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방심은 금물
w.언향
"JK, 언제 들어가야 돼?"

-10분정도 뒤에 회의 시작해요. 그때 들어가면 될 거 같아요. 저는 회의 안들어가니까 회의실에 간부들 다 들어가면 그때 신호줄 께요.
"그래, 알았어."
내 대답을 마지막으로 정국이와의 전화를 끊고 박지민에게 폰을 돌려줬다. 마지막으로 마스크를 쓰고 인이어를 끼고 머리를 높게 질끈 묶었다. 그리고는 다시 한 번 파트분담을 일러줬다.
"RM은 차 안에서 CCTV해킹해서 상황 좀 계속 알려주고 J-HOPE은 애들 몇이랑 지하 1,2층 맡고 SUGA는 1,2층을 맡아줘. J는 3,4층, 나는 5,6층을 맡을께. JIN은 4층에서 부상당한 애들좀 맡아주고 V가 앞건물에서 JIN에게 다가오는 적은 없는지 확인하고 주변애들 좀 처리해줘. 심한 부상이 있는 애들은 4층으로 한명이 부축해서 보내주고 많이 안다친애들은 빠르게 치료받고 다시 투입된다. 그리고 나는 바로 보스에게 간다. RM은 내가 없는 5,6층 조금만 신경써서 봐줘."
내 말이 끝나자 마자 정국에게 문자가 왔고 우리는 곧바로 빅히트조직의 회사로 들어갔다. 빠르게 문지기들부터 제압했고 각자 맡은 층으로 가 급하게 달려오는 적들을 해치웠다. 여기저기서 총성과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딱히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나는 뒷주머니에 권총 한자루만 꽂아놓고는 맨몸으로 싸웠다. 가장 꼭대기층인 7층에 있는 보스에게 가기 급했던 나는 빠르게 적들을 때려눕혔다. 그때 나의 오른손목을 강한압력으로 쥐는 상대방에 바로 다리를 올려 상대를 차서 눕힌 다음 발로 가슴을 밟아올리고는 그대로 기절시켰다.
"너 같은거 상대해 줄 시간 없다, 꼬마야."

-빅히트보스 지금 회장실로 들어갔어.
인이어에서 들린 빅히트의 보스가 회장실로 들어갔다는 남준오빠의 목소리에 아까 잡혔던 손목이 조금 아렸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몇 명만 데리고 7층으로 달려갔다. 회장실의 문고리를 발로 차 문을 열어젖히니 역시나 의자에 앉아 손톱을 물어뜯으며 불안해하는 보스가 보였다. 왜 상대보스들은 다 저렇게 손톱을 물어뜯는 거지. 찌질하게.
회장실로 들어온 내 뒤로 상대조직원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왔다. 어째 지난번보다 애들 수가 늘은 거 같은데. 갑자기 들어온 상대에 당황하였는지 우리애들 몇 명이 쓰러져 나갔다. 나는 욕짓거리를 내뱉으며 나에게 달려오는 조직원들을 한명씩 해치웠다. 칼을 들이밀며 달려오는 녀석에 발로 칼을 차버리고 그대로 돌아서 머리까지도 반대쪽 발로 차 기절시켰다. 그러자 바닥에 떨어진 칼을 주워들고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달려오는 다른놈에 칼을 피하려다 다 피하지 못하고 오른쪽 어깨를 살짝 스쳤다. 하지만 이 정도 상처쯤은 많이 겪어봐서 그런지 내성이 생겨 아무렇지 않게 왼손으로 상대방의 손목을 잡고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그 순간 문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리더니 윤기오빠가 조직원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왔다.
"1,2층은?"

"다 처리했어."
윤기오빠까지 와서 어느정도 정리가 되고 얼마 남지 않은 상대조직원들에 나는 뒷주머니에 꽂아뒀던 권총을 들고 빅히트의 보스를 겨냥했다. 그리고 쏘려는 순간 아까 붙잡혔던 손목이 욱신거려서 손에 힘도 들어가지 않고 어깨에서는 피가 울컥울컥 쏟아져 나오고 부들부들 떨려왔다. 그런 나를 본건지 상대 조직원 중 한명이 내 손목을 쳐서 총을 떨어뜨리고 나를 공격했다. 내가 그 조직원을 때려눕히고 정신을 차려보니 눈앞에 있는건 의자에서 일어나 나를 겨냥하고 있는 빅히트의 보스였다. 곧바로 총성이 울렸고 그때 누군가가 내 앞을 가로막았다.
"설탕!"
내 앞을 가로막고 나를 감쌌던 윤기오빠가 밑으로 쓰러지고 나는 쓰러진 윤기오빠 옆에 있는 내가 떨어뜨렸던 권총을 주워 왼손으로 빅히트의 보스를 겨냥했고 오른손잡이였던 나는 심장을 살짝 비켜 복부를 맞췄다. 그리고 때마침 다 해치운 상대 조직원들에 빠르게 윤기오빠를 부축하고 4층으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응급처치를 하고 곧바로 본부로 돌아와 본부에 있는 수술실에서 윤기오빠의 수술을 시작했다.
**
"윤기오빠 어때?"

"살짝 옆구리로 피해 맞아서 큰 문제는 없어서 일반병실로 옮겼는데 그래도 지켜는 봐야 할 것 같아. 상처부위 관리도 잘해줘야 하고. 근데 윤기가 그런 걸 제대로 할지 모르겠다."
석진오빠의 말이 끝나고 옆에 있던 의자에 주저앉았다. 몇 분 간 멍을 때리다 옆에 있던 오빠들과 지민이, 태형이, 그리고 방금 막 도착한 정국이와 함께 윤기오빠의 병실로 갔다. 윤기오빠의 병실에서 나는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초점없는 눈으로 윤기오빠를 바라보다 결국 눈에 맺힌 눈물을 흘려보내고 말았다.
"이건 다 나 때문이야! 내가 방심하지 않았더라면... 박지민의 말을 조금만 더 주의 깊게 들었더라면... 이렇게 되는 일도 없었을 텐데..."
침대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흘리는 내 옆에 박지민이 다가와 어깨를 토닥여주는 손길에 더욱 더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그렇게 몇 분을 보내고 다시 고개를 들어 젖은 목소리로 물었다.
"빅히트 보스는... 어떻게 됐어?"

"...심장을 피해 맞아서 안죽었어."
그 말을 들으니 욕할 힘도 나지 않아서 그냥 아무생각없이 앉아만 있었다. 그리고 주먹을 꽉 쥐니 오른쪽 어깨에서는 피가 울컥 쏟아져 나오고 손목은 빨개지다 못해 팅팅 부어올랐다. 그걸 본 석진오빠는 한걸음에 나에게 달려와 말했다.

"김여주! 너도 빨리 치료받자. 너 이러다 과다출혈로 쓰러지고 손목은 평생 못쓰게 될지도 몰라."
석진오빠의 말에도 아무 감흥이 없었다. 오히려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조금이라도 윤기오빠에게 덜 미안하지 않을까, 해서. 몸이 아프면 마음의 상처가 조금이라도 더 무뎌지지 않을까, 해서. 내가 가만히 잠자코 앉아있자 석진오빠가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너 지금 차라리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윤기가 너 그러는거 보면 뭐라 생각할까. 내 생각에는 너처럼 생각할 거 같은데. 자기 때문에. 자기 때문에 여주가 팔을 못쓰게 되었다고, 자책할 것 같은데. 치료받자. 치료받고 빨리 나아서 다시 죽이러 가야지."
석진오빠의 마지막 말에 다시 정신이 든 나는 일어나서 석진오빠를 따라 의무실로 갔다.
"너 조금만 더 무리했으면 인대 찢어질 뻔 했어. 이 지경이 될 때 까지 버티기도 쉽지 않은데, 너도 참 대단하다."
석진오빠가 치료를 해줄때도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오로직 이 생각 하나밖에 들지 않았다.
꼭 죽여버리겠다고, 그 새끼.
