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홈타운
정체불명의 그것들

쿠션베개
2025.10.20조회수 9
혼비백산하여 비명 지르고 도망가는 사람들을
한명씩 죽이기 시작했다.
나는 큰 충격에 벙쪄있다가 연준 형이 다급히
날 잡아끌어준 덕분에 제정신을 되찾았다.
"뭐해 이 새끼야?! 빨리 뛰어!!"
서둘러 아파트 1층에서 빠져나온 사람들과 같이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다. 그전까진 있는지도
몰랐던 지하 대피소로.
오래되어 뻑뻑한 문을 간신히 열어 그 안으로
들어갔다. 대략 20명 쯤 되보이는 사람들이
벅찬 숨을 고른다.
"아씨 저것들 대체 뭐야?? 무슨 괴물인가?"
"하늘에서 뚝 떨어졌으니까, 외계인 아닐까요."
"진짜 무서워 죽겠어요... 무슨 이런일이.."
아파트 주민들이 저마다 생각을 펼치고 말을
얹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어떤 것도 장담할수
없지만 한가지는 확실했다.
우리는 아주 위험한 사태에 직면했다는 것.
"형, 저게 다 뭘까?"
"나도 몰라 시발. 알면 이러고 있겠냐."
"..진짜 외계인이나 그런거면 어떡하죠."
평소 이성적인 편이던 태현까지 패닉에
물들어 두려움에 떨었다. 하긴 그럴만도 하다.
왜 저런 정체모를 것들이 쳐들어왔는지,
어디서 온건지.
이건 인간의 상식으로는 추론조차 못하지 않은가.
"흑흑.."
"..."
대피소 안은 곧 절망과 통곡이 흘러넘쳤다.
정신이 나갈 듯한 이 숨막히는 분위기가
전염처럼 퍼져나간다. 나도 미치도록 무섭지만
이 분위기가 오래 지속될수록 생존은 더
힘들어진다. 조금이라도 공포가 환기될만한 얘기를
해야하는데.
"여러분. 물론 이 상황이 혼란스럽고
두려운거 압니다. 그래도 일단 살고는 싶잖아요.
그래서 도망친거 아닌가요?"
나는 용기내어 말을 쥐어짜냈다. 사람들은
우물쭈물하며 살짝 동의하는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밖엔 저 무서운 것들이 돌아다니고
여기 완전히 갇힌거잖아."
"차라리 다행이죠. 여기 있다면
아파트 내부보단 안전할테니까."
"......"
"이 벙커안에도 방이 있으니 일단 각자
들어갈까요. 다들 피곤도 하실텐데."
별다른 수 없이 사람들은 알아서 방을 정하고
들어갔다. 일단 내 설득이 잘 먹힌것 같네.
"범규 너 생각보다 언변이 좋다?"
"좋긴 시발. 쫄려서 죽는줄 알았구만."
"우리도 들어가자. 네 말대로 우린 피곤하니까."
마음을 겨우 추스른 태현도 천천히 걸어갔다.
아까보다는 상태가 나아져서 다행이군.
그나저나.. 저것들의 정체가 도대체 뭘까?
태현 생각대로 정말 외계인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한참 고민하는 바람에
잠은 한숨도 못잤다.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