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말랑이래요

"다 울었냐? 눈 팅팅 부은 것 봐 존나 못난이"
"...흐엉, 으어어어-"
"야, 야 미안해 장난이야 그만 울어"
정원이가 안절부절 못 하며 옆에 있던 휴지를 무작정 뽑아 건네줬다. 미안하다 정원아 오늘까지만 울게
둘의 키스 장면을 목격한 이후 정원이가 빠른 판단 하에 굳어있는 날 근처 맥도날드에 데려갔다. 왜 맥도날드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지금 불고기버거 앞에서 펑펑 울고있는 찐따 그 자체였다.
"오,빠가.. 카톡도, 흑.. 안 봐"
"난 그 사람 잊는거 추천. 이번에는 너 좋다는 사람도 좀 만나봐 세상에 절반이 남자잖아"
"..너도 남자잖아"
"내가 널 왜 좋아해?"
"..."
?.. 듣다보니 화나네
갑자기 열이 올라 앞에 있던 감자튀김을 던지니
아차 싶은 표정으로 나를 진정시키며 지 폰을 보여줬다. 연준..이..형?
이 사람이 누군데 날 왜 보여줘
"아까 카페 알바 형 기억나지? 너 소개 시켜달래"
"...나를?"
"그래 너를. 솔직히 5년간 짝사랑 했는데 실패 했으면 그건 진짜 아닌거 아니냐"
"안 그래도 기분 더러운데 초 치지마라!"
"연준이 형 괜찮은 사람이야 내가 장담해"
"괜찮은 사람 맞아? 무섭게 생겼던데"
이번에 감자튀김을 맞은 건 나였다. 아야! 왜 던져-
정원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사람 가리면서 좋아하라고 말 했다.
..수빈이가 뭐가 어때서
***

"..웬일이야 여주야? 연락도 없이"
"제가 언제는 연락 하고 찾아왔게요? 오빠 나 아이스티"
"앉아서 조금만 기다려 나 곧 쉬는시간이야"
동당동당, 수빈 오빠가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 발만 굴렸다. 오늘은 안경 썼네 귀엽다. 하지만 오늘은 주접 떨려고 찾아온게 아니니까. 나도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는 해야겠다.
곧 있음 휴식이라는 말이 사실이였는지 후다닥 아이스티와 함께 내 앞자리에 앉는 오빠였다. 손을 꼼지락 거리며 입술만 달싹이자 그제야 눈치 챘는지 입을 열었다.
"할 말 있어서 찾아 온거 맞지?"
"..네"
"뭔데 편하게 말 해봐"
"오빠 저 어제 봤어요"
그 언니랑 키스 하는 거. 내 말에 표정이 굳어진 오빠가 고개를 돌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반응이지..
조금은 무서워졌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거야 여주야?"
"저 오빠 쫓아다닌지 5년이나 됐어요"
"그래서"
"그러는 사이에 오빠도 여친 있었고, 썸도 있었고 헤어지는 일도 많았잖아요"
"그랬지"
"저 그거 아무렇지도 않았거든요. 그런데 ..저한테 손찌검한 언니랑.. 굳이 그 언니랑 다시 만나는 건"
진짜 상처라고 생각해요. 마지막 말에 수빈 오빠가 입을 열었다.

".. 걔랑 만나는 사이 아니야"
"그럼 어제 제가 봤던 건.."
"뭐가 됐던, 아니야 그런 사이"
"..."
"그리고 여주야. 지금 네 말 들으니까 생각이 많아진다"
내가 이걸 너한테 해명 하는게 맞나 싶어서.
...우린 아무 사이 아닌 거 맞잖아.
***
잊자. 그래 잊어야 돼. 내가 알던 수빈 오빠는 생각보다 더 피도 눈물도 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래 아무 사이 아닌 건 맞지만... 적어도 나를 아껴주는 줄 알았는데, 그렇게까지 말 할 필요가 있었을까
"아니야 뭐래.. 정신 차리자.."
"..야 그래 네 말대로 정신 차려라 혼자 뭐라는거야"
"채원아 나 수빈오빠 포기"
"엥? 5년동안 끊임없이 구애 하더니 갑자기 왜?"
"그냥.."
나도 이제 쌍방인 사랑 하고 싶어서!
해맑게 대답했지만 속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래도 어떡해 오빠 말대로 우린 아무 사이 아닌데
나도 나 좋다는 사람 만나보고 싶어
그 생각을 마치자마자 정원이한테 연락했다.
'나 그 사람 소개 받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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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서 죄송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