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그들에게 첫 만남이란

강산의김태형
2020.06.08조회수 54
어느 곳에 있던, 태형의 첫 시작은 단추가 구멍에 꿰어지는 것이였고,
어느 때에 있건, 태형의 목표는 셔츠 한 장이 완벽히 잠궈지는 것에 불과했다.
" 태형이는 참 시적이다. "
13살이 되었을 때 담임 선생님이 태형의 소개서를 보고 꺼낸 첫 마디였다.
시적이라는 그 한마디는 선생님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아버지는 태형에게 목표라는 개념을 셔츠의 단추로 정정했을 뿐이고,
태형은 그에 따랐을 뿐이다.
시적이였을까? 아버지의 답변이?
어린 태형은 내면의 답답함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선생님을 이해할 순 없었다.
*
난간에 기대어 지나가는 차들을 바라보던 지민의 시선은 어느새 초록빛깔로 돋아난 나무들의 풍경에 머물러 있었다.
계절은 지민이 느끼는 바보다 훨씬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었다.
머리카락 위로 흩날리던 눈송이들을 털어내기 바빴던 겨울과
화려하게 햇살이 비춰주었던 아기자기한 꽃들로 가득 시야를 채운 봄.
그 둘을 비교해내기란 지민에게 큰 사치였다.
이렇게 가끔 창문 밖에서 크지만 항상 똑같은 풍경을 바라볼 때쯤
한참 전 미리 접어두었던 지민의 작은 바람은 지민의 뇌리를 가볍게 스치고 지나갔다.
지민이 희미하게 지난날을 떠올리면
할상 어렴풋이 기억나는 스케치북의 그림들이 있었다.
가끔은 찢어지고 구겨졌던 지민의 스케치북은
그것들의 양만큼 지민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지민이 쉴 새 없이 연필을 놀릴 때 지민의 올라간 입꼬리는 그 누구보다 매력적이였다.
어렵게 늘어난 짧고 긴 문장들을 단순했던 지민의 모든 기억중에
가장 확실했던 단서 하나는 그 당시의 지민이 행복했다는 점이였다.
*
" 사실 오늘 너 처음 보고 되게 놀랐잖아, 나. "
쉴 틈 없이 걸어오는 대화에 태형은 잠시 인상을 구겼다.
안경에 가려진 큰 눈은 그 친구가 아닌 허공에 맺혀 있었다.
올해로 17살이 된 태형에게 학교란 참 무의미했다.
" 중학교 어디 나왔어? 넌 어디 살아? 이름은 뭐야? "
미안하지만 태형은 자신의 이름도 궁금하지 않고 그 아이의 이름 따위조차도 궁금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던 그 여자아이도 제대로 된 대답을 듣지 못하자
흥미가 떨어진 듯 조용히 자리만 지켰다.
주변은 태형이 감당해내기엔 너무 시끄러운 풍경이 가득했다.
흔히 볼 수 없다고 생각한 활발한 분위기의 고등학교 1학년의 반은
태형을 잠시동안 망상에 빠트렸다.
첫 단추의 개념에게서 아직 태형은 벗어나지 못했다.
단단히 고정된 울타리 밖으로 뛰어넘어갈 용기가 없었다.
애써 또 웃는 척을 하며 아까 그 여자아이에게 말을 건넸다.
" 내 이름은 김태형이야. "
*
우리 반에는 이상한 아이가 한 명 있었다.
쓸데없이 굉장히 잘 웃는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고 믿는 듯
바보같이 누구에게나 그 네모난 웃음을 흘리고 다닌다.
근데 아주 가끔은 그 미소가 너무 가식적이게 보인다.
그 아이는 아프다고 했다.
선생님이 그 아이가 아프다며 소개할 때에도 너무 가식적이게 무덤덤했다.
마치 그 아프다는 타이틀조차 자신과 어울리지 않다는 듯이
거만한 웃음을 지어보이곤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첫 입술을 떼었다.
두꺼운 안경 사이로 비친 커다란 눈이 지민의 주변을 훑었다.
꽤나 봐줄만한 그 아이의 용모에게서 큰 매력을 느낀 지민은
자신의 이름이 거듭 불리고 있다는 사실도 몰라본 채
그의 머리칼에서 눈으로, 코로, 입으로, 어깨로 시선을 옮겨가며
찬찬히 그를 관찰하였다.
마지막으로 앞자리의 남자아이가 지민의 책상을 툭툭 치자,
지민은 당황하며 몸을 일으켰다.
선생님은 지민의 표정을 응시하곤 후훗, 하며 짧은 웃음을 보였다.
담임은 다시한번 그 남자아이의 이름을 소개하며
지민에게 잘 부탁한다는 당부의 말을 건넸다.
지민의 옆에 앉는다. 그 잘생긴 아이는 웃음을 띄운 채로
지민의 눈을 깊게 들여다보며 말했다.
" 안녕~ "
여전히 웃고있다.
" 반가워! "
거짓말 같다.
" 내 이름은.. "
..
"김태형이야.^ㅁ^ "
귀엽다.
.
.
.
헬러 마이 큐티
zㅓㄴ 이 [무제] 라는 작품을 첫 작으로
팬플에서 글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하하하하
이번 화 굉장히 짧죠ㅠㅠㅠㅠㅠ
다음 화부턴
제대로 된 태형이와 지민이의 만남을 주로 한
'이야기' 가 연재되기 시작합니다.
여태껏 나온 프롤로그와 이번 화의 짤막한 자신의 이야기들을 한 내용은 태형이와 지민이의 처지와 상황을 짧게나마 미리보기? 방식으로 알아가는 시간을 다룬 거구요.
등장인물의 소개하는 시간은
아마 내일 쯤 짧게 올릴 예정이고,
그때그때 나오는 새로운 등장인물은
나올 때마다 등장인물 소개란을 수정하여 차차 늘려나갈 예정입니다.
부족하고 짧은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드리고
좀 더 흥미로운 내용 담아서 몇일 후 다음 화 올리도록 하겠습니단!!!
모두들 ㅇㄹ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