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 데스테니

01







여주와 윤
01





여주와 나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태생이 금수저인 사람들이였다. 나의 부모님은 조부모님의 사업을 물려받아 대한민국에서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아는 대기업 ‘체스’ 의 회장이였고, 여주의 부모님은 바닥에서 차근히 올라온 타이틀. 그러니까 즉 여주의 회사 ‘태림’은 설립된지 몇십년밖에 되지 않은 나름 새로운 대기업이였다. 설립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어려움이 많았지만 대부분 우리 부모님의 도움으로 해결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여주네 기업을 도와주지 말았어야 했다.


“서회장님, 이번에도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어떻게 보상해야하는지 원..”

“아, 아닙니다. 저는 우리 윤이와 여주가 같이 노는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만족하는걸요.”

“매번 감사합니다.”
“여기 사과랑 여러가지 과일들 좀 싸가세요.”

“괜찮습니다 허허.”

“제가 감사해서 드리는 겁니다. 싸가시래두요.”

“그럼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



.



.





“아 아빠… 오늘도 걔네집안에 3억 빌려주고 꼴랑 이 과일들 몇 개 받아온거야?”

“꼴랑이라니. 주신건데 잘 먹어야지.”

“아무리 그래도.. 하.. 됐다.”





매번 이런 식이였다. 우리 부모님은 몇 억을 빌려준 대가로 음식거리들을 조금 얻어오셨다. 마침 영화 표가 두 장 생겼는데 주말에 여주와 같이 보며 얘기를 해봐야겠다.

 


.



.



.




“여보세요? 여주?”

“어 나야. 윤, 무슨 일이야?”

“아니 다름이 아니라 우리 이번 주말에 같이 영화보러 갈래? 표가 두 장 생겼어.”

“영화? 그래!”



.



.



.





“여주야 여기야!”

“윤! 오랜만이다. 거의 한 달 정도 지났지 아마?”

“그러게. 우리 일단 영화부터 보자.”

“그래.”



영화의 후반부로 접어들었을 때쯤, 내 폰에서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엄마였다.


“여주야. 너 오늘 집으로 들어오면 안될 것 같아.”

“왜? 무슨일인데?”

“자세한건 나중에 말해줄테니까 그냥 외할머니집 잠깐만 가 있어.”

“여보세요…? 엄마? 여보세요??”

“…”


허무하게 전화가 끊겼다. 불안한 마음에 나는 영화가 끝나기 전에 여주에게 양해를 구하고 급히 자리를 떴다.



.


.


.



집 마당에 도착했다. 마당에 있던 반짝이는 랜턴들과 예쁜 조형물들이 사라지고 없었다. 가슴이 저 바닥으로 내려앉는 순간이였다. 난 조심히 도어락을 눌러 현관물을 열었다. 집 안에 있던 블랙 톤의 가구들엔 빨간색 딱지가 붙어있었다. 난 살금살금 집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거실쪽에서 아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선명해지는 아빠의 다급한 목소리. 거실에 도착하니 아빠의 옆에 웅크려 울음을 참고있는 엄마의 모습도 보였다. 엄마는 내가 온 것을 확인하시고 일어나서 식탁에 내동댕이친 듯이 널부러져있던 모닝빵 한 조각을 건넸다. 



“엄마가 할머니집 가있으랬잖아. 왜 이 곳으로 온거니.”

“…”

“너가 생각하는 그대로야. 우리 여주네한테 뒷통수를 맞았어.”

“…”

“태림이… 우리 회사에 스파이를 심어놓은 모양이야. 며칠 전 출시한 가구 특허를 태림이 우리도 모르게 먼저 냈나봐.  그래서 우린 그 특허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한 신세가 된거지. 지금 기사에 우리 기업과 태림 얘기 뿐이야.”


그 말을 하는 엄마의 눈은 벌개져 있었다. 나는 고개를 푹 숙인채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여주네를 생각하고 있었다. 여주네 기업과 우리 기업은 꽤 긴밀한 사이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러니까… 왜 그랬어… 왜!!! 내가 빌려주지 말랬지!!!! 태림은 자기 스스로 부도가 나야했어…”

“여주야 진정하고 일단 얘기를…”

“얘기? 이 상황에서 대화로 풀 수 있을 것 같아?”


“여주야 진정해.”

“아빠도 똑같아!!! 맨날 어떻게 돈을 빌려줄 수가 있어?”

“…그래. 미안하다.”



.


.


.




이 일이 내가 중학교 3학년 때 겪은 일이다. 지금은 예비 고1. 그 일이 일어나고 1년 조금 안되는 시간이 흘렀다. 그 해는 정말 최악이였다. 우리 세 식구는 20평짜리 방 한 칸이 딸린 집으로 이사했고 그 집에서 5달 정도를 생활했다. 다행히 5달동안 기업을 열심히 관리해 부도는 간신히 피했다. 그 후 원래 집으로 다시 이사한 우리는 위태위태한 생활을 보냈다. 소비자들에게 불매 운동을 당했을 땐 정말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은 기분이였다. 길거리만 나가도 NO 체스 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는데, 정신병에 걸려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이미 나락이 갈 대로 가버린 우리 기업의 이미지를 회복 할 방법따윈 없었다.  우리 기업의 수입은 2배 가까이 줄었고, 나는 학교에서 ‘체스 기업의 딸’ 이라는 타이틀로 살았다. 그러나 수입이 2배 가까이 줄어도 대기업은 대기업인지라 하고싶은 걸 해도 돈이 조금 남아돌긴 했다. 여주네 기업과는 그 일 후로 연을 끊었다. 하지만 난 가끔 여주에게 연락하곤 한다.


“제발 좀 받아라…”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

“아 씨발.”



당연하게도 여주는 내 연락을 한 번도 받지 않았다. 그 새 전화번호도 바꾸었는지 이제는 연락 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됐다 이제. 입학 2주 남았는데… 쓸 때 없는 짓 하지 말자.” 




난 폰을 침대로 던진 뒤 예습을 시작했다.












—설명—



1.도여주와 서 윤은 태어났을 때 부터 친구였다.

2.그 일이 있었을 당시에 태림은 모든 기자 인맥을 총 동원해 태림의 만행이 세상에 흘러 나가는 것을 막았다.

3.모든 멤버가 다 나온다.

4.체스는 무채색 톤을 중심으로 하는 가구를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하는 가구 전문 대기업이다. 

5.태림은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하는 대기업이다. (간간히 가구를 선보이기도 한다.)




안녕하십미까.
곡이 입미다. 심심해서 쓰는 글이라 퀄 안좋아요! 제 취향 잔뜩 넣었어용 스포를 조금 해보자면 윤이 악역인데 이렇게 주인공이 악역인 글들은 끝에 가면 항상 다 사랑받더라구요? 그게 정말 마음에 안들었어요. 그래서 쓰는 글이에요. 원하시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