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isode | 시발점




이제 곡의 분위기만 조절하면··· 됐다.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밝고 경쾌하던 사랑노래를 아련한 발라드로 만들었다. 이 노래를 다 완성해가던 그 시점은 한창 따뜻하게 사랑하던 중이었었으니 자신들의 열정이 담긴 사랑을 노래로 저장하기 위해서 윤기에게 작곡을 부탁했었다.
그래, 솔직히 인정한다. 요즘 연락도 없고 자꾸 혼자 방에만 틀어박혀 노래만을 만들어오곤 했었으니. 하지만 그것이 윤기의 인생사는 재미중 하나였기에 연애한답시고 인생의 낙을 포기할 수 없었다. 윤기와 여주는 3살때부터 친한 친구. 그러니 지금 22살이니 총 19년의 우정을 사랑으로 바꾸었고, 그 사랑에서 이별로 바꾸었다.
19년을 지낼 만큼 사이좋던 이들에게도 봄날은 오고, 봄날은 간다. 계절도 1년 내내 한곳에만 있는것이 아니지않나. 그러니 당연히 사랑도 한곳에만 있진 않지. 그냥 쉽게 말해 스쳐가는 우연이었다 생각하자.
그게 쉽냐. 쉬우면 좋겠다. 널 잊을 수 있게.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겠다 왠지 곡 작곡하는것도 오늘 하루만은 쉬고싶어 침대에 풀썩 누웠다. 그러자 눈에 들어오는 탁자.
윤기의 탁자 위 사진. 이 사진은 4년전에 에버렌드 갔을때 찍었던거구나. 이땐 니가 질투도 없고, 나도 너만을 바라봤었는데. 좋았었지.
여주의 폰 속 사진. 이 사진은 9년 전. 우리 우정이 10년이느 됐다고 좋다고 찍은 사진이지. 이땐 너랑 나, 그리고 전정국, 김태형 한효진까지 우리 셋 다섯의 우정이 돈독했을때구나. 그립다. 이 다섯멤버.

넌 알까. 내가 널 먼저 널 좋아하고, 외사랑도 했었고 티도 많이 냈던걸. 하지만 윤기 넌 날 그냥 여사친으로밖에 생각하지 않았지. 그래서 내가 더욱 오기가 생겼던 것 같아. 여사친에서 사만 빼면 여친이 되듯 너의 여친이 되는게 쉬울 거라 생각했어. 하지만 아니더라. 널 나만 보게하기 위해선 정말 많은 노력과 열정과 시간과 끈기 등등 많은 조건이 필요했어. 결국은 넌 나만 바라보는 니가 되었지.

-"내가 병신이지. 내가 좀 더 배려할걸."

-"여기도... 여주랑 왔던 곳이네. 분명 여주는 나보다 좋은놈 만날거야 그니까 잊어버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