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말랑이래요

"내가 봤다니까 그 여자랑 걸어 가는 거"
"아 어쩌라고오"
"야, 어쩌라고가 아니라!.. 하..됐다 바보야"
"카페나 가자 내가 아이스크림도 쏠게"
저번에 도와준 댓가다! 그렇게 말 하며 정원이를 끌고 근처 맛집으로 향했다. 여기 수빈 오빠랑 오고 싶었는데 요즘 바쁜지 코빼기도 안 보이니까 어쩔 수 없었다.
한참을 걸었을까 뒤에서 언제 도착하냐며 징징 거리는 소리를 들었을 때 한 건물에서 멈춰 섰다. 설레는 마음으로 가게 문을 열자 청량한 종 소리와 함께 직원에 인삿말이 들렸다.

"어서오세ㅇ.. 어 뭐야 양정원?"
"뭐야. 형 알바 한다는데가 여기에요?"
"나 여기서 일 하지. 옆에는 친구?"
뭐지 뭐지 무슨 상황이지. 눈만 데구르르 돌리며 둘 사이에 오가는 대화만 듣다가 어색하게 고개를 숙이며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오..
"친구 분 오셨으니까 음료는 내가 사야겠네. 둘이 뭐 마실래?"
"어! 안 그래도 돼요! 저 정원이 사주려고 온건데"
"아.. 정원이 여자친구에요? 어쩐지 분위기가-"
아니에요!!!!!
둘 다 동시에 외쳤다. 홱 고개를 돌려 양정원을 노려봤다. 차암나 내가 얘 여자친구처럼 보이나? 그 생각을 하는 도중 정원이가 덩달아 내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

"왜 기분 나빠하냐? 와 째려보는 것 봐"
"안 째려봤거든? 하! 오빠 저는 아이스티로 주세요"
"..어어- 금방 해줄게요. 둘이 싸우지 말고 기다려"
***
"배불러.. 야 다음엔 내가 살게 오늘 고마웠다"
"짜식이 그거 먹고 배는 부르냐? 저번에 고마워서 산거니까 이걸로 퉁 쳐"
"그래 그럼.. 아 잠시만 지금 밖에 비 오냐 설마?"
"엥?! 너 우산 있어?"
"있을리가"
야 뛰어!!
버스 정류장까지 어느정도 거리가 있어 둘 다 전력질주를 했다. 정원이 앞서 뛰어가다 무언가 허전한 기분에 뒤를 돌아봤다. 야, 김여주 너 안 뛰어오고 뭐ㅎ..
"..."
여주가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그곳에 우산을 나눠 쓴 수빈과 수영이 골목에서 키스를 하고 있었다. 정원은 상황 파악을 마치자마자 비가 오던 말던 여주에게 달려가 손목을 붙잡았다. 야 보지말고 빨리와
너무 쉽게 딸려오는 여주의 몸이 많이 여리고 불안했다. 정원은 자기와 상관 없는 일이지만 조용히 욕을 곱씹었다. 무슨 시발 저런 새끼들이 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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