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1.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알고 지낸 친구가 있어요.

솔직히 말해서, 그는 축복이라기보다는 저주에 가까운 친구 유형이야.

왜?

이 사람은 완전 어린애 같으니까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우리는 유치원 때부터 쭉 함께였어요.

이지훈.

물론이죠, 10년 넘게 알고 지낸 친구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죠.

그건 인정할게요. 전 깔끔하고 단순한 걸 좋아해요.

하지만 이 남자는요? 오히려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네요.







<유치원 시절>

그때는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시절이었죠.

"아!"

유치원에서 나무 블록으로 탑을 쌓다가 무너졌어요. 블록 하나가 제 발을 강타해서 푸르스름한 멍이 들었죠.

너무 따가워서 눈물이 핑 돌았어요.

나는 멍든 발을 몇 초 동안 바라보다가 마침내 눈물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으윽… 아파… 훌쩍…"

구석에 조용히 앉아 발을 응시하며 눈물을 흘렸다.

나는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내 모든 관심은 멍들고 아픈 발에 쏠려 있었다.

눈물 때문에 시야가 흐릿해지고 콧물이 뚝뚝 떨어졌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나는 그저 고통만을 응시했다.

"여기."

그때 한 소년이 내게 손수건을 건네주었다.

내가 그것을 받지 않고 계속 울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내 옆에 앉아 내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러더니 그는 "흥!" 하고 단호하게 말하며 내 코를 푸는 것을 도와주었다.

정말 조숙한 꼬마 아이네.

그게 바로 당신이었군요, 이지훈 씨.

기억나세요?

우리의 첫 만남을 기억하는 건 나뿐이었을까?

우리가 너무 어렸던 것 같아요.

내가 얼마나 답답했을지 상상이 가네요. 아무 말도 없이 혼자 울기만 하고, 아프다는 사실조차 누군가에게 말하기가 너무 두려웠거든요.

너 같은 꼬맹이가 내 모습이 너무 불쌍해서 직접 눈물을 닦아줬구나.

돌이켜보면, 식사 시간에도 항상 저를 도와주셨네요.

내가 젓가락질하는 법을 늦게 배웠기 때문에, 네가 나를 위해 계란말이를 집어주곤 했잖아.

그때는 정말 큰일처럼 느껴졌어…

"악!"

"자, 물 좀 마셔."

그리고 오믈렛이 목에 걸려서 허우적거릴 때조차도, 당신은 침착하게 물 한 잔을 건네주셨죠.

넌 정말 똑똑한 아이였어.

그때부터 우리는 함께 걸었다.

나무 블록으로 탑을 함께 쌓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초등학교>


우리 학교 첫 등교일.

신입생들로 가득 찬 넓은 강당에서 우리는 나란히 앉았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너와 나는 항상 같은 반이었고, 한 번도 떨어져 본 적이 없었어.

제가 워낙 덤벙거려서 엄마는 당신이 곁에 있어줘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셨어요.

그녀는 항상 내게 너 같은 친구가 있어서 얼마나 행운인지, 내가 넘어질 때마다 항상 내 팔을 잡아주는 그런 친구 말이야라고 말했어.

당신의 반사신경은 정말 놀라웠어요.


그렇게 1학년이 되었고, 2학년, 3학년이 되었죠…

4학년이 되어서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다시 같은 반이 되었고, 어머니는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그녀는 심지어 당신에게 간식까지 주면서 "서투른 어린 딸"을 계속 돌봐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내가 입술을 삐죽 내밀고 뾰루퉁해 있는 모습을 보고,

늘 네 주머니에서 간식을 꺼내 내 입에 넣어주곤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