 계속 울리며 나를 괴롭게 했다.

그게 왜 너의 주머니에 있었을까.

그토록이나 너와 이다인은 붙어있었다는 걸까.

마음이 아픈데, 울면 꼭 내가 지는 것같은 기분이들어 울고싶지 않았다.

남아있던 소주를 한입 더 털어넣고 그저 눈을 감을 뿐이었다.

아침이 되고, 숨길수 없는 마음탓에 퉁퉁 부은 얼굴을 보며 화장실 거울앞에 섰다.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하며 잠을 깨고, 또다시 거울앞에 앉아 평소 잘 하지도 않던 화장을 조금 진하게 했다.

옷도 평소보다 좀더 신경써서 입고는 다짐했다.

오늘은, 너의 이야기를 들어야겠다.

너의 이야기를 듣고, 오해를 풀거라고.

그때까지 난, 내가 오해하고 있는 거라고 확신했다.

"의건이 못봤어?"

"강의건? 몰라? 그러고보니 한번도 못봤는데.."

"전화는 해봤어?"

"걔 폰 잃어버렸어. 그래서 어제 새벽에 내 폰 빌려갔는데.. 내가 그 자식때문에 1시에 폰 빌려주고 3시에 받는다고 자다가 깨서 다크서클좀 봐!"

"아..."

다크서클이 어떻고 저떻고 내게 투정을 부리는 성우보다도, 의건이가 폰을 잃어버려서 내게 연락을 못했다는 사실에 내가 너무 했나 싶은 생각뿐이었다.

당장 의건이를 만나고 싶은 생각에 할 수 없이 좀 마음에 들지 않는 방법을 쓸수밖에 없었다. 다른 방법도 물론 있었을 테지만, 그러기엔 마음이 급했다.

"옹성우, 너 이다인 전화번호 있냐?"

이다인은 의건이 껌딱지니, 기분은 나쁘지만 의건이가 어디있는지 알거라고 생각했다.

"의건이 어딨냐?"

'그걸 왜 나한테 물어요? 선배가 오빠 여자친구라며요.'

"여자친구는 나고, 껌딱지는 너잖아. 좋은 말할 때 그냥 불어. 어딨냐고."

'풉, 모르죠? 나야. 그나저나 선배 오빠랑 쫑난거 아니었어요? 풉, 어제 그러고 갔으면, 그냥 의건이 오빠좀 놔요. 오빠가 불쌍하지도 않아요?'

"말 많은 거 보니까 모르네."

'뭐라구요?'

"너 의건이 어딨는지 모른다고."

'지,지금 나랑 같이 있거든요?'

"거짓말 마. 니가 진짜 의건이랑 같이있었으면, 나한테 니자랑 하기 바빴겠지. 근데 봐. 나랑 의건이 갈라놓을 말에 바쁘잖아. 의건이가 옆에 있으면서 그 말을 듣고만 있었을 리도 없고. 그러니까 네 옆에 의건이, 없다고."

그리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후...."

자신만만한 척 말은 다했지만, 그래도 혹여나 전화기 넘어 너의 목소리가 들려올까봐 마음졸인게 이다인한테 티만 안났다면, 뭐 됐다.

그런데.. 그럼 의건이는 대체 어디 있는 걸까?

아무도 너에대해, 너의 행방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었다.

네가 보고 싶어.. 보고싶어 의건아..

너 어디 있어?

3일간. 너와 연락이 되질 않았다.

그럴 수록 너에 대한 나의 상처는 더욱이 깊어져만 갔다.

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너의 전화는 여전히 꺼져있었고, 그 어디에서도 너의 이야기를 들을 수없었다.

의건아.. 빨리와.. 빨리와서 너의 이야기를 해줘야지..

내 상처가 이대로 굳어 딱딱해져 버리기 전에 얼른 돌아와 줘..

그렇게 하루가 더 지나고, 나는 성우를 통해 너의 소식을 전해들었다.

"걔 부산 내려갔대. 무슨 일인지는 나도 모르고.."

그래도 마음이 아리는 게 좀 덜했다. 네가 어디있는지 정도는 알았으니까.

그런데 그날 밤.

침대에 누웠는데 잠이 오질 않아 오랜만에 들어가 본 sns.

혹시 너의 소식이라도 있을까, 내심 기대하며 봤는데.

스크롤이 내려가다 멈춘것은 다름아닌 이다인의 스토리였다.

'부산 바다'

태그된 파란색 글자.

제일 먼저 내 눈에 들어와서 나의 모든 사고를 멈추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