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왕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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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각또각. 조용한 로비에 한 여자 들어왔다. 정갈하게 묶은 머리와 모나미룩을 입고 있는 그 여자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몸매며 얼굴, 빠지는 것 하나 없었기 때문일 거다. 걸을 때마다 흔들리는 머리조차도 멋져보인 그녀는 당당하게 사원증을 찍고 엘리베이터 앞으로 갔다. '띵' 하고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7층을 누른 뒤 문을 닫으려던 때, 다시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그리고는 높은 직급처럼 보이는 한 남자가 들어오더니 7층을 누르려다 말았다. 그 남자는 나를 보더니,

"신입사원이신가 봐요?"
라고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도 고개를 끄덕이더니 혼잣말을 하였다. 귀를 기울여보았지만 너무 작게 말해서 정확히 듣지는 못하였다. 그렇게 7층에 도착하여 우리 둘은 함께 내렸다.
유리로 된 문을 하나 열고 들어가자 칸막이가 쳐져있는 책상과 의자가 몇 개 있었다. 나와 같이 내린 그 남자는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곳을 둘러보는 나를 붙잡았다. 그러고는 나의 자리와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말해주고는 갔다. 눈으로 그 남자를 따라가보니 이 방에서 유일하게 유리로 둘러쌓인 방으로 들어갔다. 아마도 팀장인가 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켰다. 뭘 해야할지 몰라 그냥 앉아있었는데 누군가 나의 어깨를 쳤다.
옆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나의 옆자리 사람이었다. 그 분이 나에게 오늘 처음왔냐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 사람은 약간 흥분한 듯이 나에게 이름을 말해주었다. 이름이 최아린이라고 했다. 나의 이름을 말해주지 않을 수 없어 이름을 알려줬다.
"아, 저는 반하연입니다."
아린은 나의 이름이 예쁘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더니 나보고 회사를 소개 시켜주겠다고 했다. 나의 손을 잡고 일어나더니 아까 그 방으로 갔다.
똑똑. 노크를 하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아린이 그 남자에게 하는 말이, "팀장님 제가 하연씨한테 회사 소개 시켜주고 와도 될까요?" 였다. 나는 당연히 안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남자가 하는 말이, 자기가 소개 시켜줄테니 아린씨는 일하고 있으라는 거였다. 그러자 아린씨의 눈과 입이 엄청 커졌다. 이 사람이 왜 이러지 하는 느낌이었다. 나도 놀라긴 했지만 일을 조금 빼먹는다는 생각에 약간 들떠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로비로 갔다. 처음 들어올 때는 보지 못했던 카페와 작은 편의점이 있었다. 내가 조금 놀란 표정을 짖자 팀장님은 조금 웃었다.
"먹고 싶어요?"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러자 약간 눈웃음 치는데, 조금 잘생겨보였다. 카페로 들어가 음료를 시키고 자리에 앉았다. 통성명을 하자며 나의 이름과 나이를 물어보았다. 25살 반하연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나도 팀장님의 이름과 나이를 물어보았다. 28살 최수빈이라고 했다. 28살? 생각보다 나이가 어렸다. 팀장 직급을 가졌는데 28살이라니, 낙하산이 아닐까 의심했다. 그런데 그게 표정에 다 들어났나보다.
"낙하산은 아니에요. 우연히 만난 대표님이 저를 좋게 봐주셔서 빈 팀장 자리를 얻을 수 있었어요."
아... 나의 마음이 들통난 것 같아 부끄럽고 죄송했다. 그런데 이 망할 반하연. 또 얼굴에 그게 보였나보다.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요. 다들 오해하더라고요."
'나를 배려해서 말해주시는 거겠지만 이 사람 좋은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던 도중 우리의 음료가 나왔다.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고 팀장님은 자몽에이드를 시켰다. 커피만 마실 것 같이 딱딱해보이던 사람이 에이드를 시키니까 약간의 친밀감이 들었다. 아니, 조금 귀여워 보이기도 했다. 책상으로 들고가 서로 어색하게 음료를 마시던 중 밖이 소란스러워졌다.
무슨 일이지 하며 보니 대표님이 오신 모양이었다. 그냥 그렇구나 하고 다시 커피를 마시는데 문뜩 궁금증이 생겼다. 왜 대표님만 오시면 저렇게 소란스러워질까. 나는 궁금증이 이기지 못하고 팀장님께 물어봤다. 그러자 팀장님이 손으로 나의 입을 막으시더니 나중에 올라다면 말해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알겠다고 손을 떼어내던 중 유리 바깥으로 대표님과 눈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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