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쉬는 시간이 되자, 예상했던 대로
태형은 수많은 애들로 둘러싸였다.
여주는 다시 책상에 엎드려 자는 척했다.
"와..너 진짜 그 VM그룹 김태형이야?"
"헐..여자인 나보다 피부가 좋아.."
"어 뭐야..냄새 완전 좋다! 너 향수 뭐 써?"

"아..이거 바디로션ㅎㅎ"
'쟤는 뭐 저런 걸 대답해주고 있냐..
나였으면 귀찮아 했을텐데..'
여주는 자신과 달리 행동하는 태형이 신기했다.
"음..근데 나 어제 입국해서 살짝 피곤해..
잠깐만 쉬어도 될까?"
태형의 말 한 마디에 많던 아이들이 쩔쩔매며
순식간에 자리로 돌아갔다.
'뭐야..저렇게 쉽게 간다고? 얘가 뭔데..'
여주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태형은 책상에 엎드리더니
갑자기 여주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미안..많이 시끄러웠지?"
여주는 괜찮아, 하고 짧게 대답한 뒤 다시 고개를 돌리려 했다.
태형이 잠깐만, 이라고 하지만 않았더라면.
"너..계속 이 동네에서 살았었어?"
태형의 뜬금없는 질문에 여주는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다가 뭔가 결심한 듯 말했다.
"근데, 너 나 알아?
나랑 오랫동안 만났던 것처럼 얘기한다?"
태형은 잠시 당황하더니 물었다.
"너, 기억 안 나?"
여주는 뭔가 기억이 날 듯 말 듯했다.
"음..미안..모르겠어.."
태형은 한숨을 내쉬더니 말을 이어나갔다.
"미안해할 필요 없어..네 잘못이 아니니까.."
그러고는 다시 물었다.
"아, 그럼 너 혹시 전정국은 알아?"
"알지. 나한테 잘해주는 애. 너도 걔 알아..?"
그 때 수업종이 쳤고, 태형은 미처 대답을 해 주지 못했다.
수업시간 내내 여주는 불편한 분위기를
견딜 수가 없었다.
태형이 의자 끝에 걸터앉아 여주 오른쪽에 걸려 있는 시계만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태형은 바로 자리에서 튀어나갔다.
여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자기 물어볼 것만 물어보고 가네..어이없어..'
•
•
•
•
•
•
•
•
•
•
•
•
황급히 뒷문을 닫은 태형은 낮게 읊조렸다.
"아..ㅆ발.."
태형이 뛰어간 곳은 1학년 교실이 있는 층이었다.
9반 앞에서 멈춰선 태형은 문을 열더니 외쳤다.
"전정국 지금 여기 있어?"
그러자 한 아이가 문 쪽으로 걸어왔다.

"엇.형, 오셨네요?"
밝게 웃으며 인사하던 정국은 태형의 표정을 보더니 고개를 숙였다.
"김여주네. 엄마가. 또 무슨 일을 꾸민거지?"
정국은 한숨을 크게 내쉬더니 말했다.
"의심은 가는데, 증거가 없어서..
형이 올 때까지 기다렸죠, 뭐."

"그럼, 언제부터 시작할 건데?"

"일처리는 빠를수록 좋죠. 오늘 밤부터 어때요?"
"콜."
다시 반으로 돌아온 태형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그대로 책상 위에 엎드려 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